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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발 불황』, 전세계로 연쇄 확산될 공포의 시나리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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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8월29일 18시33분
  • 최종수정 2016년08월30일 09시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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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불황 심화가 무역, 금융, 자원 경로를 통해 신흥국으로 전염

재정 출동 여지가 궁색하고, 금융정책이 속박(束縛)된 나라일수록 충격이 커 

연쇄 전염으로 ‘의심 암귀(疑心暗鬼)’ 심리 확산, 신용 위축, 글로벌 위기 초래

베네수엘라, 브라질 등이 가장 취약한 D 등급, 한국, 태국 등은 B 등급 

 

서 론 

글로벌 경제 위기를 논하는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과거의 위기 발생의 근본 원인을 정형화(定型化)하여, 해당 국가 혹은 지역의 경제 기초여건(fundamentals)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악화하는 것을 주요 원인으로 보는 ‘제 1 세대’ 모델, 그리고 시장참가자들의 자기실현(self-fulfilling)에 따른 집단 행동을 주요 원인으로 보는 ‘제 2 세대’ 모델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국가 간 ‘전염(Contagion)’ 등 과정적인 요인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한편, 가장 최근에 발생한 글로벌 규모의 위기라고 할 수 있는 미국 서브프라임 론(loan)발 경제 · 금융 위기는 글로벌 ‘그림자 금융(Shadow Banking)’ 네트워크를 통해 복잡한 구조화 파생상품을 전세계로 펼쳐 실행했던 금융 거래에 수반된 리스크 부담 구조를 위기 확산 요인으로 보고 새로운 형태의 ‘21세기형 글로벌 금융위기’로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 

지난 번 이 난을 통해 소개한 “中 경제, 세계의 시한폭탄이 되나?” (8월 23일) 에서는 최근에 Mizuho 종합연구소가 펴낸 『중국 발 연쇄 불황의 공포』 보고서 가운데 일부를 참고하여 주로 중국 내부의 경제, 정치 및 사회 구조라는 관점에서 특징적 문제들을 관찰해 보았다. 이와 함께, 동 보고서의 다른 부분에서는 중국 경제에서 발원(發源)한 위기 상황이 다른 신흥국 경제를 거쳐 선진국들로 확산되는, 이른바 ‘연쇄(連鎖) 불황’의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주로, 중국의 잠재적 불황의 심화가 무역, 금융, 자원 등 국가 간 거래 경로를 통해 전 세계 상대국들로 전염되는 과정을 상정한 것이다. 

 

■ 중국 경제 위기의 잠재적 뇌관(雷管)은 “과잉 부채” 문제  

지금 중국 경제를 우려의 시각(視角)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중국 경제의 ‘’성장 감속’, 공공 부문 및 민간 부문의 ‘과잉 부채’, 과거 경기 촉진을 위한 투자 확대로 파생된 ‘생산능력 과잉’ 등 요인들을 주시하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는 앞서 소개한 전형적인 ‘제 1 세대 위기 모델’을 염두에 두고, 중국 경제의 기초 여건이 급격하게, 그리고 심각한 정도로 감퇴(fall off) 및 악화하는 것를 우려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만일, 중국 경제에 위기가 닥친다면, 그 뇌관(雷管)은 다름 아닌 ‘과잉 부채’ 문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중국의 부채 총액은 중국 GDP의 약 2.5배 규모다. 이 정도의 규모라면 미국이나 일본, 한국 등에 비해 그리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다행인 것은 중국 부채 총액 중 국내에서 조달된 비율이 훨씬 많다는 점에서 설령 중국 경제가 급속하게 어려워진다고 해도 해외 대출자 및 투자자들이 직접적으로 신용 리스크를 부담하는 것은 덜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중국 과잉 부채의 중요한 문제는 ‘증가 속도’ 및 ‘구성 내역’에 있다. 우선, 부채 총액은 가파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나, 경제 성장은 오히려 감속하고 있어, 예전보다 부채 증가가 성장에 기여하는 정도가 떨어진다는 점이다. 더 큰 문제는 주 차입 주체가 쉽사리 도산될 수 없는 국영기업들이라는 점이다. GDP 2.5배에 이르는 부채 총액 중, 국유기업들이 차주인 부채 비중은 1.65배나 된다. 게다가 이들 국유기업들 자산의 질(質)은 대단히 열악해져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적인 예로, 4대 위험 업종이라고 하기도 하고 5대 위험 업종이라고 하기도 하는 철강, 석탄, 시멘트, 알미늄, 판유리 등, 당장 고강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취약 업종에 속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보면 금새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최근 Bloomberg가 전하는 탕샨(唐山)은행의 ‘신기루(蜃氣樓) 같은 경영’ 실태는 현 중국 은행들의 자산의 질 (부채 문제), 나아가서 중국 금융 시스템 전체의 리스크 수준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하겠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중국 경제가 불가피하게 Balance Sheet 조정을 해야 할 국면에 처하면, 실업 폭증, 극심한 경기 침체 및 불황을 면치 못할 것이고, 이러한 위기는 각종 경로를 통해서 상대국들, 나아가서는 글로벌 규모로 전염될 것임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Mizuho 종합연구소가 이번에 중국과 경제적 거래 경로를 가지는 각국의 충격 흡수 여력을 실증적으로 검증한 결과는 긴요한 참고가 될 것으로 보여, 해당 부분(“연쇄 신흥국 리스크의 검증”)에 대한 Nikkei보도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 경제 모델이 시사하는 중국 쇼크의 증폭 

목하, 신흥국 불안의 커다란 관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중국 경제가 더욱 감속하게 되면, 이에 발단(發端)된 불황이 다른 신흥국으로 번져서 이들 경제가 밀려서 무너지고 만다는 연쇄 불황 우려다. 그런 점에서 중국 경제가 더 이상 감속하면, 어느 나라가 가장 영향을 받기 쉬운 상태에 있는가에 대해서 통계적으로 검증한 것이다. 우선, 중국 경제 감속이 신흥국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로 무역, 자원, 금융 이라는 3 가지 채널을 전제한다. 이에 바탕을 두고 실질 GDP, 그리고 주요 수요(需要) 항목, 원유 가격 등 상품 시황, 환율 등을 변수로 하는 ‘GVAR(Global Vector Auto Regression)’ 모델로 추계하여 중국 경제 감속이 주요국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를 시산(試算)한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중국 경제 성장률이 1%P 하락할 경우, 1년 간에 각국 성장률이 얼마나 하락할 것인가를 시뮬레이션한 것이다. 분석 대상국을 폭넓게 하기 위해 선진국도 포함한 것으로, 총체적으로 말하자면 신흥국 쪽이 선진국보다도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시산 결과가 나왔다. 신흥국들 가운데는 성장률 하락이 1%를 넘어서, 충격의 기점(起点)이 되는 중국보다도 더욱 크게 악화가 예상되는 나라들이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그 중에는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국가들의 대 중국 수출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우선은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 감소로 인해 성장률에 하락 압력을 받게 된다. 그리고, 인근 아시아 각국도 마찬가지로 대 중국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를 감속 시킨다는 점에서 이들 나라들도 마찬가지로 수출 감소에 따른 경기 하강 압력의 더블 펀치를 맞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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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터키에서도, 중국 경제 감속이 다른 나라로 파급되어 번져가게 되면, 중국 뿐  만 아니라 세계 경제 전체로부터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자원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의 경우, 중국 발 세계 경제 감속으로 국제 상품 시황이 붕괴되면, 자원 관련 산업의 수익(收益) 및 러시아 정부의 석유 수입(收入)이 감소하여 설비 투자 및 정부 지출을 중심으로 경기는 추락하게 될 것이다. 또한, 신흥국 중에서도 경상수지 적자가 가장 큰 나라의 하나인 터키의 경우, 중국 경제 감속으로 세계 경제가 정체하면,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 자금의 유입이 감소하고, 자국통화 가치 하락에 의한 인플레이션 상승 및 자금 부족에 의한 금리 상승 등 내수(內需)의 하방(下方) 압력을 받기가 쉽다. 

 

■ 위기 회피 방책(方策)의 한계; 어려운 재정 사정  

신흥국 경기가 더욱 침체할 리스크가 높아지는 경우에는, 각국이 정책 대응의 여지를 얼마나 남겨 놓고 있는가, 하는 점이 위기 회피의 열쇠가 된다. 예를 들어, 재정지출 확대에 의해 경기를 충분히 지탱할 수가 있으면, 국내의 급격한 Balance-Sheet 조정은 회피할 수가 있고, 따라서 금융 위기의 리스크를 억지(抑止)할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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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정책의 여지에 관해서는 정부 부채 잔액의 명목 GDP에 대한 비율이 60% 이내라면 허용될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또한, 국채 관련 원리금 지출을 제외한 ‘프라이머리 수지’가 균형을 이루고 있으면 명목 GDP 성장률이 명목 금리를 상회한다는 조건 하에서 정부 채무 잔액의 명목 GDP와의 비율이 증가하는 일은 없게 된다. 그런 점에서, 정부 채무 잔액과 프라이머리 수지라는 두 개 척도에서, 각국의 재정 출동 여지를 평가했다. 결과는, 정부 채무 잔액이 많고, 프라이머리 수지도 적자 상태라서 재정 출동 여지가 아주 옹색한 나라의 경우로 브라질, 인도, 베트남 등이 형편이 어려운 나라들로 나타났다.  

 

■ 금융정책은 ‘딜레마에 속박(束縛)된’ 상황

금융 완화 수단을 통해서도 Balance Sheet 조정 압력을 경감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실제로 신흥국의 일부는 이미 금리 인하를 실행하는 한편, 현상을 유지하는 나라들도 있고, 어쩔 수 없이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나라도 있는 등, 금융 정책 방향은 다양하다.

멕시코는 2015년 12월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다음 날, 2008년 이후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했다. 금리를 인상하지 않으면 자국통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이유로 설명하고 있다. 남아프리카도, 통화가치 하락과 인플레를 억제하기 위해 2016년 3월 전후부터 단속적으로 금리를 인상해 오고 있다. 

브라질은 2015년 7월에 금리를 인상한 이후 금융 정책을 변경하지 않고 있다. 통화가치 하락과 인플레에 대응해서 금리를 계속 인상했으나, 2015~16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전망되는 등, 경기는 악화되고 있어서 금융정책은 움직일 수 있는 폭이 없어진 것이다. 대조적으로, 아시아에서는 금융 완화 움직임이 많다. 2016년 이후 인도네시아가 3회, 인도 및 대만이 1회 금리를 내렸고, 중국, 말레이시아가 예금준비율을 인하했다. 

한편, 멕시코, 남아프리카, 브라질은 자원 보유국이기 때문에, 자원 가격 하락이 자금 유출로 연결되고 있고, 통화가치 하락 및 인플레이션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반해, 아시아 신흥국들은 자원 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자국통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는 중남미 국가들만큼 심각하지는 않다. 오히려 자원가격 하락에 의해서 경상수지 개선 및 인플레이션 억제 등, 혜택을 받고 있는 아시아 신흥국들도 있다. 이러한 차이가 각국 간에 금융정책의 방향성이 다양하게 나뉘어 시행되고 있는 배경이다. 

지금 금융 완화를 시행하지 않고 있는 신흥국들은 그것을 방해하는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금후도 금융 완화는 곤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금까지 금융 완화를 해 온 아시아 신흥국들은 추가 완화도 가능하다. 게다가, 중국을 위시해서, 아시아 신흥국들도 자원 가격 하락 혜택을 제외하면 경제 펀더멘탈에 불안이 있는 상황임에는 변함이 없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을 계기로 다시금 자금 유출 압력에 노출될 수 있는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추가 완화 여지는 그리 크지 않다고 보여진다. 재정 및 금융 각각 정책 여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면, 브라질의 정책 여지가 특히 핍박하고, 이어서 베트남, 멕시코, 남아프리카 등이 정책 출동 여지가 옹색한 것으로 나타난다. 

 

■ 위기 전염 리스크가 높은 “우려 대상 4개국” 

이상과 같이 각 항목들에 대해, 양호한 경우 A로부터 불량한 경우 D까지 4 단계로 평가하여 종합한 결과, 베네수엘라, 브라질, 아르헨티나, 터키가 D 판정을 받아 “가장 리스크가 높아 우려되는 4개국” 으로 나타났다. 다소 불량이라는 C 판정을 받은 “다음 순위 6개국”은 남아프리카, 러시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다.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9할 이상, 정부 세입(歲入)의 5할을 원유에 의존하기 때문에,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경제 펀더맨탈이 크게 흔들린다. 동 국 Maduro 대통령은 2016년 1월 ‘경제긴급사태’를 선포하는 데까지 몰리고 있다. 또한, 동 대통령은 야당이 우세한 의회와 대립을 심화시키고 있어서 정치적 불투명성도 높다. 외화 부족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외화표시 국채 및 국영 석유회사 회사채의 디폴트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브라질도 자원 가격이 하락하여 곤경에 처해 있고, 2016년 성장률은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될 전망이다. 정치면에서도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는 실추되어, 정권은 『죽은 몸』 이나 다름없다. 민간 부문의 채무 상환 부담이 늘어나서, 국제결제은행(BIS)의 분석 기법에 의하면 금융위기에 빠질 가능성마저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는 경제 펀더맨탈이 큰 상처를 입었다. 변동환율제도 이행과 자본이동 규제의 폐지에 따라 외화준비 감소에 제동이 걸릴 수 있으나, 여전히 외화준비는 부족하다. 2015년 발족한 신 정권이 경제 재건을 위한 개혁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정권 기반은 아직 공고하다 할 수 없고, 개혁 자세를 따로 떼어 평가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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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는 경상수지 적자에 비해 외화 준비가 낮은 것, 민간 채무가 팽창되고 있는 것이 부정적 요인이다. 시리아에서 세력을 넓히고 있는 이슬람국가(ISIS) 및 국내 Kurd계 무장 세력과 대치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지정학적 리스크도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편, 신흥국 불안의 기점으로 대두된 중국에 대해서는 리스크 정도가 낮은 B 판정의 결과가 되었다. 민간 채무가 팽창하고 있고, Balance Sheet 조정 압력이 강력한 점에는 주의해야 할 것이기는 하나, 경상수지가 흑자이고 외화준비도 풍부한 점. 금융 재정 정책에 여지가 있는 점이, 중국 리스크를 억제하는 이점(advantage)이 되고 있다. 다만, 당장의 신흥국 불안이 중국 경제의 감속에 발단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신흥국에 대한 영향 파급이라는 관점도 포함해서, 중국 경제 동향을 모니터링해 갈 필요가 있다.  

 

■ 최종 시나리오 --- 연쇄 전염의 공포  

리스크가 높은 신흥국일수록 경제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어느 한 신흥국이 위기에 빠지면, 그 영향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신흥국이나, 심지어 선진국으로도 파급되는 연쇄 현상을 일으킬 우려가 있다. 예를 들면, 『가장 우려되는 4개국』 가운데, 베네수엘라 경제가 파탄되는 경우, 다음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실은, 근년 들어 베네수엘라는 금융 면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왔다. 중국의 정책성 은행이 과거 10년 간 650억 달러의 융자를 했다는 데이터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주요 채권국이 된 중국으로 비화(飛火)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형식으로 불씨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낮은 중국이라도 타격을 입고, 무역, 자원, 금융 3 가지 채널을 통해서 다른 신흥국으로 한층 심각한 하강 압력이 파급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국 경제 감속의 영향에 관한 GVAR 모델 분석이 시사하는 바는, 대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 이외에도 자원 의존도가 높은 나라, 경상수지 적자국 등 자금 유출에 취약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영향이 연쇄적으로 크게 퍼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중국 당국이 경제 운영에 실패하여 경기가 한층 침체되면 국유기업 파탄 및 고용 악화에 수반되는 사회 · 정치 불안이라는 사태에 이르게 되고, 2015년 여름부터 2016년 초까지 있었던 충격을 뛰어넘는 자금 유출 현상과 위안화 가치 급락이 일어나는 것도 상정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다른 신흥국에도 자금 유출 및 통화 가치 급락이 전파될 것이다. 

 

■ “의심암귀(疑心暗鬼)”가 신용 위축을 초래, 글로벌 위기로 확산  

과거 1994년에 위안화의 대 미 달러화 가치가 폭락했던 것이 1997년 아시아 통화위기의 한 원인이 됐었다는 견해가 있다. 당시 위안화 절하와 아시아 위기 간의 관계가 반드시 명확하지는 않더라도, 중국이 위안화 절하를 통해 수출을 늘리자 다른 국가들은 수출 상대국에서 Share를 빼앗겨 경상수지가 악화됐다는 견해다. 오늘날도, 중국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 이런 견해를 시장 참가자들이 떠올리고 신흥국 통화 매도에 박차를 가하게 되고, 통화 위기로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시나리오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또한, 가장 우려되는 4개국 가운데 브라질과 터키에 대해서는 역사적 경위 및 지리적 근접성에서, 유럽 금융기관들이 대규모 대출을 하고 있다. 브라질에 대해서는 스페인과 영국, 터키에 대해서는 스페인, 프랑스, 그리스 은행들이 주요 대출자들이다. 그러므로, 2001년 국가 디폴트 이후 국제금융시장에 접근이 단절되어, 대외 차입이 곤란하게 되어 오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제외한다고 해도, 브라질 및 터키 경제가 파탄하는 경우에는, 구미(歐美)의 금융 시스템이 흔들리는 2차적 영향을 상정(想定)할 수도 있다. 

불량채권 비율이 높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유럽 금융기관들이 브라질 및 터키에 대한 대규모의 불량채권마저 떠안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Balance Sheet 조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자국 내에서도 대출을 긴축하게 되어 유럽 전반에서 신용 수축이 생겨 나서 실물 경제의 악화가 우려된다. 이어서, 세계 경제에서 비즈니스 전개가 광범한 유럽 경제가 불황에 빠지게 되면 세계 경제 전체로 3차적 영향이 확산될 수도 있을 것이다. 

브라질 및 터키를 엄습한 국지적 위기가 유럽을 경유하여 세계 전체에로 확산되는 가운데, 펀더멘탈 및 위기에 대한 내구성이 떨어지는 신흥국 경제에 연이어 타격을 입히는 전개가 있을 수도 있다. 악영향이 전파되어, 순차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파탄하게 되는 도미노 파탄이 일어나게 되면 급기야 글로벌 경제 전반에 리스크 회피 모드가 깊어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파탄할 나라는 어딜까, 하는 “의심암귀(疑心暗鬼) 심리가 강해져 신용 위축이 깊어지고, 세계적으로 자금 및 수요가 증발하는 리-먼 쇼크형(型)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상정할 수 있는 최종 시나리오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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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8월29일 18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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