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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러시아 게이트 특검』, 트럼프 일가를 정조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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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8월10일 18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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뮐러 특검, ‘대배심’ 구성,

‘러시아 게이트’ 조사 ‘새로운 단계’로 확대


트럼프 취임 후 6개월, 

핵심 측근 5명이 떠나, 혼란은 지속될 전망

 

지난 해 수많은 억측과 엄청난 역경을 무릅쓰고 세계 최강국 미국의 제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금년 2월 정식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겨우 6개월 남짓 짧은 기간 동안에도 숱한 감회를 느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특이한 개성을 표출하는 개인의 일상 행동거지와 대통령직 수행 행태는 미국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비상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그는 때로는 특유의 호언 장담하는 기질을 충분히 발휘하여 자신은 1920년대 대공황을 극복한 루즈벨트 대통령을 제외하면 역사상 가장 훌륭한 업적을 쌓고 있는 대통령일 것이라고 자화자찬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심 한 구석에는 속절없이 쌓여만 가는 깊은 수심(愁心)을 애써 감추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게 보면, 그가 지금 속으로 가장 바라는 것은 어쩌면 훌륭한 정치적 업적을 이루는 것보다도 우선 당장 자신을 점차 옥죄어 오는 ‘러시아 게이트’라는 질곡(桎梏)에서 한시 바삐 벗어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작금의 돌아가는 사정을 살펴보면 그게 그렇게 쉽지 만은 않을 것이라는 느낌이다. 오히려, 트럼프 정권의 운명을 노리는 ‘러시아 게이트’의 암운은 날이 갈수록 머리 위로 다가오고 있다. 그리고, 이에 겹쳐서 백악관 내부 혼란은 점차 그 도를 더해가는 형국이다. 

가장 최근에 불거진 백악관 내부의 혼란은 당초 월가(街)의 한 헤지 펀드 창업자인 스카라무치(Anthony Scaramucci)씨를 백악관 참모로 들여올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불과 열흘 전에 그를 백악관 홍보국장이라는 중책에 기용한 것이 기폭제가 되어 트럼프의 고위 참모들이 줄줄이 백악관을 떠난 것이다. 지금 트럼프 백악관을 향하고 있는 ‘러시아 게이트’ 조사의 진행 상황과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자중지란(自中之亂) 상황을 전하는 최근 보도들을 종합하여 정리한다. 

 

■ 트럼프, 임명된 지 겨우 열흘 된 홍보담당 참모를 전격 해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31일, 자신이 바로 열흘 전에 임명했던 스카라무치(Anthony Scaramucci) 홍보국장(Communications Director)을 해임했다. 美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비서실장에 취임한 켈리(John Kelly) 전 국토안전보장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임을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느 정권이고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다른 무엇보다도 대외 홍보 업무를 가장 중요한 업무의 하나로 삼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는, 이제 막 정권이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대외 홍보 전략을 담당하는 요직을 맡겼던 인사를 사상 두 번째 단명 기록을 남기면서 임명한 지 불과 10일 만에 해임한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당연히 백악관 내부는 극도의 혼란에 빠져 있다. 백악관 샌더스(Sarah Huckabee Sanders) 대변인은 31일, 스카라무치 홍보국장은 새로 취임한 “켈리 비서실장으로 하여금 백지 상태에서 자신 나름대로의 백악관 보좌 팀을 꾸릴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해 스스로 자리를 물러났다” 고 발표하고 있으나, 실은, 이날 아침 켈리 비서실장이 취임하자 마자 스카라무치 씨에게 해임이 통보된 것이다. 

스카라무치씨는 뉴욕에서 헤지 펀드 창업자 출신으로 정치에는 거의 문외한이나 다름없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와 인연으로 당초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백악관 홍보 업무 총책이라는 중책에 임명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개인적인 특성도 아주 독특해서 동료 참모들에게 방송 금지 언어 수준의 욕설을 퍼붓기 일쑤였다고 전해지고 있다. 급기야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프리버스 (Reince Priebus) 전 비서실장을 험악하고 모독(冒瀆)적인 언사로 공격하기도 했다. 

 

■ 백악관 측근 그룹 간의 암투(暗鬪)가 혼란의 근원  

지금 백악관 내부에는 겨우 몇 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불화(不和)의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새 나오고 있다. 특히, 지금 트럼프 정권의 최대 뇌관으로 점차 드러나고 있는 ‘러시아 게이트’ 와 관련해서 장남 트럼프 2세를 비롯한 사위 쿠쉬너, 딸 이방카 등을 포함한 친족 서클과 다른 참모진들 간에 책임을 둘러싸고 모종의 암투가 벌어지고 있다는 조짐이 서서히 풍겨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백악관 내부의 심각한 불화의 발단은 ‘러시아 게이트’에 대한 뮐러(Mueller) 특별검사의 수사가 진행됨에 따라서 백악관 참모들 간에 책임 부담을 둘러싸고 때로는 특정인을 엄호하기도 하고 때로는 외부로 정보를 흘리기도 한다며 상호 의심하기 시작한 데서 기인하는 바가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상호 불신에서 연유한 분란의 대표적인 것이 직전에 해임된 스카라무치 홍보국장과 이미 물러난 프리버스 비서실장과의 분쟁이다. 스카라무치 자신도 이러한 백악관 내의 지극히 이례적인 대결을 마치 ‘카인과 아벨’ 형제 간의 대립 관계로 비유하기도 했다. 어쨌건, 이제 지난 주에 프리버스 비서실장 및 스파이서 대변인이 사임한 이후 백악관 고위 참모 중 세번째로 스카라무치 국장이 백악관을 떠나는 셈이다. 혹자는 이번 스카라무치 홍보국장의 해임으로 촉발되어 백악관 고위 참모들에 대한 더 이상의 재편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하기도 한다. 

NYT 보도에 따르면, 당초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스카라무치를 백악관 홍보국장에 임명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 및 사위 쿠쉬너가, 퇴임한 프리버스 전 비서실장 및 그의 백악관 내 일파를 몰아내기 위한 방도로 강력하게 밀었다는 것이다. 그들의 이러한 정적들을 몰아내기 위한 술책은 일단 성공한 셈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신임 켈리 비서실장이 스카라무치 홍보국장을 해임하도록 조치한 것은 그가 백악관 내 자신의 권한을 확립하고, 동시에 쿠쉬너, 이방카 그리고 배넌(Bannon)씨 등을 포함한 백악관 내 몇 명의 거물들로 하여금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의 일환으로 보인다. 그리고, 켈리 비서실장은 ‘일단’ 그러한 시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받은 것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인다. 

 

■ 강골의 켈리 비서실장 임명으로 ‘규율’ 확립 노려?

최근 英 Financial Times는 새로 임명된 켈리(John Kelly) 비서실장이 취임하자 마자 백악관의 규율을 확립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그는 종전의 무질서했던 백악관에 권위를 세우려 시도하고 있고, 이를 위해 우선 자신에게 권력이 집중되도록 하는 조치를 내리고 있다. 이를 위해 백악관 내 모든 권력 포스트들은 자신에게 직접 보고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그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백악관에는 혼란이 없었다. 오늘은 백악관의 위대한 날!” 이라고 적었다. 

백악관 샌더스(Sarah Huckabee Sanders) 대변인도, 향후 트럼프의 딸 이방카 및 사위 쿠쉬너를 포함하여 모든 행정부 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켈리 실장을 거쳐야 한다고 발표했다. 동 대변인은 “켈리 장군은 백악관 내에서 ‘전적인 권한(full authority)’을 가지며, 모든 관료들은 직접 그에게 보고해야 한다” 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 비서실장 프리버스를 경질하고 해병대 4성 장군 출신 켈리 실장을 임명하면서 백악관 내 질서를 확립하도록 한 것은, 전임 프리버스 실장이 백악관 내에서 암투를 벌이고 있는 파벌 간에 규율을 잡는 데 실패해서, 자신이 추진하는 정책 수행에 장애가 되어 왔다는 명분이었다.  

켈리 비서실장은 취임하고나서 곧 바로 열린 참모회의에서 자신의 보좌관들에게 그의 전임자 시절에는 없었던 ‘새로운 질서 감각 및 행동 규율(new sense of order and operational discipline)’ 을 시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해임된 스카라무치 홍보국장은 비서실장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에 직접 보고하기를 일삼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가 백악관 내의 다른 직위를 맡아서 머물러 있을 것인지 아니면 완전히 백악관을 떠날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 

많은 백악관 고위 관료들은 켈리 비서실장이 혼란에 빠진 트럼프 행정부가 질서를 되찾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제는 고위 관리들이 아무런 사전 허가 없이 트럼프 대통령 집무실을 자유롭게 드나들면서 그들의 경쟁 세력들에 대해 모종의 작업을 하는 것이 끝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백악관 내부 분쟁이 가라앉을지는 ‘회의(懷疑)적’ 시각이 많아

비록, 많은 사람들이 켈리 비서실장 임명으로 백악관이 질서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켈리 비서실장이 다양한 개성을 가진 인사들로 구성된 백악관을 통제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유명 싱크탱크 외교관계협회(Council of Foreign Relations) 선임 연구원 부트(Max Boot)씨는 켈리 비서실장 임명에 대해 “좋은 첫 걸음” 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전직 장성 출신이 백악관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견해를 표명한다. 

그는 “켈리 비서실장은 분명한 권한 계통을 확립하려고 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하려는 사람들을 통제하려 할 것이고, 모든 사안들이 자기를 통해서 흘러가기를 원할 것이다. 그리고, 트럼프도 이론적으로는 그런 노력을 이해할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런 노력은 트럼프에게는 그의 전 생애를 통해 그가 거부해 온 것들에 대해 일거에 재편을 요구하는 것이 될 것이다” 고 강조한다. 

그는, 문제는 스카라무치(Scaramucci)나, 쿠쉬너(Jared Kushner)나, 이방카가 이니고, 사실 트럼프 자신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는 “켈리 비서실장이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을 해지해 버릴 수 있게 되지 않는 한, 그가 트럼프가 나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제어할 수 있을지는 알 수가 없다” 고 주장한다. 

 

■ 이제 외국 정상들과 통화한 대화록마저 누출되는 상황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 스카라무치 홍보국장을 해임하면서까지 켈리 비서실장을 임명하여 백악관 내부 기강을 바로잡으려고 시도하고 있으나, 돌아가는 사정은 오히려 점차 심각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Washington Post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 멕시코 페냐 니에토(Pena Nieto) 대통령과 호주 턴벌(Malcolm Turnbull) 총리와 나눈 통화 내용을 보도하여 일파만파의 엄청난 파문이 일고 있다. 

그간 간간히 언론을 통해 단편적으로 보도되기는 했으나, 워싱턴 포스트가 오늘 보도한 내용을 보면, 외국 정상들에게 행한 언사라고 하기에는 도저히 부적절한 표현과 형식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멕시코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국경 장벽 설치 비용 부담을 놓고 거의 막말 수준의 설전을 벌인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에 더해 호주 턴벌(Malcom Turnbull) 총리와 통화에서는, 미국이 호주가 수용 중인 난민들을 받아들이겠다고 한 전임 오바마 대통령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런 약속은 바보 같은 짓이다. 이 통화는 가장 불쾌한(most unpleasant) 것이다. 푸틴과의 통화가 더 즐겁다. 이것은 웃기는(ridiculous) 것이다” 고 말하는 수준이다. 

이를 보도한 워싱턴 포스트는 통화 내역의 입수 경위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백악관 고위 내부자가 아니면 접근할 수 없는 이러한 문서들이 여전히 외부로 흘러나오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상황임에 틀림없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정권을 흠집 내려는 이러한 내부 문건 유출 상황은 트럼프 정권 내에 아직도 내부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한편, NYT 보도에 의하면, 최근 세션스(Jeff Sessions) 법무장관은, 트럼프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공식, 비공식 기밀 문건이 승인되지 않고 외부로 유출되는 행위에 대한 조사 건수가 이전 정권에 비해 3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세션스 장관은 FBI 내에 이러한 문건 유출에 대응하는 특별 팀이 설치 되었으며, 불법 기밀 문서 유출에는 형사 책임을 묻는 등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세션스 장관은 이러한 문건 유출 행위가 국정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세션스 법무장관이 문건 유출에 대한 대응에 소극적이라고 비난한 적이 있다.

 

■ 뮐러 특검의 칼끝은 트럼프 주변을 향해 겨냥해 오고

최근 WSJ는, ‘러시아 게이트’를 조사 중인 뮐러(Robert Mueller) 특별검사는 은밀히 워싱턴 ‘대배심(Grand Jury)’을 구성했다고 보도했다. WSJ은 동 대배심은 이미 수주일 전부터 활동을 시작했고, 이는 뮐러 특검이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새로운 단계로 ‘본격적으로 확대하는(ramping up)’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뮐러 특검의 조사 대상은 지난 해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의 장남을 위시한 선거 캠프 내 핵심 측근 인사들이 불법하게 러시아 측 요원들과 ‘접촉(혹은 공모)’했다는 것이다.  

(* 참고; 대배심(大陪審; Grand Jury); 12~23 명의 민간 배심원(juror)들로 구성되며, 형사 범죄 수사와 관련하여 강력한 권한을 가진다. 검사들에게 증거 확보를 위해 영장(subpoena)을 발부할 수 있고, 관련 증인들을 소환하여 ‘선서 하에(under oath)’ 증언하도록 할 수 있고, 증거를 검토하여 기소(indictment)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권한을 가진다. 대배심은 심리를 비공개로 진행하며, 의사 결정은 반드시 만장일치가 아니어도 된다.)

지난 5월 뮐러 특별검사가 임명되기 전에도 이미 연방검찰이 플린(Michael Flynn)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수사하기 위해 버지니아 대배심을 구성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새로이 워싱턴 대배심을 구성한 것은, 뮐러 특검이 ‘보다 장기적으로, 보다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할 것임을 예시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뮐러 특별검사가 앞으로 “플린(Flynn) 전 국가안보보좌관을 훨씬 넘어서 의욕적으로 조사를 확대할 의도를 가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한 또 다른 중대한 움직임으로, 뉴욕의 유명 법무법인 Davis Polk & Wardwell LLP의 최고 파트너이자 전직 법무부 고위 관리인 안드레스(Greg Andres)변호사가 뮐러 특검 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베테랑 연방 검사 출신인 제노(Thomas Zeno)씨는 “안드레스 변호사와 같은 명성이 높은 거물 법률가가 ‘러시아 게이트’ 특검 팀에 합류한 것은 이 사안이 얼마나 심각하다는 것과 함께 조사가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시사하는 것” 이라고 판단한다. 

뮐러 특검의 활동과 관련하여, 의회 민주당(Chris Coons, Cory Booker 상원의원) 및 공화당(Thom Tillis, Lindsey Graham 상원의원) 의원들은 공동 명의로 뮐러 특별검사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쉽게 해임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두 개의 법률안을 제출했다. 동 법률안에는 뮐러 특검은 만일,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을 해임하려고 하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 이 경우에는 3명의 판사들로 구성된 패널이 14일 이내에 해임의 타당성 여부를 판단하도록 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오늘 美 CNN, 日 NHK 등은 수 주일 전에 비밀리에 활동을 개시한 뮐러 특별검사 대배심이 이미 트럼프 대통령 장남(Donald Trump Jr.)에 대한 ‘소환장(subpoena)’을 발부했다고 일제히 긴급 뉴스로 전하고 있다. 바야흐로, 뮐러 특검의 수사의 칼날이 트럼프 일가를 향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는 것이다. 

 

■ 민주당 일부, “펜스 부통령, 대통령 취임을 준비하고 있어” 군불 

작년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와 치열한 싸움을 벌였던 민주당 인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능성을 거론한지는 이미 오래다. 그리고, 일부 민주당 인사들은 그러한 탄핵을 전제로 하여 펜스(Mike Pence) 부통령이 이미 트럼프의 탄핵에 대비하여 대통령에 취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 워터스(Maxine Waters)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펜스 부통령은 어디에선가 취임식을 준비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전 비서실장) 프리버스와 (전 대변인) 스파이서 두 사람이 정권 이양을 주도할 것이다” 고 언급하며 최근 백악관 고위직에서 사임한 두 인사를 거명하고 있다. 워터스 의원은 종전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오고 있고, 미국 대통령에 대해 ‘추잡한 성적 행동을 했다’는 주장이 ‘절대적으로 사실’이라는 주장을 처음으로 펼치기도 했다. 

지난 7월에는 민주당 그린(Al Green) 및 셔먼(Brad Sherman) 상원의원은 ‘러시아 게이트’를 수사하는 코미(James Comey) FBI 국장을 해임함으로써 사법 절차를 방해(Obstruction of Justice)했다는 사유로 이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민주당 내에서 조차 탄핵 절차 진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어서 가까운 시일 내에 진행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 공약 1 호 정책 과제인 건강보험제도 ‘오바마케어(Obamacare)’의 전면 개편을 위한 법안이 공화당 의원들의 소극적 태도로 의회에서 무산되자, 정치적으로 커다란 타격을 입은 상황이다. 만일, 이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간에 건널 수 없을 만큼 간극(間隙)이 벌어지고 상호 간에 반목(反目)이 심화되는 경우에는 워싱턴의 정치 사정은 얼마든지 급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야말로 ‘태풍 전야의 고요’ 와 같은 형국이다. 

 

■ 트럼프의 리더십은 당분간 혼미(昏迷)를 이어갈 전망 

트럼프 정권이 지난 2월 발족되었으나, 그 후 불과 6개월 남짓 동안에 플린 전 대통령 국가안보 보좌관,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스파이서 대변인, 프리버스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이 줄지어 사임했다. 이렇게 정권 초기에 많은 고위 참모들이 교체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게다가,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담당할 뮐러 특검을 임명한 법무부의 세션스(Jeff Sessions) 장관은 자신도 이와 관련하여 의혹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스스로 ‘러시아 게이트’ 수사와 관련하여 업무 배제한 상태다. 이것도 트럼프 대통령의 커다란 불만을 사고 있다. 세션스 장관은 자진해서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하고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끊임없이 사임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트럼프는 심지어 ‘그가 (‘러시아 게이트’에 대해) 그렇게 (소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법무장관에 임명하지 않았을 것’ 이라며 뒤늦게 볼멘 소리마저 하는 지경이다.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월요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각료들에게 100% 신임을 가지고 있다” 고 선언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의 세션스 장관에 대한 공격이 종료되었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셈이다. 

세상 만사가 다 그런 것처럼, 내부에 불화가 생기는 집안에는 외부로부터 오는 불운이 겹치기도 하고, 불운이 찾아온 집안에는 내부 불화가 생겨나기도 하는 법이다. 트럼프 정권 초반에 원죄(原罪)처럼 불거진 ‘러시아 게이트’, 이는 분명히 트럼프 정권 내부에서 보면 자신들이 손을 쓸 수 없는 외우(外憂)임에 틀림없다. 거기에, 자신의 친자식들을 백악관 권부 요직의 참모로 임명하는 등, 해괴한 정권 운영을 시도하고 있는 트럼프 정권 내부에서 불거지고 있는 권력 쟁투(爭鬪) 혹은 내분(內紛)은 분명 자신들이 만들어 내는 내환(內患)임에도 틀림이 없다. 

또한, 이러한 국가 최고 정치 지도자를 둘러싼 상황 전개는, 시야를 좀 더 넓혀서 보면 미국이라는 나라의 내환(內患)이고 다른 주변 국가들과 대결하는 국제 관계 구도에서는 하나의 외우(外憂)에 해당하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국가 운영에 막대한 차질과 해악을 미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이런 상황은 북한의 김정은도 보고 있고, 중국 시진핑도 당연히 예의 주시하고 있을 터이고, 러시아 푸틴도 이를 바라보며 어쩌면 속으로 회심(會心)의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러한 질곡(桎梏)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트럼프의 곤경을 우리가 당면한 상황에 대입해 보면, 이 나라들의 중간에 끼어 국가 안위(安危)의 중대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하는 우리들은 과연 어떤 감회(感懷)를 가져야 할 것인가? 참으로 답답하고 위중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느낌이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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