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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편향의 국가 리더십 구축, 나라가 걱정이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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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5월15일 17시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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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여·야 원내대표 들까지 노동계 출신으로 채워지면 

 

“민노총 VS 한노총, 여야 원내대표로 만났다”

지난주 말 더불어민주당 새 원내대표에 3선(選)의 홍영표의원이 당선된 것을 보도하는 신문기사 제목이다. 그런데 이 기사를 접하는 순간 가슴이 멍멍 해진다. 왜 그럴까? 두 원내대표의 인품이나 능력을 의심해서 그런 것인가? 아니다. 3선의 중진의원이면 4년 임기의 국회의원으로서 세 번이나 주민들의 선택을 받은 훌륭한 인재들이다. 그럼에도 ‘이제 입법부까지 진보성향이 강한 노동계출신들이 장악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으로 약간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새로운 지도자들의 면면을 보면 지나치게 한쪽으로 편향된 이념적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이른바 진보로 분류되는 사람들이 요직을 장악하고, 정책도 진보색채가 뚜렷한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86그룹과 참여연대 출신들이 문재인정부를 지탱하는 두 기둥<중앙일보 2018.5.9.일자 기사>이라는 분석이 이를 뒷받침한다. 60년대 출생으로 80년대에 대학을 다닌 진보적 학생운동 그룹인 ‘86그룹’은 임종석 비서실장을 필두로 청와대 요직에 폭넓게 분포돼 있다. 경제 분야의 진보적 정책을 주장했던 참여연대는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비롯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 청와대와 행정부의 요직을 상당부분 장악하고 있다. 오죽했으면 노무현 정부는 ‘참여정부’이고, 문재인정부는 ‘참여연대정부’라는 말이 나왔겠는가?

사법부는 어떤가? 수장인 대법원장은 진보성향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진보성향의 법관임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더구나 법관인사에서도 진성향의 법관들이 대거 요직에 올랐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번에 입법부의 여당과 제1야당의 원내대표가 노동계 출신이 선출됨으로써 진보적 국가지도력 지도(地圖)의 완결판이 나온 셈이다.

 

‘견제와 균형’ 이룰 보수 세력은 지리멸렬 

 

그런데 과연 이런 현상이 바람직한 일인가? 진보의 사전적 의미는 ‘역사 발전의 합법칙성에 따라 사회의 변화나 발전을 추구하는 것’으로 돼있다. 국가발전의 새로운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이 역시 지나치면 곤란하다. 입법·사법·행정의 모든 리더들이 진보 일색이라면 이 나라의 앞날과 국가경제의 향방은 어떻게 될 것인가? 

물론 일방독주를 견제할 보수세력이 건재하다면 얘기는 달라질 것이다. 견제와 균형을 이루면서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추구해 나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우리 정치현실은 ‘보수’의 지리멸렬, 그 자체다. 믿을만한 리더도 없고, 선출된 리더에게서 신뢰할 만한 리더십을 찾아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자극적이고 현란한 용어로 ‘정부정책을 반대하는 것’만이 보수의 전부인양 행동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마땅한 정책대안도 제시하지 못하고 국민통합을 이끌어나갈 중도적 아량도 없어 보인다. 지금은 ‘보수가  궤멸됐다’는 표현이 적절하지 않나싶다.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는 보수, 그러니 진보리더십은 더욱 거침이 없을 것은 자명한 논리다.

 

 우리가 흔히 진보정책이라고 말하는 대표적 경제정책으로는 노동자 우대와 분배우선정책, 재벌규제, 그리고 복지확대 정책이 꼽힌다. 지금 문재인 정부가 내세우는 ‘소득주도성장론’이나 ‘최저임금인상’, ‘원자력발전 축소’,그리고 ‘법인세 인상’과 문제인케어로 대변되는 ‘의료보험 보장성 확대’ 정책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

 

소득주도 분배정책, 재점검 할 때 됐다

 

그런데 이러한 정책은 벌써부터 상당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일자리 정부라고 명명할 만큼 일자리 늘리기에 심혈을 기울이지만 일자리가 늘어나기는커녕 줄어들고 있고, 소득하위계층을 위한다는 최저임금인상은 저소득층이 더욱 고통을 받는 상황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런가 하면 중소기업들은 경영난에 빠져들고 있고, 재벌기업들은 투자를 확대하기는커녕 현금 확보와 연명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형국이다. 납작 엎드려  정권의 눈치만 살핀다. 청와대가 나서는 바람에 ‘태생이 보수’라 할 수 있는 행정부 공직자들 역시 행여나 다칠까봐 윗분들 하라는 대로 하면서 복지부동이다. 

이래도 되는가? 걱정이다.

근래 몇 년 사이 남미 좌파정부가 정치적 인기에 편승한 선심성 복지정책의 남발로 국가경제 몰락의 나락으로 내몰린 사례를 우리는 여러 차례 목격해왔다. 한 때 남미 최대의 부국으로 좌파정부의 맹주 격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연 700%가 넘는 인플레에 식량을 비롯한 생필품 부족 등으로 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른 것 역시 퍼주기식 복지정책의 결과임은 너무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프랑스의 최연소 대통령으로 지난해 당선된 마크롱은 사회당 정부에서 올랑드대통령의 경제보좌관으로 입성해 사회당 정부에서 친기업적 경제정책의 우클릭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그가 의회에 한 석도 없는 중도신당을 창당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좌우로 양분돼 경제가 멍들고 국민통합에 실패한 프랑스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감이 작용했다는 분석은 지금 우리의 집권여당이나 보수야당이 깊이 새겨야 할 대목이 아닌가 싶다.

 

“세계는 지금 자국기업 키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세계 각국은 자국 기업의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해 법인세를 내려주고, 자국기업 보호와 지원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추세다. 미국은 드러내놓고 관세인상 등 보호장벽을 높여 세계를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지난 2015년 5월 에 발표한 ‘제조 2025(Made in China 2025)’전략을 통해 세계 제조업 주도권 장악을 목표로 각종 금융지원과 세제지원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대부분의 제조업종에서 우리를 추월하고 있어 머지않아 중국발 해일(海溢)이 우리 제조업을 덮치는 사태가 일어날 것은 불을 보듯 빤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어떤가?

요즈음 대기업그룹들의 수난사는 연일 언론에 도배질되고 있다. 재벌기업의 지배구조에서부터 비자금조성, 세금포탈, 가족 임원들의 갑질 논란, 가사도우미 불법채용까지 크고 작은 일들로 정부로부터, 법원으로부터, 검찰로부터, 경찰로부터, 시민단체로부터 발길질을 당하고 주먹질을 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잘못했으니 “맞아도 싸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기업의욕을 되살려 일자리 창출에 나서도록 이제는 용서하고 격려할 때”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과 같은 열악한 기업환경에서 친노동과 복지확대의  진보정책이 지속된다면 기업들은 해외탈출을 시도할 것이고, 정부가 공약한 일자리 늘리기는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청년실업은 늘어나는데 생산인구의 노령화로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국제경쟁력 약화로 경제파탄’으로 귀결될 위험도 크다.

 

진정한 일자리 창출은 기업친화적 환경조성이 관건

 

 우리가 지금 심각하게 반성해보아야 할 과제는 진보 보수를 떠나 우리 사회의 이러한 현상과 각 분야의 리더십이 국가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편향된 의식구조로 국제흐름에 반하는 진보의 리더십은 당장 “시원하다”는 시민들의 일시적 반응으로 나타날지 모르지만 길게는 국력을 허물어뜨리는 “난치의 속병”으로 남게 될 것이란 사실을 염려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다.

 문재인정부는 ‘촛불혁명’에 의해 선택됐다고 자랑스럽게 말하고 있다. 그래서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나라다운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보수정권이 했던 정책은 모두 ‘적폐’로 분류해 뒤집고, 깎아내리고, 쓸어버리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인가? 나눠먹기에 바빠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기업의욕을 꺾는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인가? 공무원을 늘려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나라다운 나라인가? 국민세금으로 민간기업 근로자의 임금까지 올려주며 선심 쓰는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인가? 그것도 추경까지 편성해 가면서….

2000년대 초반 공무원을 무작정 늘려와 결국 2007년 재정고갈로 국가부도위기에 처했던 그리스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은 이 정권출범 초기부터 대두됐던 것 아닌가? 그래도 ‘마이 웨이’를 고집하는 것은 마이동풍(馬耳東風)인가? 아니면 오기(傲氣)인가?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취(醉)할 때 아니다

 

정상회담 이후의 남북 평화무드, 미북정상회담 성사를 통한 북한비핵화 기대  등은  이 정부가 내세울만한 성과임에 틀림없다. 그래서 문재인대통령의 지지율은  80%를 넘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성과에 취해 기업 활성화를 바탕으로 한 일자리 창출 등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보다 근본적인 국가발전전략은 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던가? 진보일변도의 정책은 오히려 국가에 해악과 낭패를 가져올 뿐이라는 사실은 세계 각국의 역사가 여실히 증명해주고 있다.

진정한 진보의 리더십은 편향된 사고를 버리고 국제정세의 흐름을 이용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한 국가 지도자나 경제, 사회의 리더들은 항상 이를 객관적 판단의 근거로 삼아 처신해야 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한국경제는 어떤 상황인가?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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