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용의 양적 회복과 소비부진으로 본 일본의 고용문제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9월06일 17시53분
  • 최종수정 2016년09월07일 11시33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메타정보

  • 55

본문

고용의 양적 회복과 소비부진으로 본 일본의 고용문제 

 

일본의 고용 사정이 양적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의 완전실업률은 3.0%를 기록했다. 이는 1995년 이후의 최저 수준이며, 마찰적 실업을 고려하면 일본은 표면적으로는 거의 완전고용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부과학성과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2016년 3월 대학졸업자의 4월 1일 시점의 취업률도 97.3%를 기록해 5년 연속으로 상승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용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7월의 실질소비지출은 전년동월대비로 0.5% 감소하는 등 부진을 보이고 있다. 일본경제의 실질GDP 성장률도 지난 2분기에는 1차 발표치로 전분기대비 연률로 0.2%에 그치고 있어서 전반적으로 일본경제는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아베내각은 소비세 인상을 다시 연기하고 28조엔에 달하는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준비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일본의 고용 상황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지, 주의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일본의 취업자 수를 보면 올해 1~7월 평균치가 6,415만명으로 늘어나 리먼쇼크 이전인 2007년의 6,412만명을 겨우 능가하고 있다. 양적 회복세가 인정되는 수준이지만 낮은 실업률이나 일부 업종에서 호소하는 인력 부족 문제의 심각성과 비교하면 고용의 양적 회복세도 아주 활기를 띠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481d152d966ef26962bedf76cf4e17c4_1473152
 

음식업, 건설업 등에서 나타나고 있는 인력 부족 문제나 낮은 실업률은 생산가능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서 일하는 사람이 적어졌다는 요인도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림에 나와 있는 바와 같이 일본의 15세에서 64세 인구는 2007년의 8,313만명에서 2016년 1~7월 평균으로 7,643만명으로 감소하고 있다. 저출산 인구고령화의 결과이다. 이에 따라 취업자가 생산가능 인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의 77.1%에서 2016년 1~7월 평균으로 83.9%로 상승하고 있다.  

 

또한 고용 회복, 실업률 하락에도 불구하고 임금 상승세가 부진한 상황이다. 정기승급 부분을 제외한 급여 수준의 인상(베이스 업)은 2014년이 0.4%에서 2015년에는 0.6%로 상승했으나 2016년 봄의 임금협상에서는 다시 0.3%로 떨어졌다. 7월 기준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의 비중도 37.6%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베 내각은 기업에게 임금인상을 촉구하고 법정 최저 임금의 인상에 나서고 있으나 일본기업들이 대폭적인 임금인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임금상승이 부진하고 고용의 확대가 비정규직 등 불안정한 일자리 중심이기 때문에 일본 가계도 중장기적 관점에서의 소득 확대에 자신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소비를 크게 늘리기가 어렵고 일본경제의 성장세도 미진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고용의 꾸준한 양적 확대가 지속될 경우 결국에는 임금의 상승 압력이 확대될 수도 있으나 일본경제 및 고용 시장의 현황으로 보면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의 임금상승세를 보면 비정규직의 임금상승이 정규직을 앞서 있으나 여전히 임금격차가 크며, 일본의 정규직이 이직에 따른 불이익도 고려해서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경향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비정규직 인력을 구하지 못한 음식업체에서는 영업시간을 줄이는 등의 방법으로 대응하는 사례도 있는 것을 보면, 일본기업들이 높은 임금을 제시해서 인력을 확보해 영업할 수 있을 만큼 수익성이 높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회복세를 보이면서도 어려움이 많은 일본 고용시장의 상황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저출산 인구고령화로 점차 노동 공급의 한계가 들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높은 수익이 기대되는 투자 활동과 함께 고용과 소비의 확대 성순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1인당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킬 길 밖에 없을 것이다. 노동시장에서의 비정규직과 정규직간의 분배 문제의 조정도 중요하겠지만 전체적으로 기업들이 지불할 수 있는 임금의 총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기업의 연구개발력, 사회  전체적 이노베이션 시스템을 끊임없이 고도화시키면서 생산성을 높여 기업의 투자 수익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기반이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성장전략을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전개할 필요가 있다.   <ifs POST>

55
  • 기사입력 2016년09월06일 17시53분
  • 최종수정 2016년09월07일 11시33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