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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저임금 미만율은 얼마나 높은가?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미만율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어, 노동연구원 월간 노동리뷰 2016년 7월호(“최저임금 미만 근로자의 실태”)에 따르면 2014년 경제활동인구조사(경활) 기준 11.5%라고 되어 있다. 최저임금 미만 지급은 최저임금법 위반이므로 미만율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법준수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통계지표이다. 그런데 경활의 미만율 지표가 정확하지 않고 많은 연구자, 심지어 정부마저 정확한 통계를 제시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경활에서 시급제 근로자의 경우 따로 분류되어 있는데 이들 시급제 근로자를 제외하면 미만율이 9.9%로 떨어진다. 시급제 근로자를 제외하면 미만율이 떨어진다는 것은 이들의 미만율이 높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급제 근로자의 경우 시급 정보가 존재하고 이를 이용하여 이들의 미만율을 계산하면 6.1%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문제는 경활에서 시간당 임금률을 구하는 방식에 있다. 시급제 근로자의 시급을 다른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3개월 평균 월급여”와 “지난 주 근로시간”으로 계산하면 미만율이 무려 38.6%로 계산된다. 시급제 근로자의 경우 근로일수가 적을 가능성이 높은데, 이를 무시한 채 급여는 3개월 평균 월급여로 잡고 근로시간은 지난 주 근로시간만큼 계속 일했을 것이라고 가정하였기 때문에 미만율이 높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경활의 임금근로자를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나누면, 정규직의 미만율은 2.3%로 낮은 반면, 비정규직의 경우 27.2%로 높게 계산된다. 비정규직의 높은 미만율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첫째,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최저임금 준수율이 낮다. 첫 번째 이유가 맞다면 비정규직에 대한 법적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 둘째, 비정규직의 경우 앞서 시급제 근로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근로일수와 시간이 불규칙하여 3개월 평균 월급여와 지난 주 근로시간으로 계산할 경우 시급이 낮게 추정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비정규직 중 최저임금 이상을 받는 경우 지난 주 35시간 미만을 근무했을 경우가 18.7%인 반면 최저임금 미만의 경우 단시간 근로자의 비중이 30.7%이다. 셋째, 경활의 경우 임금과 근로시간이 자기기입식으로 측정오차가 상당히 크다. 정규직에 비해 근무시간이나 임금이 불규칙적인 비정규직의 경우 측정오차가 더 클 것이다. 측정오차가 커지면 최저임금 근처에서 시급의 분산이 커져서 미만율이 높게 계산될 것이다. 

 

한편 임금장부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의 경우 2014년 미만율이 3.2%로 계산된다. 특수형태고용과 재택근로자를 포함해도 미만율은 3.6%이다. 경활과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의 차이는 경활의 측정오차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가구조사와 사업체조사라는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가구조사에서는 무등록사업체 종사자가 통계로 잡히지만 사업체조사에서는 그렇지 않다.

 

정확한 미만율을 추정하기 위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 

  

2. 최저임금은 고용을 줄이는가?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어떤 효과를 줄 것인지, 그리고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인지는 노동경제학의 중요한 연구 질문 중 하나이다. 따라서 그동안 수많은 나라의 데이터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많은 연구 결과가 축적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효과를 살펴본 연구들도 여러 편 존재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최저임금이 전국, 전근로자에 단일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와 연도 효과(주로 경기변동 등 수요곡선을 이동시키는 거시적 요인)를 구별하기 어렵다. 우리나라의 많은 선행연구들은 이러한 구별을 하지 않았다. 어떤 연구는 연도 효과를 무시하였고 어떤 연구는 추세에 특정한 함수적 제약을 가해서 문제를 회피하였다. 또 어떤 연구는 지역별 중위임금 대비 최저임금을 최저임금 지표로 사용하여 지역간 변화를 이용하였는데 이러한 경우 최저임금 효과는 연도 효과로 모두 흡수되는데도 지역별 중위임금의 차이 혹은 시간상 변화의 효과를 최저임금의 효과인 것으로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였다.  

 

몇 편의 선행연구들은 위의 한계를 다양한 방법으로 극복하고자 노력을 하였다. 이들 중 최저임금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시기의 데이터를 사용한 연구들은 대개 최저임금의 부정적인 고용효과가 없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예를 들어, Baek and Park(2016)은 최저임금 도입 때 최저임금이 제조업 10인 이상 사업체에만 적용되었다는 점을 이용하여 최저임금 도입의 효과를 추정하였는데 1988년 최저임금의 도입 이후 총노동비용, 일인당 임금은 유의하게 상승하였지만 사업체당 근로자 수는 변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병희(2008)는 최저임금 이상을 받고 있는 근로자들을 비교집단으로 삼아 2004년과 2005년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효과를 이중차분법으로 추정하였는데 역시 고용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좀 더 최근의 데이터를 사용한 연구들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정적 고용효과가 있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강승복·박철성(2015)은 경활자료를 사용하여 시계열 분석을 통해 부정적 고용효과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최저임금 문헌에 두 가지 큰 기여를 하였다. 첫째, 그동안 선행연구에서 외생변수로 취급되었던 최저임금지표(Kaitz index)가 내생변수이라는 점을 밝혔다. 둘째, 최저임금의 고용효과가 시간에 따라 누적 확대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이정민·황승진(2016)은 2006~2014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이들은 앞서 지적했던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와 연도별 효과를 따로 식별할 수 없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최저임금 인상률은 전근로자에게 단일하지만 근로자 집단별로 임금분포에 따라 실제적인 영향력은 다르다는 점에 착안하여 최저임금 인상의 인과적 효과를 추정하고자 하였다. 추정 결과 실질 최저임금이 10% 인상되면 주당 44시간 기준 일자리가 약 1.4% 정도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용효과는 여성, 고졸 이하, 청년층과 고령층, 근속기간이 짧은 근로자, 소규모 사업체에서 더 크게 추정되었다. 이러한 근로자 집단에 최저임금 근로자가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고용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은 당연하다.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고용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해야 할 연구가 많이 남아있다. 최저임금 인상이 부정적 고용효과를 보인다면 이러한 효과가 사업체의 진입, 퇴출에서 나타나는지 혹은 신규고용, 해고의 형태로 나타나는지 아니면 생산기술이나 생산조직, 인력운용 방식을 바꿔 근로시간을 조정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3. 최저임금은 소득분배를 개선시키는가?

 

우리나라의 가구소득 불평등(household income inequality)은 1990년대 초반 이후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2000년대 후반 이후 증가 추세가 다소 멈추었지만 불평등이 높은 수준이고 중요한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태이다. 최저임금은 시간당 임금의 하한선을 설정하는 것이니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을 높여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수단으로 최저임금이 주목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최저임금으로 소득불평등을 개선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회의적이다. 첫째, 최저임금은 근로자 개인의 임금의 하한선이다. 그러나 실제 생계의 단위는 개인이라기 보다는 가구이므로 사회후생적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중요한 소득분포는 가구의 소득분포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근로자가 소득상위의 가구에도 속해 있다면 최저임금 인상을 통해 가구의 소득불평등을 완화하는 효과는 그만큼 반감될 것이다. 실제로 경활이나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근로자의 50% 정도가 가구의 근로소득 기준 3분위 이상에 속해 있다(유경준, 2013; 윤희숙, 2016). 

 

둘째, 최저임금은 시간당 임금의 하한선이므로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향을 받는 근로자의 근로시간이 줄어드는 경우 이들의 임금 총액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황승진·이정민, 2017). 최저임금 인상으로 해고가 되거나 일자리 창출이 되지 않는 경우 근로시간이 0이 되는 것이므로 부정적 고용효과 역시 최저임금의 불평등 완화효과를 반감시키는 역할을 한다. 극단적으로 만약 최저임금 미만의 근로자가 모두 일자리를 잃게 될 경우에도 시간당 임금의 분포에서 불평등은 마치 개선된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시간당 소득분포가 어떻게 변하였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노동시장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 자체만으로는 최저임금이 소득불평등 완화에 얼마나 기여를 하였는지를 알 수 없다. 

 

셋째, 최저임금 인상분을 부담하는 주체는 반드시 고소득자는 아니며 최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용자(주로 영세사업체)와 최저임금 근로자가 취업해 있는 사업체의 재화와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이다. 후자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이 가격 상승으로 얼마나 전이(price pass-through)되는가에 달려있는데 소비자가 반드시 고소득층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소득재분배 효과가 그만큼 반감될 것이다.

 

 

* 이 글은 저자가 2017년 10월 11일 국민경제자문회의 간담회에서 발표했던 토론문을 약간 수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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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10-24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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