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감세(減稅)공약, 그 의미는?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11월20일 18시00분

작성자

  • 오문성
  •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법학박사/경영학박사/공인회계사

메타정보

  • 52

본문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났다. 선거 캠페인 기간 내내 여론조사 지지율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Hilary Clinton)이 앞선다고 듣고 있던 터라 한번 놀랐고, 저런 거침없는 언행으로도 대통령이 될 만큼 바뀐 미국사회의 분위기에 또 한번 놀랐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Make America Great Again)는 슬로건을 걸고 대선에 승리한 트럼프는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시 하겠다는 생각이 대통령 재임기간 내내 정책철학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한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트럼프의 공약 하나하나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촉각을 세워야 한다.

 

 내년 1월20일에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트럼프의 공약 중 조세정책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부자와 기업의 세금을 줄여주는 감세라고 할 수 있다. 소득세 측면에서는 현행 39.6%인 소득세 최고세율을 33%로 낮추면서 7단계의 세율의 단계도 3단계(12%, 25%, 33%)로 간소화 하며, 과세표준에 따라 15%~35%를 적용하는 미국의 높은 법인세율도 미국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하여 15%로 단일화하며, 상속세 폐지와  해외자산을 국내에 반입하는 기업의 경우 10%의 낮은 법인세율을 적용하겠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트럼프의 조세공약 중 우리가 눈여겨 볼 부분은 법인세율의 급격한 인하 부분이다. 지금까지 매우 높은 수준의 법인세율을 유지했던 미국이 단일세울 15%로 인하되는 것은 파격적인 조세정책의 변화다. 미국의 법인세율 인하는 최근 브렉시트(Brexit)로 인한 영국의 법인세율 인하 움직임과 맞물려 대규모 자본이동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까지 미국의 고율의 법인세 정책은 미국보다 낮은 법인세율이 적용되는 해외로 미국기업이 진출하는 현상을 발생시켰다. 트럼프 생각의 요지는 법인세율 인하는 미국의 법인세율이 높아서 해외로 나간 기업의 국내 복귀를 통하여 일자리를 만들고, 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는 데 있다. 

 

662127ffcb54ac0b3f5e2693e866c14d_1479632
 

 법인세율을 인하하면 당장은 법인세수가 감소할 수 있다. 하지만 법인세 인하로 인한 기업의 경쟁력 제고는 단기적인 법인세수의 감소를 추월할 수 있는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의 미국과 영국의 법인세율 인하 분위기는 현재의 법인세율 인하가 기업의 경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에 확신을 가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조세정책연구소(TPC)는 트럼프가 공약한 법인세, 소득세의 감세정책으로 인하여 향후 10년간의 미국연방 세수 감소액이 9조 5000억 달러 정도라고 추산하고 있다.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트럼프의 재정정책공약이 모두 시행되는 경우 2016년 국가부채비율이 105%에 달한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트럼프 미대통령 당선인의 조세 공약은 세수의 감소로 인하여 재정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소득세와 법인세의 세율을 내리겠다는 것이다. 

 

 소득세의 경우 세부적으로 들어가 보면 소득세의 최고세율 적용구간을 낮춤으로써 실질적으로 증세부분도 존재한다. 하지만 소득세의 최고세율 자체를 39.6%에서 33%로 대폭 낮추는 것은 감세 쪽으로 그 방향을 잡은 것은 자명하다. 소득세의 경우 세율을 높이고 낮추는 것은 자국의 상황과 자국의 조세정책에 따라 다르게 갈수 있는 문제로서 미국의 소득세정책은 미국이 알아서 할 일이다.

 

 하지만 법인세의 경우는 그 상황이 다르다. 법인세는 법인세율의 인상 또는 인하가 자국기업의 경쟁력을 좌우 할뿐 아니라 해외자본의 자국유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법인의 소득에 대하여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은 법인소득이 소득의 최종 종착지가 아니라는 것을 고려하면 누진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경제 논리에도 맞지 않는다. 급기야는 미국에서 조차도 법인세율을 대폭인하하고 단일세율을 적용하겠다는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이 나왔다. 

 

 현재 한국에서는 야당의 법인세 증세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의 여소야대 상황에서는 통과될 기세가 역력하다. 법인세를 통한 증세문제는 여야당, 보수와 진보가 달리 주장할 이유가 없는 이슈이다. 왜 이 문제에 있어서까지 여야당이 달리 주장하는지 모를 일이다. 법인세율 인상문제는 여야당의 정치적 셈법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고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우리기업을 중심으로 생각해야한다. 트럼프의 법인세율 인하 및  단일세율 유지공약과 브렉시트(Brexit)이후 영국이 법인세율을 인하하는 움직임을 보면서 우리가 느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52
  • 기사입력 2016년11월20일 18시00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