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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침대, 무엇이 문제인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07월11일 16시55분
  • 최종수정 2018년07월11일 16시56분

작성자

  • 하지원
  • (사)에코맘코리아 대표·지구환경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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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와선 안 되는 곳에서 나온 것이 문제

 

갑자기 아이 기숙사의 침대를 교체한다고 한다. 이유가 뭐냐 물으니 현재 라돈이 방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라돈침대가 생산된 공장에서 같은 시기에 생산된 침대이므로 교체를 한다는 내용이었다. 찜찜하다. 라돈이 방출되지 않는데 왜 교체까지 하는지. 뭔가 자꾸 의심이 생긴다. 뉴스에서 나오는 그 라돈이 도대체 뭐냐며 엄마들 사이에서는 더 시끄럽다. 

 

 도대체 “라돈”이란 녀석은 도대체 누구인가? 라돈(radon, Rn)은 방사선을 내는 원자번호 86번의 원소이다. 색, 냄새, 맛이 없는 기체로 공기보다 약 8배 무겁다. 라돈은 균열된 암반 사이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된다. 따라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일부 건물의 실내나 지하실에서는 외부 대기에서보다 월등히 높은 농도로 라돈이 축적될 수 있다. 일부 온천수, 광천수, 지하수 등에서도 평균 이상의 라듐과 라돈이 발견되며 라듐 온천이라 불리기도 한다.

 

사람에 노출되는 방사선은 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이 있다. 자연방사선은 지각방사선과 우주방사선에서 방출되는 방사선으로 전체 노출량의 85% 정도를 차지한다. 인공방사선은 핵폭탄 및 핵실험, 핵발전소나 핵시설 사고 등에 의해서 발생하는 방사선과 의료방사선(CT, X-RAY,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진단 및 치료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선)이 해당된다. 

 

자연방사선으로, 지각에서 생성된 라돈은 암석이나 토양의 틈새에 존재하다가 확산 또는 압력차에 의해 지표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 일반적으로 환기가 잘 되지 않는 주택 및 건물 내에서 라돈의 축적으로 인해 라돈의 농도가 대개 수십 배, 많게는 수백 배 이상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특히, 환기상태가 저조한 지하 공간에서 라돈의 농도는 더욱 높다. 

 

우리가 이번에 놀란 것은 자연에서 방출된 것이 아닌 침대에서 라돈이 나왔다는데 있다. 비온 뒤 땅에서 만나는 지렁이는 자연스러우나 지렁이나 바퀴벌레가 밥이나 과자에서 나오면 안 되듯이, 나와서는 안 되는 곳에서 라돈이 나온 것이 큰 충격과 두려움이었다. 침대에 음이온을 발생하게 위해 사용한 광물질에서 문제의 라돈이 방출된 것이다.

 

우리는 대부분 실내에서 활동한다. 주간에는 직장에서, 야간에는 가정이라는 실내공간에서 생활하며, 그 공간을 벗어나더라도 실외보다는 카페나 다른 사무실 등의 또 다른 실내에 대부분 머무른다. 따라서 라돈의 위험은 실내에 들어와 있는 라돈의 농도에 비례한다. 그래서 라돈에 대한 일상 관리가 중요하게 부상되는 것이다. 라돈에 의한 폐암 발생확률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얼마나 많은 라돈을 호흡했느냐에 관계되므로 우리의 주거환경에서 라돈의 농도를 낮추는 노력이 중요한 것이다. 

 

그렇기에 실내에 라돈이 발생되는 침대가 있었다는 것은 매우 놀라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흡연 다음으로 심각한 폐암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폐암환자 3~14%가 라돈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한해 폐암 사망자 10%, 약 2만 명 정도가 플로늄, 납, 비스무스 같은 라돈 자손핵종의 누적 피폭 때문으로 인 것으로 발표했다. 이렇듯 라돈에 대한 우려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또한 과대한 고민이라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삼희의 환경칼럼에 의하면,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라돈 매트리스를 쓸 경우 쬐는 방사선 선량(線量)이 최대 13.7mSv라고 밝혔고, 이는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가 권장한 일반인 선량 한도(연 1mSv)의 대략 14배 수치라 한다. ICRP가 권장한 "1mSv는 관리 목적의 기준치이므로 안전한가, 아닌가의 경계선으로 봐선 안 된다"고 한다. 한국인은 지각·우주 등에서 연간 3mSv의 자연 방사선을 받고 있으며, 자연 방사선량이 10mSv, 20mSv에 달하는 브라질 인도 이란 중국 등 지역 주민들의 역학조사에서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진침대 매트리스를 통해 13.7mSv를 쐬려면, 하루 10시간씩 365일간 엎드린 자세로 매트리스 2㎝ 높이에 코를 두고 자는 경우를 상정한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라돈류(類) 가스는 반감기가 짧아(라돈은 3.8일, 토론은 1분) 매트리스 배출 후 10㎝, 50㎝ 높이까지 올라오는 동안 상당 부분 사라진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번에 분노가 폭발한 것은 “나와선 안 되는 곳에서 방사능이 나온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조선일보, 18. 5. 26). 

 

 환기를 주기적으로 잘 해주는 것이 위험회피의 현실적 처방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라돈 위협은 생활 편리만을 위해 광범위하고 무분별하게 땅을 개발하고 채취해 공간을 만들고, 지하에까지 생활공간을 확대한 탓이 크다. 결국 침묵의 살인자 라돈은 인간이 개발한 것에 대한 부작용의 신호일 수 있다. 거기에 인위적이고 새로운 상품에 현혹되는 인간의 소비심리가 더해져서 일상제품과 건축자재 등에서 라돈이 발견된다. 

 

아무튼 우리는 방사능 물질이 무섭다. 피하고 싶다.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 그 답을 간단히 주고자 한다. 내가 머물고 있는 실내에서, 자연에 의한 것이든 공산품에 의한 것이든 방사성 물질 등이 노출될 수 있다. 참고로 라돈의 반감기(방사능의양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걸리는 시간)는 약 4일 걸린다. 그러나 환기를 잘해주면 더 빨리 사라질 수 있다. 일단 중요한 것은 내가 머무르는 실내의 “환기”를 잘 하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첫째로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고, 건축물에 라돈가스 유입가능성이 있는 틈새를 메우고, 지하수는 끓이거나 잠시 두었다가 사용하는 것이 좋다. 둘째로 권하고 싶은 것은 음이온관련 제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음이온 건강 제품에 주로 모자나이트(다른 일반광물에 비해 약2천배 이상의 높은 방사능농도)나 토르마린 등의 천연방사성 핵종인 광물이 사용되고 있다. 조사에 의하면 천연방사성 핵종을 함유한 제품은 음이온이 발생한다는 옷장, 침대, 책상 등의 생활 및 사무용품, 지압매트, 온열매트, 건강팔찌, 속옷 등의 건강제품, 그리고 시멘트벽돌, 석고보드, 바닥재 등의 건축자재이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는 “음이온제품은 방사성물질이 함유되어 있어 감마선이 방출되며, 수년 착용시에는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음이온 제품의 사용을 피하고, 환기를 주기적으로 해주는 것이 라돈의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현실적인 처방이다.  <ifs POST>

 

표 1. 음이온제품의 방사능 농도와 음이온 측정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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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017년 생활주변방사선 안전관리 실태조사 결과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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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8년07월11일 16시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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