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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세법개정안의 윤곽이 드러났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후 첫 번째 세법개정은 새 정부의 조세정책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어 세간의 관심이 지대하다. 문재인정부가 지향하는 경제정책의 최상위목표는 ‘사람중심경제’다. 그러므로 2017년 세법개정안의 성격을 이해하려면 ‘사람중심경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에서 처음 등장한 ‘사람중심경제’는 헌법 제10조, 제32조, 제34조, 제119조에 기초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헌법조문을 찾아가 보더라도 개념의 이해가 쉽지 않다. ‘사람중심경제’를 처음 언급한 올해 4월의 발표내용은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그간의 경제정책이 기업에게 사회적 지원을 몰아주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사람에게 투자해 국가의 경쟁력을 살리는 사람중심의 경제성장구조로 바꾸겠다”는 말이 그것이다. 즉, 사람중심경제는 정부가 지원하는 우선순위가 기업 또는 물적 자산이 아니고 사람이라는 의미이므로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교육, 보육, 요양, 안전, 환경과 같은 분야는 소득수준에 의한 차별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가 과감히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을(乙)의 지위에 있는 저소득층, 중소기업의 배려를 통하여 소득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사람중심경제’의 경제정책 방향은 새 정부의 향후 5년간 그 방향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2017년 세법개정안에는 어떻게 반영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려고 한다. 2017년 세법 개정안의 구체적 내용 중 근로·자녀 장려금 지급확대, 월세세액공제율 인상, 의료비 세액공제 대상 확대, 보편적 아동수당과 자녀 지원세제 최대한 중복 적용, 영세 음식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의제매입세액공제율 확대 등은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인간다운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교육, 보육, 요양 등의 분야를 정부가 지원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일자리와 관련하여 일자리 창출, 질 향상, 기반확충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투자와 관계없이 고용을 직접 지원하는 ‘고용증대세제’ 신설은 일자리창출과 관련되며,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한 중소기업의 세액공제액을 확대한 것, 그리고 기존의 기업소득환류세제를 변형하여 투자·상생협력세제를 신설한 것은 일자리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세제지원이다. 창업, 벤처기업육성을 지원하는 세제는 일자리의 기반확충을 지원하는 세제이다. 다음으로 세제의 소득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기 위하여 개정세법은 초고소득자(Super rich)와 초고소득법인에 대하여 최고세율을 인상하는 개정안을 내놓았다. 개인 중에서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5억원 초과의 초고소득자와 법인 중 과세표준 2000억원을 초과하는 초고소득법인에 대하여 최고세율을 각각 2%p와 3%p씩 인상한 것이다. 소위 ‘핀셋증세’이다. 정부 및 여당이 핀셋증세를 하려고 하는 이유는 재원이 부족하여 증세를 해야 한다면 개인과 법인 중에 초고소득자나, 초고소득법인에 대하여 증세를 하는 것이 증세의 순서상 조세정의에 적합하고, 해당 개인소득자나 법인소득자의 비율이 높지 않아 조세저항이 적다는 정치적 고려도 한 몫 했다고 생각한다.

 

 올해 세법개정안을 쭉 살펴보다가 언뜻 눈에 띠는 두 가지를 언급하고자 한다.

첫째는 일반적으로 80%의 필요경비가 인정되는 강연료, 자문료, 원고료, 인세 등의 기타소득에 대해서 사업소득과의 과세형평을 제고하기 위해 2018년에는 70%, 2019년 이후에는 60%로 그 필요경비를 낮추겠다는 내용이다.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은 그 본질적 성격상 필요경비율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사업소득에 비하여 그 소득의 발생빈도가 낮은 기타소득의 경우 사업소득에 비하여 필요경비가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으며 강연이나 자문을 했다고 해도 그 빈도에 따라 경상적, 반복적인 사업적인 성격이 있다면 현재도 사업소득으로 과세하고 있다. 실무적으로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의 구별에 잦은 분쟁이 있다고 해서 기타소득을 사업소득에 포함시켜 과세할 수는 없듯이 그 소득의 성격이 상이하여 소득세법상 구분하고 있는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의 필요경비율을 맞추겠다고 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겉으로 보기에 동일한 소득창출행위라 하더라도 그 소득의 발생빈도에 따라 사업소득과 기타소득으로 구분되는 점을 고려한다면 세법개정안에 담긴 기타소득의 필요경비율을 사업소득과의 과세형평을 고려하여 필요경비율을 낮추는 것은 그 절대적인 비율이 합당한지에 대한 논의는 별개로 논리적 전개과정이 합당하지 않다.

 

둘째, 8년 자영한 어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을 신설한 내용이다. 신설된 규정은 8년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과의 형평 등을 감안하여 어업인 경영지원 차원에서 신설되었다고 한다. 본 규정 자체에 대한 내용을 지적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현 조세특례제한법 제69조에 있는 ‘자경농지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감면’은 거주자가 그 소유농지에서 농작업의 2분의 1이상을 자기의 노동력에 의하여 경작 또는 재배하는 등의 애매모호한 요건으로 인하여 8년 자경을 하였는지에 대하여 관찰가능하지 않은 과세권자가 사실관계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과세하는 측면이 있어 우스갯소리로 CCTV를 부착해야 확실한 사실관계를 할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그 판단이 쉽지 않다. 8년 자경 사실을  객관적 문서로 확인하기 힘든 상황에서 납세자의 8년 자경 사실주장과 과세관청의 감면요건 불비 주장 중 그 어느 쪽에도 합리적 의심을 제거할 만한 요소를 찾아보기 힘들다. 이러한 성격의 조세감면조항은 실무에서 그 조항의 적용을 받는 납세자나 과세관청 모두 불편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내용을 농업인과의 형평을 맞추기 위하여 어업분야에 또 하나 신설하는 것은 개선이 아니라 개악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조세특례제한법상 8년 자경농지에 대한 기존 감면조항을  농작업의 2분의 1이상을 자기의 노동력에 의하여 경작 또는 재배하는 등의 애매모호한 표현을 사용하여 불필요한 분쟁을 일으킬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입증서류가 있다면 감면을 해주든지, 아니면 감면조항을 폐지하는 것이 맞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8년 자영한 어업용 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신설은 조세불복을 담당하는 기관이나 납세자에게 불필요한 또 하나의 분쟁거리를 만들었다는 측면에서 걱정부터 앞선다. 

 

 앞에서 언급한 기타소득의 필요경비, 8년 자영 어업용토지에 대한 양도소득세감면의 두 가지 문제점은 2017년 세법개정의 큰 흐름과는 무관한 문제이다. ‘사람중심경제’를 지향하고 있는 2017년 세법개정안의 키워드(Key word)는 사회적 약자인 저소득층 및 중소기업의 배려, 일자리, 소득재분배, 대·중소기업간 상생이다. 누군가의 갑(甲)은 어느 누구에게는 을(乙)이 될 수 있다. 어떤 누구도 영원한 갑(甲)이 될 수 없는 이유다. 그러므로 을(乙)에 대한 배려는 우리 모두에 대한 배려 즉, 사람에 대한 배려다. 고로 ‘사람중심경제’를 지향하는 2017년 세법개정안의 화두는 을(乙)에 대한 배려다.

  <필자주 : 위 글은 조세일보 ‘오문성의 Tax Issue(2017년 8월 7일자)’에 실린 글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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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8-10 10:33:04 최종수정 2017-08-10 10:4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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