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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의 경기회복, 진단과 전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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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7년05월01일 21시04분
  • 최종수정 2017년05월01일 21시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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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의 현재 상태를 타나내는 대표적인 지표인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월 101.0을 기록하여 무려 67개월 만에 전고점인 2011년 8월 100.8을 돌파하였다. 한국 경제가 국정위기의 충격과 안보 위협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고, 금년 1분기 GDP 성장률은 예상치를 웃도는 2.7%를 기록함으로써 한국은행과 KDI는 물론 IMF 등 전망기관들이 우리 경제의 금년 성장률 전망치를 줄지어 상향 조정하고 있다. 과연 거의 6년 만에 찾아온 경기 회복세가 한국 경제의 봄을 가져올 것인가? 이 봄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 또한 무엇이 한국 경제의 봄을 위협하고 있는가?  

 

운 좋은 대한민국: 수출이 국정위기에서 경제를 구했다

  필자는 2016년 10월 이후 국정위기 사태가 1979년 10월 26일 사태와 같은 충격을 줄 가능성을 가장 우려했다. 그러나 그런 우려할만한 상황은 다행히 일어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다음 두 가지로 설명된다. 첫째, 우리 사회의 민주적 역량의 성숙으로 대통령 대행체제가 국정의 정상적인 지속성을 확보했기 때문에 1979년 10.26 사태와 같은 극도의 국정 불안사태가 일어나지 않았다. 둘째, 경제구조면에서 두 기간은 큰 차이가 있었다. 국내총생산(실질)에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은 ‘79년 3분기 12.3%에 불과하였으나, 2016년 3분기는 54.7%로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수출은 2016년 3분기 대비 2017년 1분기 1.7% 증가하였다. 특히 수출증가율이 국정위기 사태가 발발한 10월 –3.2%에서 11월 2.3%로 호전되어 12월 6.3%, ‘17년 1월 11.1%, 2월 20.2%, 3월 13.7%로 급증함으로써 국정위기의 경제적 충격에 대한 우려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 경기회복세를 주도하였다. 만약 이 기간 중 수출이 빠른 증가세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국정위기는 상당한 경제적 충격을 수반했을 수도 있다. 과연 대한민국은 운(運)이 좋았다

 ‘79년 10.26사태가 경제안정을 위협했단 이유는 당시 국내총생산의 36%를 차지하던 투자가 격감했기 때문이다(‘79년 3분기대비 ’80년 1분기 투자는 2.8% 감소하였음). 2016년 3분기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투자의 비중은 32.6%로 ‘79년보다 약간 낮아졌지만 2016년 3분기대비 2017년 1분기 투자는 1.4% 증가하였다. 그 결과 ‘79년 3분기 대비 ‘80년 1분기 국내총생산은 0.7% 감소했으나, 2016년 3분기대비 2017년 1분기 국내총생산은 1.4% 증가하였다.

 

투자와 수출이 경기회복세 주도

  금년 1분기 GDP 성장률 2.7%(전년동기비)의 지출항목별 성장기여도를 분해해 보면 총투자 2.6%p와 수출 1.5p%에 의해 주도된 것이다. 특히 금년 1분기 총투자의 성장기여도 2.6%p는 경기가 하향국면으로 전환하였던 2011년 3분기이래 2013년 4분기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다는 점이 주목된다.

  산업생산측면에서 보면 설비투자와 수출은 작년 감소세(전년동월비)를 계속해 왔으나 11월부터 공히 증가세로 전환하여 큰 폭으로 상승세를 확대하고 있다. 한편 제조업 생산은 1월 1.5% 증가에서 2월 6.9%로 호전되었으나 3월 3.2% 증가로 회복세가 약화되었다. 특히 반도체 등 ICT업종을 제외한 제조업 생산은 3월 1.3% 증가에 불과하여 반도체 등 일부 호황업종을 제외한 제조업 생산 전반은 아직 회복세가 미약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내수 출하는 1월 –0.3%에서 2월 8.9%로 호전되는 듯하였으나 3월 0.9%로 다시 주저앉고 말았다. 소매판매도 1월 –2.1%에서 2월 3.2%로 호전되었으나 3월 0.0%로 낮아져 전반적으로 정체상태에 있다.

  수출은 13대 품목(3월, 비중 78%) 중 8개 품목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 등 6개 품목은 두 자리 수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은 지역적으로도 미국과 EU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현재 경기회복세는 수출이 주도하고 있으며, 수출 주도에 투자가 동반하고, 생산은 상당히 약하게 쫓는 양상이며, 소비는 아직 정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정리된다. 

 

세계 금융위기이후 가장 강한 상승국면의 세계 경제

  라가르드 IMF 총재는 4월 연차총회에서“대기에는 봄기운이 가득하고, 경제에도 봄이 왔다”(Spring is in the air and spring is in the economy as well)라는 기분 좋은 인사로 개막 연설을 시작하여 언론의 눈길을 끌었다. IMF의 세계경제전망(WEO)은 통상적으로 1월 전망치보다 4월 전망치를 하향조정해 왔으나, 금년의 경우 이례적으로 2017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1월 전망보다 0.1%p 상향 수정하여 2016년 3.1%보다 0.4%p 높은  3.5%로 전망하였다. 2018년 세계경제성장률도 3.6%로 2017년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세계경제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이후의 장기침체국면을 벗어나 고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선진국 경제권의 경기 호전은 물론 세계 경제위기이후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했던 신흥국경제권 공히 호전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신흥국 경제권의 호전을 전망하는 이유는 국제원자재  가격이 2017년 대폭 호전될 것이며, 이에 따라 신흥국 경제권의 수입 역량이 크게 호전되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가격은 2016년 15.7% 하락에서 2017년 29% 상승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선진국 경제권과 신흥국 경제권의 동반성장으로 인하여 세계무역규모 성장률이 2016년 2.2%에서 2017년 3.8%로 2018년 3.9%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자유무역협정에 대하여 본격적인 재협상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세계 무역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하고 있다는 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경기회복세의 위험요소  

  수출 호전 덕분에 경기가 거의 6년 만에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아직은 기반이 약하고 불안정하다. 제조업 생산증가율(전년동월비)이 3월 3.2%를 보이고 있으나 전년동월비 생산증가율이 11.6%에 달할 만큼 활황을 보이고 있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을 제외하면 제조업 생산증가율은 0.7%로 크게 낮아진다. 이것은 제조업 생산이 수출에 의해 주도되어 제조업 전반에 아직 본격적인 경기회복세가 확산되지 않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제조업 생산이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수출 증가세가 상당기간 지속되고,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

  수출이 작년 11월부터 증가세로 호전한 배경에는 세계경제 호전 외에도 실효환율(BIS 자료)이 2016년 8월과 9월을 제외하고는 계속 전년동월대비 하락세를 지속한 작용도 있다(<그림> 참조). 그러나 2017년 들어 원화의 실효환율은 전년동월대비 1월 2.6%, 2월 7.6%, 3월 6.5%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따라서 실효환율의 상승에 따른 수출품의 가격경쟁력 저하 문제가 향후 수출의 지속적인 증가세 여부에 중요한 관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과 투자 호전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호전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고령화와 가계부채 상환 부담 등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용 상황이 아직 소비를 촉진할 만큼 호전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수가 부진한 상태에서 수출에만 의존한 경기회복세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지 의문이다.  

  

구조개혁의 기회를 놓치지 말라

  최근 IMF는 우리나라 금년 성장률 전망치를 종래의 2.6%에서 2.7%로 상향 수정했다. 세계 경제여건의 호전에 비추어 볼 때, 금년 우리나라가 2.7% 내외의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은 확산되고 있음에 분명하다. 그러나 2.7% 성장률을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세계경제  성장률에 미치지 못하며, 2012년이래 6년 평균 성장률은 2.8%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2017년과 2018년에 걸친 세계 경제의 호전은 세계 금융위기이후 장기침체국면으로부터 세계경제가 벗어나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특별한 중요성이 있다. 이 조정국면이후에 세계경제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한층 깊이 들어갈 것이며, 이에 따른 새로운 글로벌 가치사슬(GVC)의 형성과 경쟁력 재편에 의한 구조개편이 이루어 질 것이라는 점을 한국 경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새 정부는 0.1%p 성장률 상향조정에 만족해 할 것이 아니라 2018년 이후 세계 경제판도 재편에 대응하여 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구조개혁은 공무원 연금 개혁을 제외하고는 거의 물거품이 되었다. 기업 구조조정은 물론 가장 중요한 노동 개혁은 거의 시작도 못한 상태에 있으며, 그나마 새 정부의 선택에 따라서는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 새 정부가 어떤 정책을 선택하건 간에 분명한 사실은 한국 경제가 구조개혁을 마치고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기까지 세계 경제가 새로운 판도 구축을 미루면서 한국 경제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2017년과 2018년에 수출 주도로 경기상승세가 지속된다면, 이 시간은 한국 경제가 구조개혁을 추진하여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절호의 시간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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