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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수주주 권리보호 목적의 상법개정안에 대한 평가 본문듣기
    기사입력 2018-05-16 17:33:00
    최종수정 2018-05-17 10:26:14
    한만수 |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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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는 지난 4월 국회에 발의되어 있는 상법개정안들의 내용에 대해 정부의 검토 입장을 국회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정부 검토의견의 구체적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주식회사 소수주주의 권리행사를 강화하는 데 핵심적 제도라고 할 수 있는 다중대표소송제도와 이사 선임에 있어서의 집중투표제의 의무화, 그리고 감사위원의 독립성 제고를 위한 주주총회에서의 감사위원과 일반 이사의 분리 선출 등으로 알려져 있다. 

 

도입을 추진하려고 하는 위의 제도들은 박근혜 정부 초기에 도입하려고 하다가 재계의 반대로 중단했던 이른바 경제민주화 법안의 일부와 대동소이하다. 이런 배경으로 인해 이번에도 개정안에 대한 정부의 검토의견 제출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대주주의 경영독단을 막고 기업경영의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찬성론자의 주장과 기업의 경영권을 침해하고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반대론자의 주장이 엇갈린다. 

 

날로 심해지고 있는 경쟁적 세계경제의 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경영판단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한편의 요청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기업의 많은 지분을 소유하는 주주가 적은 지분을 소유하는 주주의 권리를 가로채거나 근거 없이 이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요청이 있다. 소수주주의 권리보호 면에서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선이 어디이며, 소수주주나 대주주를 아우르는 기업전체의 이익을 위해 소수주주의 권리를 양보할 수 있는 선이 어디인지를 판단해야 할 것이다.  

 

주식회사는 많은 사람들이 일부씩 출자하여 큰 자본을 만들어 영리활동을 하는 법률적 장치이다. 다시 말해, 주식회사는 ‘자본주의 국가에서 개별 출자자가 단독으로 동원할 수 없는 대규모 자본을 모집하고, 영업활동에 따른 손익의 계산과 분배의 간편성 등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고안된 추상적, 개념적 장치이다. 따라서 주식회사의 모든 행위는 그 출자자의 이해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주식회사의 어떤 행위가 유효하게 허용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출자자의 입장과 관점에서 판단되어야 한다. 주식회사의 어떤 행위가 주주의 관점에서 허용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대표적인 잣대는 ‘주주평등의 원칙’이다. 이는 주주 각자는 출자한 몫에 따라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이익을 분배받는다는 의미로서, 사유재산의 보호라는 자본주의의 기초정신에 충실한 원칙이며, 우리나라 회사법 전체를 관통하는 대원칙으로 이론의 여지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따라서 주주평등의 원칙은 회사제도의 운영에서 ‘정의와 공평’을 구현하는 핵심적 수단이다. 소수주주가 권리를 남용하는 경우 또는 소수주주의 권리를 모든 주주 전체의 이익을 위해 일부 희생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 소수주주의 권리를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제한할 수 있을 뿐이지(예를 들면, 회사 주식의 95% 이상을 보유하는 지배주주가 소수주주들에 대해서 그 보유 주식의 매도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는 경우), 아무런 명분 없이 대주주의 이익을 위하여 소수주주의 권리의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정의에 반하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워진 세계경제의 장에서 단기의 투자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가능한 제도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는 투기자본성 주주들도 다른 진정한 의미의 소수주주들과 동일한 잣대로 보호되어야 하는가의 문제가 있다. 이들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대주주 집단에 비해 외형 면에서 소수주주이긴 하지만, 상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본래의 의미의 진정한 소수주주들에 대해서는 또 다른 대주주라고 할 것인데, 이들이 예를 들면, 경영권 접수를 흥정수단으로 하여 기존의 경영진에게 보유 주식을 고가로 매도하도록 위협하거나 회사의 영업이익을 재투자함이 없이 모두 배당하도록 요구하는 등의 행위는 다른 진정한 의미의 소수주주들에게도 결코 득이 되지 않는다. 이처럼 소수주주의 권리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제도가 투기자본성 주주들의 투기이익 극대화를 위한 수단으로 이용됨으로써 진정한 의미의 다른 소수주주들의 이익이 오히려 침해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면, 그러한 결과는 주주평등의 원칙을 통해 달성하려고 하는 본래의 의도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것이다. 이제 이러한 양면적 관점에서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려고 하는 3가지 제도의 바람직한 처리 방향에 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첫째, 다중대표소송제도에 관해서 보면, 어떤 회사(Parent Company)의 자회사(Subsidiary)의 경영자가 그 자회사의 경영과정에서 회사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는 경우 모회사의 소수주주는 자회사 자체의 주주는 아니기 때문에 그 자회사 경영자의 책임을 추궁하는 주주대표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

 이에 자회사가 그 경영자의 잘못에 따른 회사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추궁하지 않을 경우 모회사나 지배회사의 소수주주가 자회사를 대표하여 행위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의 청구 등 책임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

 

 이를 두고 이중대표소송, 2단계 이하의 손자회사의 주주에 대해서는 다중대표소송이라고 부르는데, 이를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는 현행 상법의 해석과 관련해서는 긍정론과 부정론이 나뉘어져 있고, 부정론이 우세하며 대법원 판례도 부인하고 있다. 모회사의 경영자가 직접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와 자회사라는 기구를 만들어 간접적으로 회사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소수주주의 이익보호라는 관점에서 전자는 허용되지 않고 후자는 허용되는 것으로 구분할 이유가 없다고 할 것이다. 투기자본세력이 진정한 의미의 다른 소수주주들에 비해 자신들의 이익만 극대화하기 위해 특별히 이 제도를 남용할 여지도 없다. 따라서 이미 서구에서 널리 시행되고 있고, 2003년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 기업지배구조 개선방안의 하나로 권고한 바 있는 다중대표소송의 도입은 긍정적으로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 이사 선임에 있어서의 집중투표제는 주식 1주 당 이사후보 1인을 선정할 의결권만 부여하는 것이 아니라, 1주당 선임할 이사의 수에 해당하는 의결권을 부여함으로써 소수주주들에게도 그들을 대표할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제도인데, 회사는 정관의 규정으로 이를 배제할 수 있다. 개정안은 정관의 규정으로 집중투표제를 배제하지 못하도록 강제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제도는 1주당 복수의 의결권을 주는 것으로서 1주당 1의결권을 갖는다는 주주평등의 원칙에 거꾸로 반하는 면이 있다. 따라서 현행 선택적 집중투표제를 의무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주주평등의 원칙이라는 회사운영에 있어서의 정의의 잣대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특히, 경영권을 가진 대주주 집단에 비해서는 소수주주이지만, 진정한 의미의 소수주주에 비해서는 결코 소수주주가 아니라 다수주주에 해당하는 투기자본성 주주가 선택적 집중투표제를 통해서 자신을 지원할 사람이 이사로 선임되도록 하여 그들만의 이익을 지키도록 한다면, 이는 진정한 의미의 소주주주의 이익에도 반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도 집중투표제의 의무화는 바람직하지 않다.  

 

셋째,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을 이사와 별도로 선출하는 제도에 관해서 보면, 회사의 감사위원은 이사의 행위를 감시, 감독하는 직책을 수행하기 때문에 감시, 감독의 대상인 이사 중에서 감사위원을 선출하는 것은 전형적 이해상충 유도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주주총회에서 감사위원과 일반 이사를 분리하여 별도로 선출하는 것은 감사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할 것이다. 주주가 투기자본이라고 하여 이러한 이해상충의 불이익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으므로, 이 제도는 어떤 주주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도입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마무리 하자면, 지배주주나 대주주가 자신의 지분에 상응하는 권리의 행사를 넘어서 독단적으로, 어떤 경우에는 독단을 넘어서 불법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위법하거나 불법적인 경영권의 행사가 진정한 의미의 소수주주는 물론이고, 투기자본성을 가진 주주에 대해서도  정당화될 수는 없다. 따라서 정부가 도입을 추진하려고 하는 기업의 지배구조에 관한 위의 3가지 상법개정 내용 가운데 주주평등의 원칙에 거꾸로 반하기도 하고, 해외 투기자본의 경영권 침탈에 악용될 소지가 있는 집중투표제의 의무화를 제외한 나머지 제도는 주주의 기본적인 권리 보호 차원에서 제도화됨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것이 주주 전체의 이익을 제고하면서도 정의와 형평에서 벗어나지 않은 절충점을 찾는 지혜가 아닐까 한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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