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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포퓰리즘 정권은 과연 유럽에 ‘위기’를 몰고올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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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6월12일 17시30분
  • 최종수정 2018년06월12일 17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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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 ‘유로화 동맹 탈퇴’ 우려 재연, Soros ‘금융 위기 재발’ 경고” FT, NYT, Nikkei

 

지난 3월 이탈리아에서 실시된 총선거 결과, 포퓰리즘 정치 세력이 정권을 장악한 이후 시작된 伊 국내 정치 혼란이 가까스로 새 내각을 구성함으로써 일단 잠복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여차하면 伊 정치 위기 여파가 유럽 지역은 물론, 글로벌 금융시장으로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는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이제 겨우 재정 위기의 고점을 벗어나고 있는 듯해 보이는 그리스(Greece) 사태의 재발 악몽을 떠올리며 또 다시 소위 ‘南 유럽 위기’ 를 몰고오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점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연히,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관련 자산들의 가격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The New York Times는 이탈리아에서 포퓰리즘 정치 세력이 의회 의석의 과반을 획득하며 집권 세력으로 급부상한 것은 기성 정치 세력들에게, 우파 · 좌파를 불문하고, 커다란 과제를 안겨주었다고 경고한다. 동시에, 작년에 기득권 도전 세력들을 성공적으로 진압했다고 여겨온 EU에도 큰 충격을 준 것이라고 분석한다. 

 

英 Financial Times는, 이탈리아 정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伊 중앙은행 비스코(Ignazio Visco) 총재가, 금융 시장에서 신뢰가 추락할 것을 우려하는 발언을 하자, 글로벌 시장에서 이탈리아에 대한 신뢰감이 급속히 냉각되고, 유럽 및 미국 은행들의 주가를 끌어내렸다고 전한다. 총선 이후 3 개월 여를 끌어오던 정국 혼미 상황의 여파가 드디어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상륙하고 있다고 표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설적 투자의 귀재라는 글로벌 명성을 얻고 있는 소로스(George Soros)씨는, 최근, 유럽 지역에 확산되고 있는 이른바 ‘포퓰리즘’ 세력이 준동하는 정치 · 사회 혼란을 배경으로 새로운 글로벌 금융 위기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아래에 이와 관련한 현 유럽 사회 및 글로벌 금융시장 동향을 살펴본다. 

 

■ “伊 정치 혼란 우려 확산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충격에 빠져” 

지난 달 29일 美 다우 평균 지수(DJIA)는 대폭 하락했다. 3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하락의 배경은 이탈리아 및 스페인에서 벌어지고 있던 정치 혼란에 대한 경계감이 글로벌 중시 전반으로 확산된 것이다. 즉, 이탈리아 및 스페인 국채 금리가 급등하고, 신용 리스크도 높아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의 가격 변동률도 상승하여 금융기관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계감이 확산되고, 투자 심리를 측정하는 변동성 지수(VIX)가 일시 ‘18’ 대 후반으로 이전 주말 대비 약 40% 상승했다 (Nikkei). 반대로,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알려지는 美 국채 수요가 급증, 장기금리 지표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75%까지 상승, 기록적으로 낮은 가격 수준을 보였다. 아시아 주요 시장도 속락, 투자자 불안 심리를 반영하는 Nikkei 평균 변동성 지수(VI)는 전일 대비 19% 급상승했다. 

 

이렇게 글로벌 시장이 요동치는 배경은 이탈리아 마타렐라(Sergio Mattarella) 대통령이 지명한 IMF 고위 관리 출신인 코타렐리(Carlo Cotarelli) 임시 총리가 포퓰리즘 정당이 추천을 받아 추천한 차기 경제장관 후보를 거부하자, 재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우려가 높아진 때문이다. 한편, 스페인에도 부패 스캔들에 휩싸인 라호이(Mariano Rajoy Brey) 총리가 급진 좌파 세력으로부터 퇴진 요구를 받아 사퇴했다. 이러한 南 유럽 각국의 정치 · 사회 위기 재현을 우려하는 불안감이 시장을 엄습하자, 투자자들 간에는 드디어 리스크 회피 현상이 확산되기도 한 것이다. 

 

■ “伊 혼란의 뿌리는 ‘포퓰리즘(Populism)’이 횡행하는 사회 풍조” 

최근, 이탈리아 두 포퓰리즘 정당이 일단 연립 정권 수립에는 성공했으나, 향후 정권 운영 과정에서 과연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는 불확실한 상황은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금 벌어지는 유럽 내 정치 위기의 근원은 그 동안 유럽 전역에 번져 온 ‘포퓰리즘(Populism; 대중영합주의)’의 확산이다. 

 

이런 가운데, 이탈리아는 지난 3월 실시한 의회 선거에서 포퓰리즘 신흥 ’Five Star’가 원내 제 1 당이 되었고, 이 정당이 선거 기간 중에 줄곧 대립을 보였던 극우 ‘동맹(League)’과 연립 정권을 수립하려고 노력해 왔으나, 쉽게 결말을 보지 못해 왔다. 두 당의 연립 정권 수립에 가장 큰 걸림돌은 경제장관 임명 건이었다.

 

이들 포퓰리즘 연합은 유로화(€) 통화 동맹 탈퇴 계획을 입안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강력한 ‘反 EU’ 성향의 사보나(Paolo Savona) 전 산업장관을 경제장관 자리에 앉히려고 시도했으나, 마테렐라(Mattarella) 대통령이 이를 거부하자 콘티(Conte) 총리 지명자가 내각 구성안을 백지화하는 등, 정국의 혼미는 극도에 달했다. 

 

마테렐라(Mattarella) 대통령은 IMF 관료 출신 금융 전문가를 총리에 앉히려고 시도했으나, 포퓰리즘 연합이 의회에서 승인하지 않을 방침을 보여 결국 조기 재선거로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상황이었다. 시장에서는 재선거가 실시되면 反 EU 포퓰리즘 정파들이 더욱 세력을 넓힐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이탈리아는 EU에서 탈퇴할 수밖에 없게 되고, 자칫하면 EU 존립 자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유로화(€) 가치도 동반 하락하게 되는 것이다. 

 

근본적 문제로, 현 EU 체제 상, 재정 운용 권한은 개별 회원국 정부에 남아 있으나, 통화정책은 공동 운영하는 유럽중앙은행(ECB)에 맡겨져 있다. 따라서, 각국 지도자들은 유럽 경제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 구조개혁 및 재정긴축 등 고통을 수반하는 수단보다는 이자율을 낮추는 ECB의 방만한 통화정책에 쉽게 의존하는 구조로 변모해 오고 있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오고 있다.

 

■ “EU(유럽연합) 각 회원국 지도자들 간의 갈등도 심화” 

英 Financial Times는 최근의 이탈리아 정국 불안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유럽 각국의 지도자들 간에 혼란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EU 대표 외팅거(Günter Oettinger)씨는, 이탈리아 국채 수익률이 수 년 간 최고 수준으로 치솟는 위험한 상황을 배경으로, 한 해에 두 번 선거를 치를지도 모르는 이탈리아 유권자들에게 친(親) 유럽적인 ‘건전 규범’을 적용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독일 TV 방송에서 “관심을 가지고 기대하고 있는 것은, 앞으로 몇 주일 동안에 이탈리아 시장 상황 전개가 광범해질 것이고, 이는 유권자들에게 결국 좌 · 우를 막론하고 포퓰리즘 후보들에 투표할 것인가에 대한 신호가 될 것” 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프랑스 마크롱(Emmanuel Macron) 대통령도 마타렐라(Mattarella) 伊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용기가 있고 책임감 있는 정신에 환영을 표명했다.  

 

한편, 투스크(Donald Tusk) EU 의장은 독일 외팅거(Oettinger) 대표의 발언에 대해, 이는 겸손을 가장한 무례함이라며, 많은 이탈리아인들이 EU에 대해 반발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그는 “우리(EU)는 그들에게 서비스하려고 있는 것이지 그들에게 훈시를 하려고 있는 것이 아니다” 고 지적한다. 

 

英 Financial Times는 지금 벌어지고 EU, 프랑스 및 독일 지도자들 간의 논쟁 격화에 대해 “현재 유럽에는 이탈리아에서 장래에 포퓰리즘 정권이 붕괴한 다음에 어떤 상황이 벌어질 것인지, 나아가서, 유럽연합(EU) 전체에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실상을 반영하는 것” 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AXA Finance Group 주임 이코노미스트 분(Laurence Boone)씨는 “문제는, 과연 이번 위기가 장래의 방향성과 관련하여 유로권 내에 내재해 온 깊은 분열이 드러날 것인지 여부이다” 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는 그리스의 경우는 감당할 수가 있을지 모르나, 이탈리아의 경우는 감당할 수가 없을 것” 이라고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이러한 리스크는 다음 달 개최될 것으로 예정된 EU 정상회담으로 번지고 있다. 

 

■ Soros “유럽에는 악화될 수 있는 모든 것이 악화되는 중” 

美 CNN 방송은 최근, 전설적인 투자의 귀재로 글로벌 명성을 얻고 있는 소로스(George Soros)씨가 말하는 ‘또 다른 중대한 금융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요지의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우울한 전망을 전하고 있다. 글로벌 정치가 또 다시 금융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자 EU 개혁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보인다. 

 

소로스(Soros)씨는 최근, EC (유럽위원회)에서 행한 강연에서 反 EU 정서의 확산, 이란 핵 협상 붕괴 가능성, 달러화 강세 지속, 글로벌 자금의 신흥국 시장으로부터 철수 움직임 등이 글로벌 경제에 나쁜 뉴스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는, 특히, 유럽 지역에서 발호하고 있는 ‘포퓰리즘’이 엄중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아마도 중대한 금융 위기로 향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EU는 지금 존립 위기에 처해 있고, 나쁘게 될 수 있는 모든 요인들이 실제로 나쁘게 되어가고 있다” 고 진단했다. 그는 2008년 이후 EU의 재정긴축 정책은 유로화 위기를 몰고 왔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런 정책들이 反 EU 정서를 부추겼고, Brexit 결정 및 최근 이탈리아 위기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 유럽의 많은 젊은이들은 EU가 자신들의 직업과 안정된 밝은 장래를 빼앗아 간 적(敵)으로 생각하고 있다” 고 말했다. 여기에 ‘포퓰리스트’ 정치인들이 분노를 조장하고 反 EU 정당 및 운동체를 만들었다고 비난한다. 그 배경으로, 유럽 난민 문제, Brexit로 촉발된 국경 문제, 그리고 재정긴축 문제 등 3 가지를 유럽이 당면한 가장 중대한 과제로 꼽았다. 여기에 각국 미디어들은 “Italexit (Italy의 EU 탈퇴)”까지 거론하고 있으나, 이는 좋지 않은 신호라고 말했다. 

 

한편, 美 New York Times는 EU 입장에서는, 지금, 최악의 상황에서 이탈리아에 포퓰리즘 정치 세력이 부상하고 있다고 경고한다. 스페인 집권 세력도 부패 스캔들로 요동치고 있는가 하면, 영국은 이미 EU와 결별을 선언하고 협상 중이다. 독일 메르켈(Merkel) 총리도 정치적 영향력이 쇠약해지고 있어, 강력한 EU 지지자인 프랑스 메크롱(Macron) 대통령은 동지를 찾고 있는 중이다. 여기에 美 트럼프 대통령은 EU에 대해 무역 전쟁을 벌이겠다고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상황이다. 

 

■ “이탈리아는 왜 유럽 최대의 병든 나라가 되었나?” 

2002년에, 이탈리아는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종전의 자국 통화 리라(Lira)화를 버리고 유로화(€)를 통용하게 되자 ‘유로권(Eurozone)’으로 가입된 것을 축제 분위기로 맞이했었다. 그러나, 단일 통화 동맹에 가입함으로써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는 빗나가고 말았다. 다른 주요 통화동맹 회원국들에 비해 이탈리아는 상당히 암울한 지경을 벗어나지 못하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현재, 이탈리아는 1인당 GDP가 15년 전에 비해 겨우 4% 증가했을 뿐이다. 실업률은 11.6%에 달하고 있고, 노동시장 참여율은 낮고, 2014년 출생률도 1861년에 근대 이탈리아 국가가 성립된 이후 가장 낮다. “21세기 유럽에서 중병에 걸린 환자 경연 대회가 있다면 아마 이탈리아가 왕관을 차지할 것이다” (英 Guardian紙).

 

간단히 보아, 이탈리아 경제는 몇 가지 핵심적 문제를 안고 있다; 첫째, 제조업 부문이 전통적으로 개인 기업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신규 투자가 늦고, 신기술 도입 의욕이나 혁신 동기가 낮다. 결과적으로 생산성 향상이 독일이나 프랑스에 비해 뒤쳐진다. 둘째,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저비용 제품 생산에 특화되어 있으나, 이 부문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중국이 압도하는 부문이다. 셋째, 낮은 생산성 문제다. 이는 새로운 문제도 아니나, 이탈리아는 2차 대전 이후 다른 경쟁국들에 비해 고비용, 고물가 정책을 취해 왔고, 그나마 유로화(€) 가입 전까지는 자국 통화 리라(Lira)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경쟁력을 회복할 수가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통화정책 수단이 없어지자, 물러난 랜지(Matteo Renzi) 前 총리는 마땅한 다른 수단이 없어 이탈리아 노동시장 개혁을 추진하게 되었다. 이는 당연히 대중의 인기를 잃게 만들었고, 결국, 헌법 개정을 비롯한 개혁 노력은 실패로 끝나게 되었고, 이것이 이번 이탈리아 정치 혼란의 서막(序幕)이 되었던 것이다. 

 

■ “伊, 포퓰리즘 연립 정권 발족으로 정국 혼미는 일단 수그러들어”

지난 달 31일 밤(현지시간), 伊 마타렐라(Mattarella) 대통령은 콘테(Giuseppe Conte)씨와 회동한 뒤, 그를 차기 총리로 지명했다. 이어서 콘테(Conte) 총리 지명자는 각료 명단을 제시하고 승인을 받아 ‘콘티 내각’이 발족되었고, 3개월에 걸친 정치 공백은 종지부를 찍고, 혼미를 거듭해 온 정국은 일단 안정을 되찾았다.

 

새 총리로 취임한 콘테(Conte)씨는 Firenze 대학 법학 교수로, 포퓰리즘 정당 Five Star와 극우 ‘동맹’이 추천해 온 인물이다. 두 당은 당초 反 EU 성향의 경제학자를 경제장관으로 임명하려 했으나, EU와 관계 악화를 우려한 마타렐라(Mattarella) 대통령이 거부했다. 대통령은 IMF 고위직 출신 코타렐리(Carlo Cotarelli)씨를 총리로 임명하려 했고, 이것이 좌절되자 伊 정국은 혼미 상태로 빠져들었던 것이다. 

 

두 포퓰리즘 정당이 연립 정권을 구성하려던 당초 구상이 좌절되자, Five Star는 다시 극우 ‘동맹’과 협의를 벌여 각료 인사안을 변경하여 정권을 구성하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아 콘테(Conte)씨가 차기 총리로 취임한 것이다. 새로 발족된 내각에서 포퓰리즘 정당 ‘Five Star’ 디마이오(Luigi di Maio) 당수는 경제 개발, 노동, 사회 정책 담당 장관에, 극우 ‘동맹’ 사르비니(Mateo Salvini) 당수는 내무장관에 취임했다. 

 

■ “이탈리아는 난민 문제로 또 다른 그리스가 될 것인가?” 

EU 회원국들이 겪는 국가 위기 상황은 다른 요인들보다 EU 공통으로 합의한 이민(移民) 정책에 유래하는 경우가 흔하다. 지금 EU와 결별 협상을 벌이고 있는 영국 국민들의 ‘Brexit’ 결정도 사실 이민자들에 대한 처우를 위한 재정 부담이 발단이 되었던 것이고, 지금은 다소 안정을 되찾은 그리스(Greece)도 정부가 감당하기 어려운 지경으로 불어난 이민자들을 포함한 사회보장 부담 증가가 근로 계층의 복지 위축으로 이어져 반감을 샀던 것이 근본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이다. 

 

이제, Italy 정국이 과연, 얼마 전까지 만해도 극심한 혼란과 엄청난 고난을 겪었던 그리스(Greece)와 같은 경로를 걸어갈 것인가, 하는 점에 초점이 모아진다. 최근 실시된 각종 조사 결과, 비록, 아직은 다수가 유로화(€) 단일 통화동맹 및 EU에 대해 호의적으로 보고 있으나, 이탈리아인들은 유럽 회원국들 가운데 유로화(€) 동맹 및 EU에 대해 가장 회의적(懷疑的)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urobarometer, FT). 

한편, 한 미디어(Stratfor.com)는 우선, 앞으로 많은 이민자들이 이탈리아로 몰려들 것이라고 전한다. 그렇게 되면, 비록, 이탈리아로 몰려드는 이민자 수가 그리스와 비교될 정도는 아니나, 국내적으로 큰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하여, 이탈리아는 주변국들과 분쟁을 야기할 소지도 다분해지는 상황이다. 

 

이탈리아는 역내 자유 이동 보장에 합의한 ‘쉥겐 조약(Shengen Agreement)’을 존치하면서, 유럽 각국의 국경을 획정하는 일종의 절충안을 지지하게 될 것이고, EU에 대해서는 이런 방향으로 이민 관련 규칙 개정을 요구할 것이다. 그렇다고, 당장에 쉥겐(Shengen) 조약 철폐를 지지하지도 못하는 입장이다. 만일, 쉥겐(Shengen) 조약이 철폐되면, 밀려드는 이민자들이 다른 국가들로 흩어져 가는 루트를 차단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탈리아는 EU가 국경 문제로 분열되는 것을 막으려는 노력을 하지도 못하는 어려운 입장에 처할 것이다. 

 

■ “伊 집권 포퓰리즘 세력은 ‘反 체제’ 및 ‘反 EU’ 노선을 노골화”  

이번 연립 정권을 구성한 신생 Five Star 정당 및 극우 ‘동맹(League)’은 지난 선거에서 각각 33% 및 17%를 득표했다. 의회에서 의석 분포도 아주 근소한 다수를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경제 성장 부진에 따른 기성 정당에 대한 실망과 근년에 유럽 전역에서 확산되는 이민(移民) 문제 등을 지지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번 정국 혼란의 핵심이었던 사보나(Paulo Savona) 전 산업장관은, 새로 발족된 연립 내각에서, 일단 경제장관이 아니라 영향력이 떨어지는 EU 장관으로 임명되었다 그러나, 두 연립 세력이 모두 反 EU 정치 노선을 표방하고 있고, 소득세 대폭 감세 등을 포함한 세출 확대 등을 추진할 것에 합의하고 있다. 금후, 재정 긴축을 촉구하는 EU와의 대립은 심화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태 그대로 남아있다. 

 

英 Financial Times는 지난 3월 선거에서 라이벌 관계에 있던 두 포퓰리즘 정치 세력끼리 힘을 합쳐서 탄생한 연립 정권을 일단 정국 혼란을 잠재우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향후 새로 들어선 집권 세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plunge in to the testy situation)’을 예고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당장,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및 중대한 계기가 될 6월 말 개최될 EC(유럽위원회) 회의에 대응이 주목된다.

 

연립 정권의 한 중추 세력인 Five Star 정당 디마이오(Di Maio) 당수는 “정권 교체는 현실이 되었다” 고 환호하고 있다. 새로 취임한 콘테(Conte) 총리도 “이탈리아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야당 세력이 될 중도 좌파 민주당 마티나(Maurizio Martina) 당수는 “Five Star + ‘동맹’ 연립 정권은 ‘포퓰리즘’이며 이탈리아에 위험한 정책을 내걸고 있는 정치 플랫폼이다; 反 EU, 극단주의 및 사악함(iniquity)의 혼합체일 뿐” 이라고 비난한다.    

 

■ “伊 포퓰리즘 연립 정권과 EU와의 관계 설정 여하가 최대 관건” 

英 Financial Times는 이탈리아 새 연립 정권과 EU 간에 더욱 격렬한 대립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고 관측한다 (‘greater conflict between Rome and Brussels appeared on the horizon’). 융커(Jean-Claude Junker) EC 의장은 “이탈리아는 부정부패를 줄이고, 위기 해소를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고 경고한다. 그는 “우리는 종전처럼 도와줄 것이나, EU의 책임을 부담하는 게임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책임 부담에서는 개별 국가가 우선이고 EU는 그 다음이라는 확언한다. 

 

이미 EU 탈퇴를 결정하고 실제로 EU와 Brexit 협상을 진행 중인 영국은 2016년 실시된 Brexit 결정 국민투표에서 정당의 경계를 넘어선 ‘포퓰리즘’ 세력들이 과격한 ‘Brexit’ 캠페인을 벌인 결과 EU 탈퇴가 결정되었고, 시한을 얼마 앞두고 있지 않은 현 시점에서도 탈퇴 협상은 지지부진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영국 국내에서 Brexit 찬반 논의가 재연되는 조짐마저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스페인에 새로 들어선 정권도 EU 회의적 성향을 보이고 있어, 자칫 잘못해서 유럽에 ‘EU 탈퇴’를 주장하는 ‘포퓰리즘’ 정치가 횡행하면 EU의 존립 자체가 위험에 처할 개연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 경제학자들은 만일, EU 내 4위 경제인 이탈리아가 유로화(€) 동맹을 탈퇴하면 이탈리아 금융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은 물론이고, 전체 유럽의 경제 안정에도 타격을 줄 것으로 관측한다. 

 

■ “새 총리보다 포퓰리즘 정당 지도자들이 운전석에 앉을 것” 

이번 혼란 상황은, 직접적으로는 伊 중앙은행 비스코(Visco) 총재의 이례적인 정치 상황에 대한 경고성 발언으로 촉발되었으나, 근본적으로는 이미 드러난 이탈리아 선거 결과에 내재된 불안정성에 기인한 것이다. Allianz Global Investors CIO 비토란젤리(Mauro Vittorangeli)는 “지금 이탈리아 정치 리스크는 대단히 복잡하게 되고 있어 투자자들은 투자 포지션을 청산하고 있다” 고 관측한다. 그는, 향후 전망에 대해 ‘완전히 예측 불가능한(totally unpredictable) 상황’ 이라고 관측한다. 

 

새로 취임한 콘테(Conte) 伊 총리도 서둘러 “유로화 문제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The euro was never in discussion)” 고 진화에 나섰다. 그럼에도, 시장 투자자들로서는 그의 발언이 ‘포퓰리즘’ 연립 정권 탄생을 위해 치르는, 자신들의 敵對 감정을 위장하는 행동일 수도 있다는 의구심을 가시기가 어려운 것만은 분명하다. 

 

아직도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의 스투르나라스(Yannis Stournaras) 중앙은행 총재는 “이탈리아의 대규모 공적 채무를 우려하는 것으로, 상당히 불안정한 정세임은 틀림없으나, 이탈리아가 유로화 동맹 탈퇴로 연결되는 정책으로 기울어지는 있을 없을 것” 이라고 말한다. 그는 ”재정 규율이 방만해지면 리스크가 높아져, 재정 정책의 전환에 매진할 것” 이라고 말한다. 그는 “이탈리아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그리스 사태 당시처럼, 시장이 이탈리아에게 벌(罰)을 내려줄 것이다. 

 

동시에, 그는 “이탈리아가 유로화 동맹국 지위를 위태롭게 하는 행동은 하지 않을 것” 이라고 전망하며, “만일, 그렇게 되면 이탈리아를 포함한 南 유럽 지역이 대단한 위험에 처하게 될 것이다. 당시, 그리스는 파탄 직전까지 내몰렸었고, 지금 이탈리아는 당시 그리스 상황을 참고로 하고 있을 것이다. 이탈이리아가 위기에 처할 확률은 대단히 낮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 이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많은 투자자들은 새로 취임하는 콘테(Conte) 총리보다는 연립 정권 두 정당 지도자들인 디마이오 Five Star 당수와 극우 ‘동맹’ 살비니(Salvini) 당수가 이탈리아의 운전석에 앉을 것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앞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이탈리아 정치 향방과 이와 연관된 ‘이탈리아의 EU 탈퇴(Italexit)’ 가능성 등을 포함한 ‘伊 · EU 관계 재설정’ 문제가 체화(體化) 되는 분위기가 점차 현저해질 것은 거의 확실하다고 할 것이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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