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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유감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06월07일 17시41분

작성자

  • 황희만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 前 MBC 부사장,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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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정권 출범은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왕조 시대의 구중궁궐처럼 담이 높았던 청와대는 우리의 옆 동네가 되었고 대통령은 아프고 슬픈 사람을 어루만져 주는 친근한 이웃이 되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과 함께하는 깨끗하고 투명한 정권을 만들기 위해 인사부터 새로운 패러다임(paradigm)을 만들어 갈 것임을 천명했다. 바로 인사 5대원칙이다. 위장전입한 사람, 탈세하는 사람, 병역을 기피하는 사람, 부동산을 투기하는 사람 그리고 논문을 표절하는 사람은 배제한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이제야 말로 깨끗한 정부,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의 기대에 걸 맞는 정부가 조직돼 정말 살만 나는 세상을 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문재인 정부 구성에 대한 국민적 기대가 한층 커져갔다. 난 못살아도 좋다, 난 외로워도 좋다,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가 된다면 그것이 

바로 공정한 사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희망을 국민들은 갖게 되었다.

 

그러나 총리 청문회부터 일이 조금씩 꼬이기 시작했다.

위장전입문제가 드러났다. 부동산 투기 목적은 아니었다는 것으로, 처음 총리부터 막히면 

정부조각이 막히게 되는 현실 등을 감안해 어렵사리 국회인준을 넘었다.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인사시비는 이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뒤이어 외교장관, 공정거래 위원장인선에 대한 시비가 계속되고 있다.

위장전임, 부동산 다운계약, 세금 체납 등등 검증할수록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아이들 교육을 위해 위장전입하고 부동산 거래하면서 다운계약서를 작성하는가 하면 

자녀 이중국적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엄마로서 아이들 교육을 위해 그렇게 했다고 변명할지 모를 일이다. 그 당시 장삼이사(張三李四)면 대부분 했던 것 아니냐는 말로 변명할지 모를 일이다. 물론  장삼이사(張三李四) 대부분이 그렇게 했을 거라고 말 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살지 않았던 사람들도 많다. 잘나고 머리 좋다는 사람들이 그렇게 편법을 사용하고 이득을 챙겼지만 보통사람들은 법이 겁나서 그리고 편법을 사용 하려해도 방법을 몰라서 국가에서 시키는 대로 하면서 살았다.

 

이렇게 꼼수 부리고 잔꾀를 부리며 살아온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에서조차 기용된다는 것은 더욱 더 국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외교, 공정거래위원장에 이어 급기야 헌법재판소장 그리고 경제부총리겸 기재부 장관 후보자 까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내정인사마다 문제가 터지니 우선 당장 정부가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자. 그래서 좀 봐주자는 말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눈치 보며 살짝 살짝 자기 이권을 챙기는 이런 좀팽이들이 고위직을 맡는 다면 새로운 국가의 틀은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이전 정부와 다른 면을 보여야한다.

본인에게는 섭섭하게 들릴지 몰라도 문재인 대통령은 쉽게 대통령에 당선 된 것이다. 보수정권이 재탄생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박근혜 정권에 실망한 국민들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며 문재인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은 박근혜정권과 달라야 한다. 역사적 소명이다.

 

다름의 첫 번째는 바로 인사다.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다. 박근혜정권의 실패는 바로 인사에서 기인된 것 아니었던가. ‘최순실’이라는 사람이 뒤에서 인사도 이리저리 요리했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지지 않았던가.

 

특정인의 입맛에 맞는 사람만 고르다 보니 안보를 강조하던 박근혜정부에서는 군대에도 가지 않은 사람들이 총리에 지명되는가 하면 권력형 재산축적에 대한 반대여론이 일어도 자신들이 낙점한 인사는 밀어붙였다. 원칙이 없었다. 최고 권력자의 말만 잘 들을만한 사람이면 된 것이었다. 이렇다 보니 박근혜 전대통령의 인사는 우리 헌정사상 최악의 인사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우리는 인사 실패로 인한 국가적 혼란을 이명박 정부에서도 겪지 않았던가. 이명박 전대통령도 사실 쉽게 당선된 대통령이었다. 노무현 정권에 실망한 많은 국민들이 이제는 보수당 후보로 등을 돌린 상황에서 선거가 치러졌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권의 탄생을 기대를 갖고 바라보았다.

 

그러나 소위 고소영(고대, 소망교회, 영남사람) 인사로 인해 국민들의 실망감이 컸었다.

있는 사람들끼리, 자기 아는 사람들끼리 이 자리 저 자리 차지한다는 소문이 순식간에 돌았다. 이런 와중에 미국산 소고기 수입문제가 터지면서 광우병문제가 불거졌고 걷잡을 수 없는 소요사태로 진전됐다. 이래저래 국민 불만이 터진 것이다.

 

인사가 잘못되면 민심은 등을 돌리고 떠나게 돼 있다. 반대로 제대로 된 인사를 하면 만사형통이다. 

 

성공한 대통령으로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이 꼽힌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국무장관에 슐츠 그리고 베이커를 수석보좌관에 이어 재무에 앉히고 이들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고르바초프가 밝힌 일화가 있다.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열렸던  미소 정상회담에서 회담장에 레이건 대통령도 있었지만 실제 회담은 자신과 세바르드나제(Shevardnadze) 소련 외상 그리고 슐츠 미국장관 셋이서 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레이건 대통령은 집권당시 레이거노믹스로 경제를 살리고 소련 해체를 통해 미소냉전시대를 종식시켰다. 레이건 대통령은 미국역대 대통령 중 가장 존경받고 사랑받는 대통령으로 미국인들 가슴에 남아있다.  

 

국민이 신뢰하지 못하는 인사들을 정부의 주요 포스트에 앉히면 그 부담은 문재인 정권으로 돌아온다. 장삼이사도 남의 눈에 띠면 부끄러워했던 일을 스스럼없이 행하고 높은 자리 주니까 반성하는 그런 인물들로는 국정을 이끌어가기가 쉽지 않다.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국민들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내세우는 대통합과 적폐청산은 

용두사미(龍頭蛇尾) 꼴이 되기 십상이다.

 

문재인 정부야 말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는 새 길을 만들어야 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인재를 찾아야 할 것이다. 주변의 아는 인물만 찾다 보면 이런 저런 흠결이 나와도 대수롭지 않게 볼 수도 있다. 다소 시간이 걸린다 해도 편 가르지 말고 널리 인재를 구하면 문재인 정부는 건실한 대한민국을 다시 건설하는 기초를 다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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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6월07일 17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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