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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통령의 최우선과제는 ‘국가안보’ ‘포용의 정치’ ‘일하는 정부’ 실현 - 연합뉴스가 분석한 전문가 3인의 진단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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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5월08일 16시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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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인사도 요직 기용해 국정 공감대 넓혀야”

“인수위 없어도 인수 작업은 있다…핵심은 인사”

 

17대 대통령 인수위 이끌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

美싱크탱크 '대통령직 인수센터' 데이비드 이글스 소장 

'대통령의 성공 취임 전에 결정된다.' 저자 이경은 박사 

 

새 대통령은 선거 결과가 나오자마자 곧바로 취임한다. 두 달여 인수위원회를 통해 정권 인수·인계 작업을 거치던 종래의 과정도 없이 바로 국정의 키를 잡아야 한다는 얘기다. 

더구나 새 대통령이 맞닥뜨릴 정치 현실은 엄중하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권과 협치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정운영이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또 4차 산업혁명의 격변기 속에서 경제의 동력을 다시 살려야 하고, 동북아 안보 지형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새 대통령의 정부운영 구상과 정부 안정의 과제는 참으로 지난하고 시급한 일이다.

연합뉴스는 최근 새 대통령이 무엇을 어떻게 준비하고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한 지에 대해 그동안 정부인수의 경험과 식견을 가진 국내외 전문가 3인의 인터뷰를 통해 짚어보는 기획물을 내놓았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출범하는 새 정부 관계자들에게는 무엇보다 유용한 조언이라 생각해 여기에 요약 정리해 본다. <편집자>

 

◈ 17대 대통령 인수위 이끌었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 

 

"캠프출신 10% 이하만 중용해야…복수후보 추천 통한 공개검증이 실패 최소화"

"인수팀은 실무자 위주로 꾸려 초단기 운영…靑비서실 보조역할 하도록"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4일 새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국가안보, 포용의 정치, 일하는 정부 실현 등 세 가지를 꼽았다.

또 당선 즉시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이번 대선의 특성상 법적으로 뒷받침되는 인수위는 꾸릴 수 없지만, 대통령 취임 초 대통령직 인수 기능을 수행할 조직은 필요하며, 이 조직은 최단 기간 운영을 목표로 실무자 위주로 간소하게 꾸려 청와대 비서실을 보조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인 김 전 의장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 당선 후 출범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인수위 업무를 진두지휘했고,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18대 인수위에서 성공적 인수위를 위한 강연을 하기도 했다.

그는 새 대통령 취임초 가장 중요한 부분이 조각 등 인사 문제라면서 별도의 인사추천위원회를 만들어 복수의 후보자를 언론에 공개하고 검증을 받는 '공개검증' 방식을 제안했다. 

 

캠프나 측근인사의 청와대나 내각 기용에 대해서는 "패거리 정치밖에 더 되겠느냐. 훌륭한 대통령이라면 캠프 출신 인사를 10% 이하만 쓰겠다고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통령 당선과 동시에 대통령 업무를 시작해야 한다. 성공적인 업무 개시를 위한 조언이 있다면.

▲ 새 정부의 최대 역점 분야는 국가안보여야 한다.

첫째는 안보를 얘기하면 전쟁론자로 몰아버리는 평화주의 부류와, 안보를 이용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부류를 걷어내야 한다. 대통령 된 다음날부터 국가안보에 완전히 매달려 총력을 다해야 한다. 

둘째, 이번 대선은 누가 당선되더라도 총 유권자의 과반 득표를 못 받는 '소수파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국회는 여소야대 상황이다. 국민 다수가 자기에게 표를 찍지 않은 '소수파 대통령'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국민을 어떻게 포용할지 정치적 입장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협치의 정치를 솔선수범해야 한다. 

셋째, 일하는 정부가 돼야 한다. 탄핵소추안 의결 후 6개월간 실질적으로 대통령이 없는 공백 상태였다. 공무원들이 바로 일할 수 있도록 일하는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

 

- 대통령 취임 초 대통령직 인수 기능을 어떤 조직에서든 수행해야 할 텐데 가장 역점을 둘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어떤 형태로 인수위를 가동할지는 차기 정부의 몫이지만, 과거 인수위는 완장 부대, 점령군이 됐다. 

대통령직 인수팀은 딱 두 가지만 하면 된다. 첫째, 전(前) 정부에서 해온 정책 중 계속 이어가야 할 정책이 무엇인가를 정리해야 한다. 계주처럼 정부를 바통 터치하는 것이지, 점령군이나 해방군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공약의 우선순위를 정리하는 시간이어야 한다. 박근혜 정부 출범때도 공약을 다 지킬 수 없다고 조언했더니 콧방귀를 뀌더라. 결국 국민이 박근혜 정부가 무엇을 했는지 모른다. 이를 위해서는 인수팀은 실무자로 구성해야 한다. 

 

- 과거에는 대통령 당선 후 인수위가 꾸려져서 활동하고 대통령 취임후 비서실로 바통터치가 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청와대 비서실과 대통령직 인수 기능을 담당할 위원회 조직이 나란히 운영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 그건 당연한 거다. 그러나 청와대가 주도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과거 같은 인수위 기능을 담당할 위원회 조직은 최소 규모로 실무자들로 구성해야 한다. 인수위 따로, 청와대 따로 했다가는 서로 눈치보고 싸우고 아무것도 안 된다.

인수위 구성은 두 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부처 공무원을 파견받더라도 부처 이기주의를 대변하지 않겠다는 선서를 아예 받아야 한다. 역대 인수위가 실패한 이유 중 하나는 인수위 공무원들이 부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둘째, 전문가를 참여시키되 다시 자기 직장으로 돌아갈 사람으로 구성해야 한다. 어정쩡하게 무슨 장관 되겠다든지 이런 사람은 빼야 한다.

 

- 국무총리나 청와대 비서실장 등 요직은 선거 다음 날이라도 인선안을 발표하는 것이 좋은가?

▲ 그렇다. 영국이나 독일, 일본 같은 내각제 국가는 선거 다음 날 바로 새 정부가 들어선다. 준비돼 있다면 지금이라도 발표하는 게 맞다.

 

- 선대위 캠프 인사나 측근을 청와대나 내각에 기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측근을 안 쓸 수는 없다. 그러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문고리 3인방'같은 측근은 국민의 분노를 살 수 있다. 측근을 많이 쓰면 '패거리정치'밖에 더 되겠냐. 훌륭한 대통령이라면 '나는 캠프 출신을 모든 분야에서 10% 이하만 쓰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폴리페서라든지 지식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캠프에 몰려들고 하는 일이 줄어든다. 결론은 캠프 인사들 최소화하라는 것이다. 

 

- 초대 내각의 인사 검증도 중요한 부분인데.

▲ 이것이 제일 중요하다. 인사가 만사이지만 역대 정부는 인사가 망(亡)사가 됐다. 측근을 심거나 선정기준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검증은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아예 발굴위원회나 추천위원회를 청와대나 인수위 역할을 담당할 조직에 하나 만들어야 한다. 복수 후보를 내놓고 언론을 통해 공개하면 누가 나오더라도 비난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여론의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어중이떠중이 하는 것보다는 언론을 통한 공개검증이 그나마 인사실패를 최소화 할 방법이다.

역대 정부가 계속 기우는 이유는 대통령이 자기가 다 해야 하고 모든 것을 장악해야 한다고 착각하기 때문인데 과욕을 부리면 안 된다. 장관 인사는 대통령이 하지만 장관 이하 인사는 장관이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니까 장관이 허수아비가 돼 버린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검증만 해야 한다. 

 

-정부조직 개편이 정부는 물론 국회에서도 갈등 사안이 될 수 있는데.

▲ 참 쉽지 않은 문제다. 그런데 정부조직 개편에 가장 완강하게 저항하는 사람이 누군지 아느냐? 바로 공무원들이다. 공무원이 없으면 나라가 안 되지만 관료조직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메기도 넣고 미꾸라지도 넣고 해야 한다. 그러려면 필요한 조직개편은 해야 하고, 대통령이 분명한 철학을 가져야 한다. 부처 하나 뜯어고치는 것조차 엄격하게 할 것은 아니다. 필요한 부처는 좀 더 유연하게 대통령에게 권한을 좀 더 줘야 한다.

 

◈ 美싱크탱크 '대통령직 인수센터' 데이비드 이글스 소장

 

"충신 필요하나 '예스맨' 기용 안돼…인수작업 빠를수록 좋아" 

"정권 출범 초 가장 취약하지만, 할 수 있는 일 할 최상의 시기" 

 

미국의 정권 인수 전문가로 워싱턴 DC 싱크탱크 '대통령직 인수센터'(Center for Presidential Transition) 데이비드 이글스 소장은 3일(현지 시간)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부터 대통령직 인수를 위한 준비는 이뤄져야 하며, 특히 새 정부의 초기 요직 인선과 관련해 "새 대통령은 누구와도 상의해야 하고 특히 과거 정권을 잡았던 야당과도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글스 소장은 "대통령은 야당이 국정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폭넓게 인재들을 중용해야 하며, 야당 인사들과 관료 양쪽 모두를 기용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선 캠페인 기간 도왔던 측근들을 새 정부 요직에 중용하는 데 대해서는 "적절한 배합이 필요하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충신이 필요하지만, 대통령이 하는 모든 일에 '예스'라고 말하는 '예스맨'은 안 된다"고 말했다.

이글스 소장은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캠프에서 '예비 정권인수위'에 참여했고, 조지 W. 부시 정부와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도 행정부에서 일하는 등 미국 내에서도 권력 이양기 정권 인수 문제와 관련한 전문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한국에 곧 출범할 새 정부는 정권 인수 기간도 없이 국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런 비상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통상 대선이 치러지고 정권이 인수되는 기간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정책을 결정해야 할 사람이 불분명한 매우 취약한 시기다. 실질적으로 정권 인수 기간은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에도 진행된다. 2001년 미국의 9.11 테러도 조지 부시 대통령 정부가 출범한 이후 행정부 차원에서 정권 인수 기간에 발생한 사건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람들을 자리에 배치하고 역할에 적응하고 임무를 수행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때문에 정권 인수는 일찍 시작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한국도 후보들은 대선 전에 누군가를 정권 인수에만 집중하도록 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대선 6개월 전에 캠프 내에 공식적인 인수위원회가 꾸려진다. 캠프 내 인수위는 정권을 잡는다는 가정 하에 인수 작업만 집중한다.

 

-트럼프도 정권 인수팀이 존재했는가. 

▲ 어느 대통령 후보 캠프이든 당선인 지원을 위한 부서가 있다. 트럼프팀도 지난해 4월부터 정권 인수팀을 가동했다. 취임 이후에도 가동되고 있다. 정권 인수 기간은 매우 취약하고 정권 인수 작업은 복잡하므로 일찍 시작해야 한다. 미국은 대통령이 임명해야 하는 고위직이 4천 개가 넘는다. 새 대통령은 대부분 이 고위직의 임무가 뭔지 모른다. 새 대통령은 선거 직후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만 이들 자리가 채워진다. 한국 정부에 관료들이 있다. 새 리더십을 맞이하는 데 초점을 맞췄을 것으로 본다. 관료들이 몇 달 앞서 이런 준비를 해야 한다. 

 

- 총리,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등 요직 인선 시 주의할 점은?

▲ 요직의 역할을 이해하고, 그 역할에 맞는 자격을 갖춘 사람인지 이해하는 게 첫번째다. 그저 충성스러운 사람, 당선인과 가까웠던 사람을 선택하기는 매우 쉽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요직의 역할이 무엇인지 알고 효과적으로 일하는 게 중요하다. 또 그런 요직에 적합한 사람인지, 그 직책에서 기꺼이 역할을 하려고 하는지도 중요하다. 

이를 알아내려면 후보에 오른 사람들에게 많은 질문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그런 호사를 누릴 시간이 없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대통령이 최고위직을 임명해서, 그들이 준비를 마치고 하루라도 빨리 제 자리를 찾아 일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전임 정부로부터 뭘 인계받아야 하나.

▲ 개방적이면서 요구를 받아들일 수 있는 정부 구조가 필요하다. 미국의 경우 정권 인수기간 물러나는 대통령과 새로 들어설 정권이 공존하는 기간이 있지만, 대통령 탄핵에 따라 조기대선이 치러진 한국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관료들이 대통령에 당선될 사람들에 중요한 것들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적재적소에 적합한 인물을 빨리 인선하는 데 이들이 효과적으로 도움을 주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이 당선인의 공약과 정책을 빨리 이해하고 이행하도록 해야 한다. 

 

- 속도가 왜 중요한가. 

▲정부 출범초 정권 인수 기간은 가장 취약한 시기이지만, 임기 전체로 보면 원하는 일을 해낼 수 있는 최상의 시기이다. 국민이 선거에서 이긴 새 대통령을 존경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민은 대통령에게 일하도록 허락한다. 이런 시기는 오래가지 않는다. 6개월 정도, 길게는 1년 정도 갈 것이다. 이후엔 국민이 대통령을 지겨워하게 된다. 

 

- 측근 기용은 어떻게 보나?

▲ 적절한 배합이 필요하다. 신뢰할 수 있는 충신이 필요하지만, 대통령이 하는 모든 일에 '예스'라고 말하는 '예스맨'은 안 된다. 자질을 갖추고 대통령에게 '노'라고 할 수 있는 사람도 필요하다. 따라서 대통령은 충신과 전문가를 적절히 균형 있게 기용해야 한다. 한쪽으로 쏠리면 정권 초기부터 불신을 받거나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새 정부팀은 효율적이어야 하고, 잘 협력하면서도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인식과 경험을 가져야 한다. 이는 우리가 미국의 새 정부를 구성할 때도 생각했던 것들이다. 

 

- 한국의 현 상황에서 대통령이 야당 지도자와 인사를 상의할 필요가 있나?

▲ 그렇다. 누구와도 상의할 필요가 있고, 특히 과거 정권을 잡았던 야당과는 상의해야 한다. 우리 경험으로 볼 때 선거를 치르는 것과 국가 운영은 완전히 다르다. 따라서 대통령은 야당이 국정 철학을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모든 이해 당사자들(stakeholders)을 폭넓게 기용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종종 새 대통령이 야당 인사를 장관직에 임명한다. 장관 등 고위직들도 정부 내에서 다른 시각을 참고하고자 야당 인사들을 쓰기도 한다. 따라서 한국의 새 대통령은 야당 인사들과 관료 양쪽 모두를 기용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하면 국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 '대통령의 성공 취임 전에 결정된다' 저자 이경은 박사 

 

"靑비서실·내각 인선이 관건…선거 캠페인과 국정운영은 다르다"

"임기 초는 위기관리기간…오바마 인선 모델처럼 권위 나눠 갖는 결심 가져야"

"인수 기간이 없다고 해서 대통령직 인수라는 일 자체가 사라지는 게 아닙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없다는 것이 대통령직 인수작업 자체를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잖아요?"

2003년 16대 대통령 인수위에 공무원으로서 파견 근무했고, 2008년 미국 워싱턴DC 싱크탱크에서 일하며 성공적인 인수위 사례로 꼽히는 '오바마-바이든 행정부 인수과정'을 관찰한 서울대 이경은 법학 박사는 인터뷰에서 이런 혼란을 막으려면 선거가 끝나자마자 재빨리 인수과정으로 '모드 전환'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대통령직 인수 과정의 중요성을 다룬 '대통령의 성공 취임전에 결정된다'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 당선 다음날 바로 통치에 들어가야 하는 차기 대통령은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 국정 인수의 핵심은 인사다. 인수기간 없이 바로 국정운영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청와대 비서실장을 비롯한 대변인, 정무비서관, 인사비서관, 연설비서관 등 핵심 비서실 진용을 어떻게 짜느냐가 관건이다. 

 

인수위가 없는 만큼 모든 공무원의 시선이 비서실을 향할 수밖에 없다. 비서실 인선 자체가 차기 정부가 지향하는 방향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또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 등 초기 내각 인선도 모두가 주목한다. 

 

미국의 대통령 당선인 인수 작업은 인사와 사전검증으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8년 이후 미 연방정부와 대통령 비서실이 주도적으로 이러한 작업을 지원하는 법제가 급속하게 발전하였다. 그 결과 미 연방정부 윤리국(United State Office of Government Ethics)이 공통되고 일관된 기준으로 대통령직 인수과정에서부터 공직후보자의 사전검증 작업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 출범 초 지명자 검증과 인사청문 과정이 신속하고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국정 성패를 좌우한다. 특히 공직후보자의 일관된 검증과 인사청문회 과정의 국회 협조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절실하다.

 

- 인사에는 어떤 원칙을 적용해야 할까.

▲ 선거 다음날부터 후보자 신분에서 대통령 신분으로 즉각적 전환이 이뤄지는 만큼 선거 캠페인 과정과 국정인수과정은 철저하게 분리되어야 한다. 대통령의 인사풀(pool)과 인선기준은 다양할 수 있다. 새 정부의 상징적 대표성을 드러내는 인물을 발탁할 수도 있고, 전문성과 공직경험도 인선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선거 기간에 고생하고 공을 세웠다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내줘서는 안 된다. 공직적합성은 다른 문제이다.

 

- 본보기로 삼아야 하는 정권 출범초 인선 사례가 있다면.

▲미국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인사 사례는 지금까지도 연구되고 있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자신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들로 내각을 구성했다. 초반에는 갈등이 극심했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성공을 거뒀다.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때 링컨은 다른 조건은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오로지 정책목표에만 집중했기 때문에 이런 인선이 가능했다. 차기 대통령도 여기서 교훈을 얻었으면 한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링컨의 사례에서 교훈을 얻어 실천에 옮겼다. 자신과 치열하게 맞붙은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임명했고, 전임 정부의 국방장관이던 로버트 게이츠를 유임했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와 전쟁을 하던 상황에서 외교·안보 분야 경험이 취약한 약점을 극복하려고 '내 사람'을 심기보다는 자신과 경쟁자 지위에 있었지만 그 직위를 감당할 수 있을 만한 인물들을 임명한 것이다. 권위를 나눠 갖겠다는 결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조치다. 

 

- 인수작업에서 인사만이 전부는 아닐 것 같은데.

▲ 물론이다. 인수작업을 할 때는 '인사'와 '정책'을 두 축으로 삼아야 한다. 인수과정에서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으려고 하기 보다는 직전 정부에서 추진한 정책현황을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어떤 정책을 취할 것이고 버릴 것인지 판단하기 위함이다. 그러고 나서는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인수과정에서 우선순위의 기준은 중요한 것보다는 시급한 것이 되어야 한다. 

 

지난해 10월부터 국가원수와 행정부 수반의 궐위가 이어졌기 때문에 대통령만이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반년 가까이 굴러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예를 들면 한미관계가 그렇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비용 논란부터 시작해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까지 여기저기서 이슈가 터지고 있지만 손대지 못하고 있다. 

또 대통령 취임 후 첫 60일, 100일, 200일 사이에 일어날 주요 국정 사안을 관리해야 한다. 특히 취임 후 100일과 같이 많은 언론의 관심이 집중될 시기를 염두에 둬야 한다. 새 대통령의 임기 초기의 국정운영은 위기관리 기간이 될 수밖에 없다. 이 기간 동안 국민에게 준비된 모습을 보이고, 새로운 정부에 대한 신뢰를 쌓아야 이후 국정운영 기조를 이어갈 수 있는 자산이 될 것이다. 

 

- 정부조직개편도 불가피해 보이는데.

▲ 1998년 김대중 정부 이후 역대 모든 정부는 인수 기간에 정부조직개편 작업을 했다. 정부조직을 개편하려면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등 일정 기간이 소요된다. 이번에는 그럴 시간이 없으므로 일단 기존 조직으로 출발선을 끊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 대통령 인수과정에서 덧붙이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 미국의 인수과정 전문가들의 조언을 꼭 전하고 싶다.

선거일 이후 모든 관심은 새로운 장관 내정자들에게 집중될 것이다. 이때 전임자를 내보는데 급급할게 아니라 반드시 전현직 정부 부처의 최고 책임자들이 만나서 긴밀하게 대화하는 기회를 가지라는 것이다. 전임자들이 개인적으로 훌륭해서가 아니라 그 국정경험을 그 사람들이 가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통을 통해 인수과정의 실수를 줄이고 국정을 연속성있게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다.<ifs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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