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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탄도미사일의 모든 것 <2> 중거리(MRBM) 및 준장거리탄도미사일(IRBM) 개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7년02월14일 16시01분

작성자

  • 장영근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 한국항공대학교 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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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980년 후반에 북한의 제2자연과학연구소는 중거리탄도미사일인 노동미사일 개발을 시작했다. 1990년 5월에 미국의 정찰위성은 무수단리 미사일 발사장의 발사대에 장착된 노동미사일을 탐지했다. 그러나 계속된 영상은 발사대에 검게 탄 자국만 보여주었으며, 이는 시험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1993년 5월말에 노동미사일의 성공적인 비행시험 전에 리비아, 이란 그리고 매우 가능성 있게 시리아 및 파키스탄 등과 노동미사일의 판매 계약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노동미사일이 이란과 파키스탄에서 후에 비행시험을 수행하였지만 1993년의 시험비행은 당시에 북한의 유일한 독자적인 노동미사일 비행시험이었다. 

 

북한은 지리적인 이유로 노동미사일을 완전한 사거리로 시험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1995년부터 노동미사일을 전력화 배치하였다.

  북한은 노동미사일의 개발을 완료할 때쯤 대포동 1 미사일 개발을 시작했다. 대포동 1 미사일은 새로운 기체나 엔진 설계를 가지고 있지 않고, 1단은 노동미사일 엔진, 그리고 2단은 스커드 계열의 미사일 엔진을 갖는 2단 미사일이다. 대포동 1호는 1998년 8월 31일에 우주발사체 형식을 빌어 비행시험을 수행했다. 하지만, 3단 로켓의 고장으로 인해 광명성 1호 소형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 넣는데 실패했다.

 

  북한 미사일의 수출은 북한을 위한 외환 확보에 중요한 재원이 되어왔다. 2002년 12월 10일에 스페인과 미국의 해군 함정은 예멘으로 향하는 북한 배 ‘서산호’를 나포했다. 서산 화물선은 15기의 스커드미사일, 재래식 탄두 및 스커드미사일의 산화제로 사용되는 85드럼의 적연질산(IRFNA)을 싣고 있었다. 

북한은 서산호의 나포를 해적질로 규정하고 선원들이 겪은 트라우마와 손실에 대한 보상을 요구한 적이 있다. 결국, 최종적으로 서산호는 스커드미사일의 운송을 허가 받았다. 이는 예멘의 자체 방어를 위해 예멘 육군이 구매했고 그 당시에는 국제법을 어기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판결되었기 때문이다.

 

  2003년에 미국의 위성 영상은 무수단 BM-25로 알려진 북한의 새로운 준장거리탄도미사일(IRBM) 개발을 보여주었다. 이 미사일은 옛 소련의 R-27 (SS- N-6) 액체추진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보였다. 소련의 R-27 SLBM은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배치되었고 사거리는 2,500km까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옛 소련의 붕괴 이후 R-27 프로그램 개발에 종사했던 소련의 일부 과학자들이 북한으로 이동해서 관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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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단미사일의 설계는 길이 12m, 직경 1.5m, 그리고 2,500~ 4,000km의 사거리를 가지는 이동식, 지상 기반의 액체추진제 탄도미사일이다. 무수단미사일의 사거리는 북한이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지만, 실제 능력 및 성능은 알려져 있지 않았다. 

 

  북한은 무수단미사일의 영상을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2007년에 처음으로 무수단미사일을 선보였다. 2009년 말에는 북한이 무수단미사일을 이란에 수출한 것으로 보도되었다. 무수단미사일은 2010년 10월에 외국 언론을 초청한 군사퍼레이드에서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10월의 퍼레이드에서는 또한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노동미사일의 파생 미사일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는 이란의 가더(Ghader)-1 미사일과 매우 유사한 삼중콘(Triconic Nose-Cone) 형상을 가지고 있었다.   

                

  북한은 2016년 전까지 단 한 차례도 무수단미사일의 시험비행을 수행한 적이 없었다. 북한은 2016년 들어 연속적으로 무수단미사일 시험발사를 시도했다. 4월 15일 첫 발사에 실패한 이후 13일 만인 4월 28일 2~3차 발사를 시도했다. 5월 31일에는 4차 발사를 시도하였으며 6월 22일 5~6차 발사시험을 연속적으로 감행했다. 이 과정에서 오직 6차 발사시험 한 차례만 성공했을 뿐이고 나머지 시도에서는 모두 실패했다. 

보통 시험발사에 실패하면 사고조사를 통해 원인을 분석하고 찾아내어 이에 대한 대응조치를 한 후에 재발사를 하는 것이 일반적인 로켓(미사일)발사의 관례인데 북한은 이러한 관행도 따르지 않고 연속적으로 발사시도를 하는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결국 북한의 무수단미사일 시험발사는 미사일의 성능 검증보다는 정치적 목적을 위해 추진하는 것으로 추정될 수도 있다.

 

  10월 15일과 20일에는 발사장소를 강원도 원산 인근에서 서쪽으로 약200km 떨어진 평안북도 구성시에서 무수단미사일의 7번째와 8번째 발사시험이 진행되었다. 이는 사거리를 최대한 확보하면서 정점고도를 낮추어 가능하면 정상궤도와 가깝게 발사를 함으로써 지구 대기권으로의 재진입에 대한 모사시험을 목표로 했을 개연성이 있다. 북한은 7~8번째 발사시험도 모두 실패함으로써 신뢰성 있는 무기체계로서의 무수단미사일을 획득하는데 실패한 듯 보인다.

 

  결국 2016년에 시도한 일련의 무수단미사일의 비행시험을 통해 무수단미사일은 R-27 미사일과 4D10 엔진을 모방하여 개발하였으며, 제대로 된 비행시험을 통한 검증도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준장거리탄도미사일(IRBM)으로 알려진 무수단미사일은 40여기 정도를 전력화 배치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술적으로 신뢰성은 매우 낮은 미사일이라는 것이 드러났다.   

  하지만, 무수단미사일은 기존의 스커드미사일 기반의 추진제 및 기술보다 업그레이드된 고에너지 추진제 및 소재, 연소방식을 채용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성능이 스커드 기반의 미사일보다 월등하다는 것만은 확실하다.<계속>

 

 

 <연재 순서>

1. 초창기 개발의 역사 

2. 중거리(MRBM) 및 준장거리탄도미사일(IRBM) 개발

3. 대륙간탄도탄(ICBM)의 개발

4. 최근의 동향

5. 탄도미사일 기술의 진화

6. 北미사일 기술의 4계보(系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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