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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속적인 외환보유액의 감소 : 달러강세로 인한 평가손실

 

지난 두 달 연속 외환보유액이 줄어들었다. 금년 9월 3686억 달러에서 11월 3625억 달러로 두 달 사이 61억 달러나 줄어든 셈이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상황이라면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은 늘어나야 할 텐데 오히려 줄어드는 것이 이상하다.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의 구체적인 구성내용이 공개되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외환보유액이 어디서 얼마나 왜 줄어들었는지를 알 수는 없지만 최근의 달러가 강세로 인한 영향이 컸을 것은 미루어 짐작할 수가 있다. 2016년 8월말에 비하여 11월말 현재 엔화와 달러화는 각각 9.15%와 4.67% 약세가 되었다.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의 절반을 달러 자산에 운용하고 나머지 절반을 엔화와 유로화 표시 채권에 운용한다고 가정하면 엔화 및 유로화 채권투자 규모는 약 1843억 달러 규모가 된다. 이를 절반씩 나누어 엔화와 유로화에 운용한다고 하면 엔화 및 유로화 채권투자 규모는 각각 920억 달러가 되는데 이 중 엔화가치 하락에 따른 엔화채권의 평가손실규모는 약 84억 달러가 되고 유로화 채권의 평가 손실은 43억 달러가 된다. 따라서 엔화 및 유로화 가치 하락에 따른 외환보유액 하락규모는 약 127억 달러 정도였을 것으로 추산된다.

 

 

<2> 향후 금리인상에 따른 채권가격의 하락으로 인한 외환보유액 감소

 

외환보유액의 또 다른 하락요인은 채권가격의 하락에 따른 평가손실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국제채권 가격은 많이 하락했다. 예컨대 미국재무성 채권(10년 물)의 경우 금년 8월 말 수익률은 1.57%였으나 12월 9일 현재 수익률은 2.46%로 그 사이에 수익률이 57%나 뛰었는데 이를 채권가격으로 환산하면 거의 1% 정도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만약 같은 기간의 채권매각 규모가 600억 달러라고 한다면 그 사이에 약 6억 달러 정도 평가 상의 가치하락이 일어났음을 뜻하는 것이다. 같은 기간 국제수지상의 준비자산 증가규모가 대략 72억 달러정도 된다고 보면 외환보유액 61억 달러 감소는 대체로 계산이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 

 

              달러강세에 따른 평가손실     (-)127억 달러

              + 채권가격하락에 따른 손실   (-)  6억 달러  

              + 국제수지상의 준비자산 증가    72억 달러

              ---------------------------------------------------- 

              =   외환보유액 감소          (-) 61억 달러    

        

물론 채권의 경우 실제로 매각하기 전에는 항상 매입한 때의 가격으로 평가하므로 채권가격의 변동에 다른 평가손익은 외환보유액에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정부 하에서 지속적으로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보유채권의 가격하락에 따른 외환보유액의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의 보유 대외채권이 전체 외환보유액의 80%(2880억 달러)라고 하고 만기가 모두 5년 이내라고 가정할 때 향후 5년 동안 채권가격이 30%만 하락한다고 하여도 외환보유액의 평가손실 규모는 864억 달러에 달한다. 

  

 

<3> 엄청난 경상수지 흑자는 어디로 가는가? : 약 5년 간 1천억 달러 규모의 누수

 

지난 2012년부터 2016년 3분기까지 누적경상수지는 3953억 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같은 기간 외환보유액은 2982억 달러에서 3686억 달러로 704억 달러 밖에 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경상수지 흑자가 한국은행으로 유입된 것이 아니라 민간 금융기관이나 기업으로 흘러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래 [표.1]에서 보듯이 2011년 말에 비해 은행의 대외채권은 812억 달러 늘었고 기업 등의 대외채권은 1273억 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의 대외부채는 199억 달러 줄었고 기업 등의 대외부채는 51억 달러 늘었다. 결국 2011년 말에 비해 은행과 기업 등의 순대외자산은 2233억 달러 늘었고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은 704억 달러 늘었으니 합하여 2937억 달러 증가한 셈이다. 그렇다하더라도 같은 기간 경상수지 흑자누계(3953억 달러) 보다는 1000억 달러 이상 적다. 그것은 아마도 2011년 말 이후 거주자의 대외자산 증가나 비거주의 국내투자 회수와 관련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 지난 5년 동안의 경상수지 흑자(3953억 달러) 중에서 약 1000억 달러는 기록에 잡히지 않은 거주자의 대외자산 증가나 혹은 비거주자의 투자회수로 빠져 나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봐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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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36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은 외환위기를 막는데 충분한가 ?

 

3600억 달러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2008년과 같은 외환위기를 예방하기에 충분한가? 답은 3600억 달러 외환보유액 규모 자체는 외환위기를 예방하는 데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2008년 위기 직전인 2007년만 하더라도 외환보유액은 2618억 달러였으므로 지금과 비교하여 손색이 없는 상당한 규모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한국정부는 미국, 일본 등과 총 600억 달러 규모의 통화스왑협정을 맺어 긴급하게 유동성부족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되었다. 외환보유액 자체가 외환위기를 예방하는데 별로 큰 의미가 없는 것은 IMF위기 당시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한국은행의 공식적인 외환보유액은 230억 달러를 넘었으나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결국 총 160억 달러의 IMF 긴급구제금융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외환위기를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해서 한국이 외환위기에 봉착해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첫째로,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년 간 누적 경상수지 흑자는 3천억 달러를 뛰어 넘고 있다. 이런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는 한 외환위기를 걱정할 이유는 희박하다. 물론 최근에 수출이 부진하기는 하지만 수입 또한 크게 줄어들고 있으므로 외환부족 상태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둘째, 지난 몇 년간 중앙은행 이외 금융기관들의 외환보유액이 상당 폭 증가했다는 점이다. 은행과 기업의 대외자산은 각각 812억 달러와 1273억 달러나 늘어났다. 거의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의 55%에 달하는 규모다. 은행과 기업의 이런 외화자산은 외환위기를 예방하는데 큰 방패막이가 되어 줄 수가 있는 ‘예비 외환보유액’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되고 또 민간부문의 외환보유액이 계속 확대되는 한 외환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외환위기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전혀 위기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특히 외국인의 국내증권투자 규모가 460조(약 4천억 달러)나 되므로 외국인 투자자금이 갑자기 유출된다고 하면 큰 충격이 될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금융당국은 몇 가지 점에 유념하여 외환위기를 사전에 예방하도록 해야 한다. 첫째, 외국인투자자금의 유출입을 매일 단위로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둘째, 은행과 기업 등 민간부문이 보유하고 있는 대외자산을 일제히 정기적으로 점검하여 그들의 포지션을 관리하여야 한다. 특히 민간부문 대외자산의 유동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관리하여 만일의 경우 동원할 수 있는 대비태세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금리와 통화정책에서 패착을 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특히 미국의 금리가 인상되는 시점에서 한국의 금리를 낮추는 정책실패를 범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넷째, 달러가치가 급격히 불안해지지 않도록 외환시장에 대한 관리감독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다섯째, 달러가치가 상승할 것을 기대한 민간부문의 투기적 달러매입을 철저히 관리감독해야 한다.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을 감안할 때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러나 국내경제가 장기간 불황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화에서 미국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데다가 국내정치적 리스크가 크게 높아졌으니 위기의 가능성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정책당국의 역량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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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12-19 17: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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