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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출신인 차한성 변호사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상고심 사건에 변호인 선임계를 냈다가 비난여론에 결국 선임계를 철회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차한성 변호사가 대법원에 선임계를 제출했을 당시 이재용 부회장의 사건은 대법원 2부에 배당되었다. 그런데 대법원 2부에 속한 대법관 4명 중 3명이 차한성 변호사와 함께 일한 경력이 있었던 것이다. 고영한 대법관, 김소영 대법관은 차한성 변호사가 대법관일 때 같은 대법관으로서 근무했고, 권순일 대법관은 차한성 변호사가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할 때 법원행정처 차장으로 일했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전관예우를 노리고, 차한성 변호사를 변호인단에 투입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한 상황이었다.

 

차한성 변호사는 3년 전에도 법조계에서 논란의 중심이 된 적이 있었다. 차한성 변호사가 변호사등록을 하려고 하자 변호사 등록권한을 가지고 있는 대한변협이 전직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이 부적절하다며, 변호사등록을 반려했던 것이다. 당시 차한성 변호사는 공익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결국 논란 끝에 변호사등록을 하게 되었다. 그랬던 그가 불과 3년 만에 약속을 깬 것이다.

 

전직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많다. 많은 국민들은 전관예우를 노린 것이라고 하지만, 대법원은 여전히 ‘전관예우’는 없다는 입장이다. 최근 김명수 대법원장이 ‘전관예우’의 존재를 인정했다고는 하지만, 다른 법관들도 김명수 대법원장과 같은 생각일지는 의문이다.

 

필자는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 재직 시절인 2013년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전관예우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었다. 총 761명의 변호사가 설문에 참여했는데,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존재한다’는 응답이 90.7%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소위 전관 변호사라고 불리는 법원·검찰 출신 변호사들조차도 104명 중 67.3%에 해당하는 70명이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응답했다. 전관 출신 변호사도 전관예우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그동안 ‘전관예우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심지어 어느 고위 법관은 필자에게 “언론이 자꾸 ‘전관예우가 있다’고 보도를 하니까 국민들이 정말 전관예우가 있는 줄 알고 더 전관 출신 변호사를 찾는다. 언론이 전관예우를 홍보해 주고 있다.”는 황당한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었다.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개업을 금지하는 법률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적으로야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개업을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런데도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개업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국민의 비판을 받는 것은, 그동안 대부분의 대법관 출신 변호사들이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기보다는 대기업과 가진 자들의 편에 서서 경제적 이익을 추구해 왔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변호사가 되어 대기업에 맞서 소비자의 이익을 수호하고, 국선변호사로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변론을 해왔다면, 그 어느 국민이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 개업을 반대하겠는가? 

 

과거 필자가 근무하던 법무법인에는 대법관 출신인 김상원 변호사님이 계셨다. 그 분은 대법관을 마치고 바로 변호사 개업을 하는 것이 그다지 문제가 안 되던 시절에도 ‘전관예우’라는 말을 듣기가 싫어서 대법관을 마치자마자 미국으로 가버리셨다. 1년 후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변호사인 두 아들과 함께 대기업을 상대로 소액주주들의 권리를 지키는 소송에 이름을 올리셨다. 대법관들이 퇴임 후 김상원 변호사님처럼만 활동을 해 왔다면, 국민들은 오히려 전직 대법관들의 변호사 개업을 환영할 것이다. 

 

새로운 대법원장이 취임하면서 대법원의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고 한다. 지나친 기대일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대법관 출신 변호사가 대형로펌에 들어가 재벌과 가진 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를 위해 힘쓰는 모습을 보고 싶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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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8-03-21 17:20:05 최종수정 2018-03-22 09: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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