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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프차 한대가 북한군의 마지막 초소를 지나자  마자 헤드라이트를 켜고 달린다.대낮인데도 불을 완전히 켠 것은 SOS를 보내는듯 다급함이 느껴진다.<72시간 다리>를 건너 전속력으로 향하는 곳은 판문점,공동경비구역의 군사분계선을 넘기직전 차 바퀴가 구덩이에 빠지자 한 병사가 차문을 박차고 나온다.필사의 탈출이 시작된다.네명의 북한병사들이 조준자세로 총격을 가하며 추격전을 벌인다.총상을 입은 병사는 남측으로 넘어와 완전히 쓰러진다.우리측 군인두명이 낮은포복으로 귀순병사를 끌어온다.-영화보다 더 긴박하고 극적인 지난 13일의 탈출장면이 유엔사에 의해 영상으로 공개됬다.

 

세계유일의 분단국 대한민국에만 있는 JSA(Joint Security Area)라는 공동경비구역에서 벌어진 탈출극은 한반도 정세와 남북의 현실 그리고 그 속내까지를 충격적으로 보여준다.충성도 높고 최고의 엘리트 병사들로 엄선해 배치했다는 JSA에서 조차 탈북자가 나온다면 이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북한 김정은의 공포정치가 끝단에 와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리라.탈출하는 동료의 등뒤로 40여발의 조준사격을 퍼붓는 것또한 너를 죽이지 않으면 우리모두가 죽는다는 공포의 그림자를 느끼게 한다.이 사건에 대해 북한당국은 아직 한마디 언급이 없다.다만 이 사건이후 공동경비구역의 북한병사가 전원교체됬다는 소식이 전해져 대대적인 군부내 숙청작업이 진행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건은 예전같으면 우리 자유대한민국 에게는 대단한 선전거리 였을게다.그러나 지금은 이른바 남남갈등,사회내부를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중증외상의학의 최고봉인 아주대 이국종 교수가 사경을 헤메는 귀순병사를 살려냈다.분명 대한민국 의술의 우월성을 보여준 개가다.국민들이 헌혈한 만2천CC의 피가 그의 몸을 돌아 숨을 쉬게 했다는 이 교수의 설명은 우리모두가 그의 생명을 구했다는 자부심 마져 준다.그런데 북한 병사의 뱃속에서 수십마리의 회충이 나왔다는 발표가  논란을 키웠다.6,70년대 회충약을 나눠주고 죽은 기생충을 담아오라는 학창시절의 숙제가 아련한 추억거리로 남아있는데 북한의 시계는 도대체 어디에 머물고 있다는건가? 북한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는 이 의료기록의 공개를 놓고 환자에 대한 인권침해,북한주민들에 대한 인격테러라는 비판이 제기됬다. 진보정치권에서 나온 이 지적에 이국종 교수는 국민의 알 권리 차원을 주장했고 여론이 이에 손을 들어주면서 논란은 잠잠해졌지만 이번 탈출사건에 불편해 하는 우리사회의 단면과 속내가 그대로 들어났다.우리 내부를 가르는 이념의 프레임은 어김없이 이번 사건도 비껴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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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편에서 우리군의 대응에 대한 논란이 보수진영에서  나왔다.북한 추격조가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영토를 침범했고 소지가 금지된 AK소총으로 우리측 방향으로 총격을 가해 정전협정을 위반했음에도 경고사격 조차 안한것이 교전수칙에 맞는 것이냐,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온것이다.특전사 출신의 문재인 대통령까지 비조준 경고사격 정도는 하는것이 평균적인 국민들이 이해하는 수준 아니냐는 문제제기를 했지만 일회성 발언에 그쳤다.우리측 대응은 교전수칙에 맞는 것이며 이를 바꾸는 것은 유엔사 권한이고 대통령의 발언은 국민갑정을 이해한다는 차원이라는 청와대의 해명이 나왔다.경고사격을 해서 정말 남북간 교전사태라도 일어났다면 엄청난 후폭풍을 일으켰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유엔사의 발표대로 우리측 대응은 옳은것일지도 모르나 분명한 정전협정위반에 너무나 소극적이었고 결국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앞섰다는 지적은 피할 수가 없을것이다. 

 

이번 사건은 한반도 정세로 봐서도 가장 민감한 시점에 일어났다.북한이 미국에 의해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된 터에 불속에 기름을 붓듯 김정은의 분노를 정점에 이르게 했을것이다. 우리정부로서도 미국의 조치에 환영한다는 원칙적 입장을 냈지만 내심 인도적 지원등으로 내년2월 평창올림픽에 북한의 참여를 유도해  평화올림픽으로 승화시키고 남북대화의 결정적 모멘텀을 잡겟다는 전략에도 장애요인이 만들어진 셈이다.김정은이 어떻게 나올까를 세계가 주목했다.결국 미사일 도발로 응답했다.최고수준의 압박에 최고수준의 미사일로 맞서는 강대강을 선택했다.지난 9월 화성 12형 중거리 탄도탄 발사시험이후 두달째 침묵해 오던 김정은이 지금까지 가장 완성도가 높은 대륙간탄도탄(ICBM) 발사시험으로 대응한 것이다.고도 4500키로미터 비행거리 960키로미터,정각으로 발사할 경우 만3천키로미터의 사거리로 워싱턴등 미국전역에 도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했다.북한방송은 김정은이 정치적결단과 전략적 판단으로 화성15형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판문점 귀순사건으로 흔들릴수 잇는 북한 내부를 추스리고 테러지원국 지정 압박에 굴하지 않겠다는 결기를 미국에 내 보이고 시진핑 특사까지 보내 미북간 조정역할을 하려던 중국에 대해서도 자세를 확실히 하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한반도가 시계 제로의 정국으로 들어서고 있다.가장 난감해진것은 우리정부일 것이다.8백만달러의 인도적 지원계획까지 세워놓고 시기를 저울질해왔지만 타이밍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더우기 미사일시험뒤에 핵실험이라는 종래의 도발패턴을 북한이 이어간다면 평창올림픽에 미칠 여파는 물론 정말 불길한 상황까지를 걱정하지 않을수 없다.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북한은 우리가 처리(take care)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이 무엇을 상정하고 있는지 우려스럽다. 

 

한반도가 위기상황에 몰릴수록 해결의 접점을 찾아왔던 곳은 그래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JSA였다.남북간 대화와 만남의 장소였고 한국전쟁 유해 교환과 인도적 교류의 현장이었다.정주영 회장의 소떼 천마리가 지나간 통로이기도 했다.JSA는 같은 이름의 영화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추억으로 기억돼 있다.그 주제와 접근방식에서 대한민국 영화의 새 지평을 연 공동경비구역은 ‘공동’이란 의미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는 남북한 병사간의 ‘우정’까지를 보여준 파격적인 상황을 그려냈다.그러나 끝내 울려퍼진 총성은 파국을 가져오고 우리는 적일 수밖에 없다는 결말이 운명적이고 안타까운 분단의 현실을 일깨워 준다.이 영화처럼  민족과 적사이라는 경계를 넘어보려는 시도가 간단없이 시도됐다.남북관계의 역사가 집약된 현장,지금은 북한에 의해 정전협정 무효화가 선언되고 직통라인마져 폐쇄됐지만 하루빨리 복원을 바라는 복원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은 간절하다.

 

판문점에서 그리고 병원에서 두 차례의 사선을 넘은 귀순병사가 깨어났다고 한다.소녀시대 노래를 듣고 헐리우드 영화를 청해보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한다.자유를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지 모른다.자신을 구해준 대한민국과 국민들앞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을것이다.그가 기자회견에 나올지,나와서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정부는 또 어떤 입장을 보일지 궁금하다.무엇보다 그가 그가 목숨을 걸고 찾아온나라,앞으로 살아나갈 대한민국이 어떤 나라로 비칠지 궁금하다. <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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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1-30 08:25:46 최종수정 2017-11-30 08:2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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