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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가 2015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정책금리를 여섯 차례 인상했다. 3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다수의 위원들은 2019년 연방기금금리 적정 수준을 3% 정도로 내다보았다. 현재(1.50~1.75%)보다 다섯 차례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금리 인상은 시차를 두고 미국 경제를 침체 국면에 빠뜨릴 가능성이 높으며, 한국 경제나 금융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연방기금금리를 0~0.25%까지 인하했던 연준은 2015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금리를 여섯 차례나 인상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목표는 물가안정과 고용극대화인데, 고용이 크게 개선되는 가운데 물가도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가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2월에서 2010년 2월까지 2년 동안 비농업부문에서 일자리가 869만개나 사라졌다. 그러나 그 이후 적극적 재정 및 통화정책 효과가 나타나면서 고용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올해 3월까지는 일자리가 1845만개나 생겼다. 2009년 9월 10%까지 올라갔던 실업률도 최근에는 4.1%까지 떨어졌다. 소비자물가상승률도 2017년 2.1% 상승한데 이어 올해 2월까지도 2.2% 올라 연준이 목표로 설정한 2%를 다소 웃돌고 있다.

 

경기 회복에 따라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지고 있다. 2009년 2분기에 실제 국내총생산(GDP)이 잠재 GDP보다 6.1% 낮아져 미국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졌다. 그러나 그 이후 GDP를 구성하는 소비, 투자, 정부 지출 등이 증가하면서 마이너스(-) 산출물 갭(Output Gap)이 축소되기 시작했고, 지난해 3분기부터는 플러스(+)로 전환되었다. 2017년 4분기 산출물 갭이 플러스 0.5%였고, 연준이 예상하는 것처럼 올해 미국 경제가 2.7% 성장한다면 이 갭은 1.5% 정도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 경제에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나타나고 있다는 의미이다.

 

여기다가 미국의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주요국 통화에 비해서 미 달러지수가 8% 떨어진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2000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미 달러가치가 1% 하락하면 소비자물가는 0.49%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각종 수입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도 시차를 두고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연준의 통화정책의 목표 중 하나가 물가안정인 만큼 이런 물가 상승을 보면서 연준은 계속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그래서 내년에는 연방기금금리를 3%까지 올려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에 올 수 있는 경기침체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올릴수록 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미국 GDP의 69%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내가 미국 주가(S&P500)를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용 등 주요 경제지표와 비교해보면 지난 2월 말 현재 주가가 경기를 25% 정도 과대평가하고 있다. 1999년 이른바 ‘IT 거품’때의 21%를 넘어서고 있는데, 이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초저금리와 양적 완화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때문이다.  

 

1996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던 경제학자 폴 새무얼슨은 “주식시장이 지난 5번의 경기침체 중 9번을 예측했다”라고 했다.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주가의 경기 선행성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로 1965년 이후의 미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S&P500'의 정점이 경기 정점과 동행하기도 했지만, 길게는 주가가 경기에 11개월 선행했다. 또한 경기정점 이후 주가지수가 평균 11개월에 걸쳐 23% 하락했다. 최근 주가 급락은 그 신호일 수 있다. 미국 가계가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 중 주식 비중이 36%로 높은 만큼 주가 하락은 소비 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다.

 

또한 미 연준이 연방기금금리를 올리면 올릴수록 경기에 선행하는 장단기 금리차이(10년과 2년 국채 수익률 차이)가 축소되면서 경기 둔화를 예고하고 있다. 2000년 이후 통계로 분석해보면 연방기금금리와 장단기 금리차이의 상관계수가 마이너스 0.80으로 매우 높다.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미래의 경제성장률이나 물가상승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장기금리가 단기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르거나 떨어졌다는 의미이다.(아래 그림 참조)

 

장단기 금리차이는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에 2년 정도 선행하고 있다. 이 금리차이가 2014년부터 줄어드는 조짐이 나타났고, 최근 들어 축소 정도가 더 심해지고 있다. 2018년 3월 22일 현재 10년과 2년 국채수익률 차이가 0.54% 포인트로 2007년 10월(0.56% 포인트) 이후 가장 낮아졌다. 2006년에 연방기금금리가 5.25~5.50%로 2004년부터 진행된 금리인상 사이클의 정점을 기록했는데, 당시 장단기 금리차이가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다가올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 그 후 미국 경제는 2007년 12월부터 2009년 6월까지 극심한 경기 침체를 겪었다.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의 정점이 빠르면 올 연말 늦어도 내년 상반기일 가능성이 높으며, 2019년과 2020년에 미국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번에도 장단기 금리차이가 이를 예고해줄 것이다.

 

지난 3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라 연방기금금리가 1.50~1.75%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1.50%보다 높아졌다. 2005년 8월에서 2007년 8월 사이에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은 적이 있었는데, 그 이후 처음이다. 한국 경제가 미국 경제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금리 역전 현상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한국도 뒤따라 금리를 인상해야 하고 한국 금융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될 것인가에 있다. 과거 통계로 분석해보면 한국의 기준금리는 시차를 두고 미국 금리를 따라갔고, 한미 금리차이는 외국인 자금 유출입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우선 2001년 1월~2018년 2월 데이터로 분석해보면 한미 시장금리(여기서는 국채 10년 수익률)는 같은 달의 상관계수가 0.86으로 거의 동행했다. 인과관계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금리가 한국 금리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정책금리 측면에서 보면 미국의 연방기금금리가 한국의 기준금리에 10개월 정도 선행(상관계수 0.74)했던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음으로 한미 금리 역전에 따라 한국에서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것인가의 문제이다. 일반적으로 돈에는 눈이 있어 투자자금은 수익률이 높은 데로 이동한다. 미국 금리가 한국보다 높으면 자금이 한국 금융시장에서 미국 시장으로 빠져나갈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실제통계로 분석해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2001년 1월~2017년 12월 통계로 한미 금리차이(10년 국채수익률 차이)와 외국인 순증권투자자금의 상관관계를 분석해보면, 상관계수가 마이너스(-) 0.49로 나타났다. 이론과는 달리 한미 금리차이가 확대(축소)되었을 때 오히려 증권투자자금이 감소(증가)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분석으로 보면 미국의 금리 인상 기간 동안 한국은행도 뒤따라 금리를 인상하고, 한미 금리 역전은 자금 유출을 초래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 이후를 미리 대비해야 한다. 빠르면 2019년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 이 시기에 중국 경제도 누적된 기업과 은행의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구조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다른 국가보다 더 심한 진통을 겪을 수 있다.  

 

<그림> 미국 연방기금금리와 장단기 금리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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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4-01 17: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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