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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정말 북한을 때리는 것이 아닌가? 지금은 오바마가 아니라 트럼프 시대다. 시리아를 폭격하듯이 미국이 북한을 다루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또한 북한이 핵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인다면 우리군도 가만히 있을 수 없고 이를 선제적으로 무력화해야 하지 않을까?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자 한미조야에서 대북 선제타격론이 부상하고 있다. 한반도의 안보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엄중한 작금의 상황에서 북핵 위협에 대응하는 우리의 군사전략을 생각해 본다. 

 

선제적 군사행동의 개념적 구분: 예방공격과 선제타격

먼저 한미 조야에서 거론되는 선제 군사행동이 그 개념상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생각하는 것은 북한의 핵미사일이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상황을 막고자 하는 선제 행동이다. 즉, 예방적 공격(preventive attack)을 뜻한다. 내일보다는 오늘 행동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 반면, 한국이 추진하고 있는 것은 위협의 급박성을 전제하고 있다. 즉,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포착되었을 때 이를 선제적으로 무력화한다는 것이다. 선제타격(preemptive attack)으로서 국방부는 이를 ‘킬 체인(Kill-Chain) 전략’으로 명명하고 있다. 

 

선제타격론의 허점과 위험성

예방공격이든 선제타격이든 선제적 군사행동은 방어와 억제를 기반으로 해 왔던 한미동맹의 기존 전략을 뛰어넘는 발상이다. 그만큼 북핵 위협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밖에 없다는 절박감을 반영한다고 하겠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가 임박했다면 이를 사전에 무력화하겠다는 것은 일견 당연하고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선제타격 전략은 매우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 한계가 너무 분명하고 의도하지 않은 위기 불안정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첫째, 북한 핵무기의 소재를 정확히 파악하여 이를 일거에 무력화시킬 수 없다는 점이 문제다. 아무리 감시정찰능력을 보강하고 정밀타격능력을 발전시킨다 하더라도 1,000여기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을 빠짐없이 추적하고 정확히 타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욱이 이들 미사일이 고정된 시설에 노출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200대 이상의 이동형 발사대에 실려 계속 이동이 가능하다. 여기에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까지 실전 배치된다면 한미가 잡아낼 수 없을 정도로 북한 핵 전력의 생존성은 높아질 것이다. 원래 핵 보유국에 대한 선제공격은 이를 통해 그 국가의 보복능력을 완전히 무력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될 때라야만 합리적인 선택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상대방은 살아남은 핵 무기로 보복을 해 올 가능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선제타격론의 두 번째 문제는 북한의 핵 공격 임박 징후에 대한 오판 가능성이다. 북한의 핵 공격이 임박했다는 징후란 무엇일까? 그것은 예컨대 핵무기 연료 주입, 탄도미사일 발사대 준비 등 핵탄두 미사일 발사에 수반되는 일련의 조치가 될 것이다. 그러나 위기가 극도로 고조된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이것을 어떻게 보아야 할까? 북한의 임박한 공격 징후인가 아니면 북한 나름의 억제 강화조치 또는 전쟁대비태세 격상인가? 다시 말해 ‘핵 공격이 임박했다는 명확한 징후가 있을 때’ 선제공격을 한다고 하지만, 명확한 것은 아무 것도 없고 오직 오류 가능성이 있는 주관적 해석만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만약 북한이 핵 공격을 결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한미가 오판으로 선제타격을 감행한다면 그토록 예방하려 했던 한반도에서의 핵전쟁을 우리가 앞당겨 실현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선제타격론은 교리 자체만으로 위기불안정 효과가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즉, 어느 일방이 선제공격 교리를 갖고 있을 경우 상대방이 행동하기 전에 내가 먼저 공격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줄 가능성이 있다. 다시 말해 원래 선제 공격 의도가 없더라도 서로 상대방의 공격을 두려워한 나머지 위기가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으면 의도하지 않은 위기 증폭이 가능하다. 북한을 겁줘 더 이상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선제타격 옵션을 열어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어떤 조건과 상황에서 응징이 있을 것이라는 분명한 의사전달이 없는 막연한 선제공격 위협은 사태를 불안하게 만들 뿐이다. 선제공격 교리가 초래하는 상호 공포의 연쇄효과 때문에 일어난 전쟁이 바로 1차 대전이었다. ‘힘을 통해 평화를 지킨다’는 발상이었지만 공포가 극대화되면 위기는 조절되지 않을 수 있다는 뼈아픈 교훈을 준 사건이었다.  

 

대북 군사전략의 근간: 응징적 억제전략

그렇다면 북핵 위협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응징적 억제(deterrence by punishment)' 전략을 근간으로 삼는 것이다. 즉, 핵을 사용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보복(북한 정권 붕괴 등)을 가하겠다는 위협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한다는 전략 개념이다. 선제타격과 달리 사후에 응징한다는 위협이기 때문에 의도의 불확실성에 따른 위기불안정 효과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핵과 미사일의 시대에는 완벽한 방어나 선제적 무력화는 불가능하다. 냉전시대 미소의 전략가들이 수많은 검토와 고민 끝에 도달한 핵전략이 바로 억제에 기반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었다. 한반도에도 이미 공포의 균형, 즉 남북간 쌍방억제가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 다시 말해 남북한 모두 상대에 대한 치명적 보복능력을 갖추고 있으므로 전면적인 군사행동을 생각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따라서 응징보복에 기반한 전략을 토대로 공포의 균형을 능숙하게 관리해 나간다면 북핵 위협은 통제가 가능하다고 판단된다. 

 

물론 이를 위한 정책적 노력은 다차원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먼저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높이는 한미의 공동노력이 필요하다. 선언적인 미국의 핵우산 공약을 넘어 유사시 한반도에 전개될 핵 전력 구성, 운용 독트린, 표적 선정 등 확장억제의 운용 측면에서 한미간 깊이 있는 협의와 정보 공유가 필요하다고 보인다. 또한 첨단 비핵 무기에 의한 억제의 효과성에 대해서도 인식을 전환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북한의 핵사용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북한 체제의 존립을 위협할 수 있는 군사력이면 충분하므로 논리적으로는 압도적인 한미의 재래식 전력으로도 가능하다. 다만, 핵은 핵으로만 대응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하므로 비핵전력을 통한 억제에 대해 심리적 확신이 약한 상태이다. 따라서 향후 치명성, 정밀성 등 첨단 재래식 무기의 효과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선전하고 각인시키는 의사전달과 홍보전략이 강구된다면 미국의 핵우산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야 하는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억제되어 왔고 앞으로도 억제될 것이다. 북한의 핵 개발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전략 균형은 한미연합전력이 절대 열세에 있지 않다. 따라서 심리적으로 불편한 건 어쩔 수 없지만 북핵 위협은 관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엄중한 안보현실에 대해 경각심을 잃지 않되 두려움의 노예가 되어 비현실적인 군사 옵션의 유혹에 빠져서는 안 될 것이다. 러시아에 대해 예방공격을 주장하는 장군들을 향해 비스마르크는 “죽음이 두려워 자살을 하는 멍청한 짓”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그가 떠나고 난 후 선제공격의 유혹과 두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유럽은 1차 대전이라는 대재앙을 겪었다. 100년 전의 교훈을 다시금 상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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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7-04-26 16:49:14 최종수정 2017-04-26 16:4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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