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中 경제, 『세계의 시한폭탄(時限爆彈)』이 되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8월23일 18시42분
  • 최종수정 2016년08월30일 13시13분

작성자

메타정보

  • 50

본문

“중국 경제는 세계 경제 최대의 불안 요인” Mizuho 종합연구소
-  중국 경제, “세계의 구세주(救世主)에서 세계의 시한폭탄으로”
-  ‘부채 의존형 경기 대책’을 타성적으로 반복, 한계 상황에 이르러
-  정치 일정에 얽매어 국유기업 등 발본 개혁을 주저하고 있어
-   ‘好況인 浙江’ 출신 시진핑 vs. ‘苦境인 遼寧’ 출신 리커창의 대회전
 

 

■ 서 론 

“중국 경제는 세계의 구세주에서 세계의 시한폭탄이 되었다.” 최근 일본 미즈호 종합연구소가 중국 경제 현황 분석을 바탕으로 펴낸 보고서 『중국 발 세계 연쇄 불황』 의 결론이다. 요약하면, 중국에서 시작된 경제 위기가 신흥국 경제로 전염되고 결국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으로 파급되어 세계 경제가 연쇄 불황에 빠지게 된다는 구조를 분석하고 향후 글로벌 경제의 모습을 전망한 보고서다. 

특히, 중국 경제가 대 조정기에 돌입함에 따라, 그 간 내면적으로 증식되어 온 각종 모순과 문제들이 상승적으로 불거져서 글로벌 연쇄 불황의 발원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실, 작년 중반부터 중국 경제 성장 감속 및 시장 불안이 본격화되자 주로 과잉 공급 부문에 대한 개혁의 필요성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개혁 작업은 최고 지도부 개편 정치 일정 및 내부 알력(軋轢) 등으로 아직 문턱도 넘어서지 못했다는 것이 일치된 평가다. 

중국 경제는 이미 미국과 쌍벽을 이루는 G2 반열에 올라있다. 한국을 포함한 지구상의 많은 국가들이 중국과 불가분의 상호 관계를 형성해 오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중국 경제의 명암은 우리 경제의 향방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은 필지이다. 따라서, 미즈호 종합연구소 보고서를 참고로 해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중국 경제에 대한 각종 보고서들을 종합하여 이와 관련한 각 부문의 현안 문제점들과 이와 관련한 제반 환경 등을 광범하게 일별(一瞥)해 본다. 

 

■ 中 경제의 최대 난관은 근본 개혁을 주저하는 것 

중국 최고지도자들은 매년 이맘 때면 베이징 근처에 있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휴양지에 모여 비밀회의(conclave)를 가지고 국가적 정책 과제의 우선 순위를 논의한다. 올 해도 최근 국영 방송 매체가 중국공산당 최고지도자 중 한 명이 이미 그 곳으로 향했다고 전하면서 많은 관측자들의 호기심을 부풀리고 있다. 작년에는 이곳에서 과거 1990년대에 국유기업을 대대적으로 개혁하여 신임을 얻었던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교훈을 되새기며 중국 경제의 잠재력을 강화하기 위한 시(习) 주석의 ‘공급 측(supply-side) 개혁’에 대한 제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현재 공표되는 중국 경제에 대한 각종 지표들은 일단 금년 상반기 성장 실적이 7월까지 이어진 것을 확인하는 것들이다. 이렇게 경제가 ‘안정된’ 배경은 작년 중반 무렵 시작된 주식 및 외환 시장 대혼란과 자본유출 사태로부터 일시적이나마 휴식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 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안정은 대가(代價)를 치른 결과이다. 중국 지도부는 ‘제 살을 도려내는 것처럼 어려운 개혁’을 실행하는 대신, 경제 부양을 위해 또 다시 ‘융자 확대’라는 처방에 의존한 것이다. 이미 중국의 부채 총액이 GDP의 2.5배에 달한 데 더해 또 다시 레버리지를 추가한 셈이다. 

정책 입안자들은 최저 성장률 목표로 삼고 있는 6.5%를 달성하기 위해 대규모 금융 완화와 함께 재정 확대를 채택했다. 동시에, 중앙은행도 최근 수 개월 동안 상업은행들에 대한 기준 대출금리를 인하하고, 지준예치금 비율을 인하하는 등, 적극적인 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이렇게, 누구나 지적하는 대대적인 구조 변혁의 긴박함을 외면하고, 단기 부양책으로 일관하는 배경에는 내년 당 대회에서 대대적인 지배 구조 재편을 앞두고 일단 안정을 원하는 요구가 있는 것이다.

 

  ■ 최대 문제는 “금융 부실”, 최대 관심은 “정치 개편”  

Goldman Sachs 추산에 따르면, 주룽지 총리의 국유기업들에 대한 일대 개혁 조치 이래, 국유기업들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감축되었다고는 해도, 아직 국유기업들의 융자 총액이 국가 전체 융자 잔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지방정부 융자기구’를 포함하면 회사채 발행의 거의 90%를 차지한다. (※ 참고로, “지방정부 융자기구”란, 공공 투자 프로젝트의 자금 조달 및 집행을 위해 지방정부가 재정자금 등을 출자하여 설립한 일종의 ‘투융자회사’를 말한다.) 중국 경제에서 국유기업들은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좋은 경로인 인프라 지출 등을 실행할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자본 조달을 압도적으로 점유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높은 많은 민간 기업들에게는 기회를 빼앗기는 결과가 되고, 은행들에게는 부실 대출이 누적되게 만드는 주역이 된다. 

UBS 금융그룹 경제 전문가 George Magnus 자문역은 “당장의 효과는 경제가 안정을 찾을 수 있고, 이에 따라 누군가는 권력을 유지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경제를 불안정하게 할 가능성을 잉태하는 구태의연한 정책에 변화가 없다면 어떤 대가를 지불해야 할 것인가?” 고 지적한다. Mathews Asia 회사 투자전략가 Andy Rothman은 “중국 지도자들은 최근, 성장을 재(再) 가속시키는 것보다는 급격한 감속을 방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재치 있는 선택을 한 것이다” 고 평가한다. Goldman Sachs의 8월 5일 자 보고서도, “잘못된 자본 분배”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유기업과 민간기업의 금융시장 접근을 공평하게 하기만 해도 향후 10년 간 중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0.5%P 상승시킬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가 중국 경제가 더 이상 침체하는 것을 회피하려는 또 다른 이유는 시진핑 주석이 다음 달 항저우(杭州)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담을 주재하게 되어 있는 점이다. 중국 정치 및 금융 전문가 UC San Diego의 Victor Shin 교수는 “약속한 개혁 과제 중 제대로 실행된 것은 거의 없다. 현 정부는 개혁을 실행하는 대신 안정 쪽에 중심을 두고 있다” 고 평한다. 한편, 중국 공산당 관리들은 내년 10월 19차 당 대회(“全人代”)를 1년 남짓 남겨 둔 현 시점에서 ‘항해 중인 배를 뒤흔들어야 하는’ 동기를 느끼지 못한다” 고 관측한다. 

내년 열릴 중국공산당 당 대회에서는 ‘7상 8하’ (67세는 유임, 68세는 은퇴) 원칙에 따라 중국 최고 권력층을 구성하는 정치국 상무위원 7명 가운데 5명이나 한꺼번에 교체될 수 있다. Credit Suisse 애널리스트들은 “당 대회를 앞두고 정치적인 구조 개편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국유기업 개혁은 지지부진할 것이나, 당 대회가 종료되면 정책에 본질적 변화가 있어서 이야기가 달라질 것” 이라고 말한다. 

 

■ 시(习) 주석 임기 연장 추구, 왕치산(王岐山) 유임 여부 촉각 

한편, 시진핑 당 총서기 겸 국가 주석이 ‘1인 체제’ 권력 기반을 구축해 가고 있는 상황에서 통상 10년 집권 관례를 깨고 장기 집권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지대한 관심을 모은다. 시 주석은 공산당 규약대로라면, 오는 2022년 당 대회에서 최고지도자 자리를 넘겨줘야 한다. 덩샤오핑(鄧小平)이 총서기 재임 기간이 10년을 넘지 않도록 비공식적으로 정한 원칙은 1990년대 이후 잘 지켜져 오고 있고, 중국 정치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크게 기여해 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오는 2022년에 68세가 되어 원칙 상, 그 해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될 시 주석은 새로운 지도자의 부상을 꺼리고 후계자 지목을 늦추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 • 외에서 시(习) 주석이 2022년 이후로도 총서기직에 유임하려고 하는 것이라는 추측을 하고 있다. 미국 CIA 애널리스트를 지낸 전략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가 Christopher Johnson은 “상당 수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중국 공산당 총서기직의 연장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기정 사실로 보고 있다” 고 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중국 내에서는 중요한 정치적 움직임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 주석의 최대 라이벌이자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및 리커창(李克强) 현 총리의 견고한 정치적 기반인 ‘공청(共靑; 중국공산당청년집단)’에 대한 대대적인 혁파가 시작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중국의 막강 권력을 유지할 ‘독재자(dictator)’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 애널리스트 Noah Feldman은 “시 주석은 공청(共靑)에 대한 대대적 개편을 통해 잠재적 실력자들이 권력을 장악하는 한 경로를 차단하는 것” 이라고 평가한다. 

시 주석이 중국 최고 권력인 공산당 총서기 자리를 2022년 이후에도 유임할 수 있을 것인가, 여부는 그의 측근인 왕치산(王岐山; 68세)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의 유임 여부가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시 주석이 2022년 이후로도 당 총서기 유임에 성공하게 되면 덩샤오핑(鄧小平) 이후 처음이 된다. 

 

  ■ 지금에 와서 『4조 위안 경기대책』 후유증에 시달려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것처럼 중국상(像)이 변화하고 있는 것은, 아무런 까닭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8년 리-먼 쇼크 이후 중국이 취한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중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가 파탄되는 것을 막는 데 크게 공헌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점차 과잉 자본 스톡크, 과잉 부채라는 무거운 부담으로 누적되어 왔고, 지금에 이르러 중국 경제를 짓누르는 중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리-먼 쇼크가 발생할 당시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총 고정자본형성의 비중은 39.4%이었으나, 『4조 위안 경기 대책』 결과, 동 비율이 2009년에 44.1%로 급상승, 그 후로도 2014년에 이르기까지 44%대로 추이하고 있다. 대만, 한국, 일본 등의 과거 최고치는 각각 30.9% (1975년), 36.4% (1973년), 39.0% (1991년)이다. 중국은 이들 최고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이 5년 이상이나 이어지고 있었다.

그 결과, 생산능력 과잉 문제가 심각하게 되었다. 중국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행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설비가동률은 리-먼 쇼크 영향으로 2008년의 77.1%로부터 2009년에 75.3%로 하락하고 있다. 그 후, 『4조 위안 경기 대책』 의 도움으로 설비가동률이 일단 되살아 났다가, 2012년 이후로는 다시 떨어지는 경향을 보여서 작년 2015년에는 66.6%로까지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종별로는, 건축 자재 관련 업종의 생산능력 잉여가 특히 심하다. 예를 들면, 철강, 시멘트, 평판 유리, 전해 알루미늄 등이다. 『4조 위안 경기 대책』 에 힘입어, 인프라 및 부동산 투자가 왕성하게 이루어졌고 그에 맞춰 건축 자재 관련 업종에서 경쟁적으로 설비를 확장했기 때문이다. 이외 분야로는 광업 및 조선 부문 생산능력이 남아돌고 있다. 

 

■ 주택 재고 누적도 중압(重壓)으로 작용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은 광공업 부문 뿐만이 아니다. 주택 개발도 대규모로 이루어졌다. 그 결과, 부동산 재고가 누적되었다. 주택 재고면적 대 판매면적 비율이 2009년 말에 1.6 배에 불과했던 것이 2014년 말에는 3.7 배까지 상승하고 있다. 2015년에는 얼마 간의 조정이 진행되었다고는 하나, 동 비율은 3.5 배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그 중에서, 주택 재고로 가장 골치를 앓고 있는 것이 3급 도시, 4급 도시라고 불리는 지방 중소도시들이다. 2015년 말 현재 전국 부동산 재고 면적 7.2억 m2 가운데, 3급 도시, 4급 도시가 무려 70% 전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도시들은 인구 유입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부동산 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워 재고 조정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구 유입이 많은 반면, 개발 용지가 한정되어 있는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광저우(廣州), 선전(深玔) 등 대도시(1급 도시)에서는 오히려 부동산 버블이 우려될 정도가 되어서, 지방 정부가 부동산 투기의 억제에 나서는 사태가 나타나고 있다. 이들 도시의 신축주택 판매가격 전년 대비 상승률은 2016년 3월 현재 단순 평균으로 + 20%에 이르고, 특히, 선전(深玔)은 + 60%를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가 기세(氣勢)를 잃어버리지 않을 수가 없다. 실제로, 2013년 1 사분기를 정점으로 해서, 중국의 실질 고정자산 투자는 감속 기조에 있다. 낮은 가동률에 허덕이고 있는 제조업 부문에 더해, 주택 재고 누적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부동산 부문이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태를 방치하면 투자가 무너지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실제로 수치 상으로도 최근 사분기 동안에 중국 기업들은 현금 자산을 18%나 늘려서 1.2조 달러 규모로 보유하고 있으나, 장래 전망이 불투명하여 투자를 꺼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Bloomberg). 그렇기 때문에, 2012년 후반 이후 중국 정부는 정부 주도의 인프라 건설 투자를 확대해서 전체 투자 증가율 3~5%P를 지탱해 오고 있다.  

 

■ 부채 급증의 주역은 ‘국유기업 및 지방정부 융자기구’

리-먼 쇼크 이후 담대한 금융완화 정책 기조 하에서 급속한 투자 확대는 결국 부채 누적에 의해서 가능했던 것이다. 중국의 총 부채 잔액 (금융기관들 채무 제외)의 대 GDP 비율을 보면, 2008년 말 시점에 148.3%이었던 것이, 그 이후 급속히 높아져서 2015년 9월 말 현재로는 248.6%에 달하고 있다. 그 중에도 부채 확대가 가장 현저했던 것이 비(非)금융 민간기업 부문(이하 ‘기업 부문’)이다. 동 부문의 2008년 말부터 2015년 9월 말 기간 중, 부채 잔액 대 GDP 비율은 98.6%에서 166.3%로 팽창했다. 이 수준은 일본의 기업 부문 채무 잔액의 대 GDP 비율의 사상 최고치인 1994년 말의 149.2%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중국은 당시 일본과 비교해서 주식시장 발전도 뒤떨어져 있고 간접금융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단순 비교할 수는 없으나, 경제 규모에 비해서 기업의 채무가 크게 팽창되어 가고 있는 것 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통계 상으로 “비(非)금융 민간기업 부문”이라고 되어 있어도, 국유기업에 의한 차입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는 것 외에, “지방정부 융자기구”에 의한 차입도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지방 정부가 이와 같이 간접적 채널을 통해 차입을 늘려 온 이유는 2014년 신(新)예산법이 제정될 때까지, 지방 정부에 의한 기채(起債) 및 차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4조 위안 경기 대책” 가운데, 중앙 정부 부담분은 1조 위안 남짓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지방 정부 및 국유기업 등이 자체적으로 조달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었다. 그런 연유로 “지방정부 융자기구”가 왕성하게 활용되었던 것이다. “4조 위안 경기대책” 이후에도, 지방 경제의 활성화 등을 위해서 “지방 정부 융자기구” 등을 통한 차입은 여전히 왕성하게 이루어졌다. 

그 증거로, 광의의 지방정부 채무 잔액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 발표로도 “우발채무(지방정부가 담보 책임을 지는 채무 및 차입 주체가 파산할 경우 지방정부가 구제 책임을 지는 채무)도 포함하면, 지방정부 부채 잔액은 2010년 말 현재 10조7,000억 위안에서 2014 말에는 24조 위안으로, 약 두 배 이상 확대되었다.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중국 정부도 2014년 이후, 지방정부 채무의 무분별한 확대를 억제하기 위해 재정 개혁 조치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다. 

 

■ 버블을 둘러싼 중국의 고민(“Trouble with Bubbles”) 

지금부터 약 1년 전에 있었던 주식시장 붕괴는 전세계에 커다란 경악과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러나, 실제로 전체 중국 경제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것이 바로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경제에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는 채권, 부동산 등 다른 시장에서 또 다른 버블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작년의 주식시장 붕괴는 중국 당국이 종전에 부채로 지원하는 버블을 생산할 수 있는 초고속 성장 시대에 경제를 잘 관리해 왔다는 신뢰에 의문을 가지게 한 것이었다. 주식시장 붕괴 과정에서 보았듯이, 레버리지(leverage)가 한없이 증가하도록 허용한 뒤에, 어느 시점에서 시장이 정점을 지나 하향 곡선으로 들어서면, 금융당국이건, 정부 행정기관이건, 국가 기관들이 아무리 나서도 추락하는 경제를 막을 도리가 없이, 속수무책이 되고 만다는 교훈을 던져 준 것이다. 다시 말하면, 작년 시장 붕괴에서 얻은 교훈은 일단 위기가 터진 상황에서 문제들을 해결하기보다는 위기가 현재화 하기 전에 개입하는 편이 비용을 적게 치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잠재적 비용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욱 시급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지금 중국에는, 다른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하향 악순환 고리(‘downward spiral’)을 제어할 정책 수단이 시급하다. 여러 부문에서 도전과 충격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근본적 대응 조치는 늦어지고 있을 뿐이다. 어떤 수단을 취하건, 그 대응 과정에는 엄청난 고통이 따르게 되어 있다. 당장 금융부문이 당면한 문제들 만이 아니라 국가 전반에 걸쳐서 단기적 비용 지불과 장기적 (국유기업들을 포함한) 기업 개혁 이득 간에 적절한 균형을 도모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과잉부채의 파탄(破綻)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어 

과잉 부채의 파탄 조짐은 이미 은행들에 불량채권(不良債權)이 증가되는 형태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은행감독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국 상업은행들의 불량채권 비율은 2011년 9월 말 현재 0.9%를 바닥으로 해서 상승 경향으로 돌아서고 있다. 그렇다고는 해도 2015년 말 현재 1.7%로 아직은 낮은 수준이다. 여기에 요주의(要注意) 여신까지 포함해서 산출해 보면, 불량채권 비율은 2014년 3월 말 현재 3.5%에서 2015년 말 현재로는 5.5%까지 상승하고 있다. 

한편, 중국 은행들의 자기자본 비율은 2015년 말 현재 13.5%로 높은 편이고, 불량채권의 처리로 그다지 저하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불량채권에 대비하는 대손충당금 비율은 2014년 말 23.2%에서 2015년 말에는 18.1%로 떨어졌다. 상업은행들은 동 비율을 150% 이상으로 유지할 것을 요구 받고 있으나, 그 기준이 완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경기 부진에 따라 상업은행들은 수익성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늘어나는 불량채권 처리에 대처하지 않으면 안 될 가능성이 높다. 기업에 대한 은행의 대출 자세도 점차 보수적으로 되어갈 가능성도 높다. 

 

■ 소득 배증(倍增) 계획을 포기하지 못하는 중국 정부 

이와 같이 중국은 ‘과잉 자본 스톡’, ‘과잉 부채’ 문제를 안고 있어서 투자가 빠르게 자생적 회복력을 되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있다. 수출의 강력한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선진국 경제 회복 가능성이 아직 불확실하고, 신흥국들이 자원보유국을 중심으로 ‘Balance Sheet 조정’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또한 오랜 동안에 걸친 임금 상승 및 위안화 강세 때문에 이미 중국의 수출이 다른 나라들의 Share를 빼앗아 가면서 늘려 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개인소비는 노동 수급의 긴장을 배경으로 견고한 바닥에서 추이하고 있다고는 하나, 투자 및 수출이 취약한 것을 보완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것은 아니다. 

그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2016년~2020년 동안에 연 평균 +6.5% 이상의 성장을 유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 속도의 성장을 계속하지 않으면 2010년~2020년 동안에 GDP를 두 배로 증가시킨다는 공약이 달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면 공산당 창건 100년이 되는 2021년까지 “소강(小康) 사회(안정되고 상당히 여유가 있는 사회)를 전면적으로 완성시킨다” 는 『중국의 꿈(中國夢)』은 어이없이 무너졌다는 평가를 받게 되는 것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향후 5년 동안에 걸쳐서 연 평균 + 6.5% 성장률을 유지한다는 목표는 시진핑 정권의 체면이 걸린, 기필코 달성해야 할 목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므로, 시진핑 지도부는 적어도 최근 1, 2 년 간은 경기 부양을 강화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고,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보다 힘있게, 온건한 금융정책은 더욱 유연하게” 라는 방침을 2015년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확인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 정책을 체현(體現)하기 위한 예산을 편성에서 재정적자를 2015년 1조6,200억 위안에서 2016년에 2조1,800억 위안으로, 5,600억 위안 증액했다. 대 GDP 비율로는 2.4%에서 3.0%로 상승하게 된다. 지금까지 중국 정부는 재정적자 대 GDP 비율을 3.0% 미만으로 억제해 왔으나, 이번에 약간이나마 일선(一線)을 넘어서는 것이다. 

    

■ 경기부양 정책 강화와 동시에 한계도 인식 

중국 정부 당국은 당분간 금융정책에 대해서도, 경기의 바닥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보아 가면서 적절하게 그리고 윤택하게 유동성을 공급한다” 는 방침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보아도, 국내외 금융 환경을 보아가며 금리인하를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 농업 • 농촌 • 농민 등, 특정 부문을 위한 자금 지원 대책도 계속 만들어 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국 정부는 정부 주도의 경기 대책에 의존한 경제 성장에도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4조 위안 경기대책” 이후 경기 대응 과정에서 생산능력이 과도하게 증대된 결과, 재정 및 금융 정책을 총동원 해도 이전만큼 높은 경기 효과는 기대할 수 없게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 시진핑 정권의 인식이다. 재정 및 금융 정책에 과도하게 의존해 가다 보면, 과잉 자본 스톡크, 과잉 부채 문제가 온존하거나 혹은 더욱 심각해지는 상황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2016년 예산안의 재정적자 내용에 반영되어 있다. 2016년 재정적자 확대 분 5,600억 위안 가운데 5,000억 위안은 감세 및 행정 비용 징수 삭감에 따른 것이다. 공공 투자 및 보조금을 급격히 증가시키기보다 기업 및 가계의 세금 • 비용 부담을 줄여 주어서 그들 경제 주체들 스스로의 판단으로 투자 및 소비를 하도록 하는 편이 낭비가 적다는 판단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3월 9일, 중국인민은행 이캉(易綱) 부총재의 발언). 실제로, 2016년 예산에서 재정 지출의 증가는 전년대비 + 6.7%로, 전년의 + 13.2%에 비교해 보면 상당히 억제되고 있는 편이다. 금융정책에 관해서도 과도한 금융 완화는 시행하지 않는다는 방침도 중국인민은행의 져우샤오촨(周小川) 총재가 거듭해서 언급하는 것이다. 

 

■ 마이너스 성장 위기와 『‘시(习) • 리(李) 전쟁』  

중국 경제가 한 동안 경이적인 초고속 성장을 이루어 온 끝에 근년 들어 중속(中速) 성장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이미 굳어진 정설이다. 그 동안 덩샤오핑(鄧小平) 이래의 성장 전략인 “선부론(先富論)”에 따라, 지역 간 차등 성장 패턴이 고착화되어, 지역 간 소득 및 부(富)의 분배 불균형은 엄청나게 심화되어 왔다. 지금에 이르러 이것이 중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모순과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 경제는 2016년 상반기 성장 실적을 살펴 보면 지역 간에 커다란 격차가 나타난다. 총 31개 성 가운데 15개 성은 전기 대비 성장률이 상승했고, 그 중 충칭(重庆)시를 비롯한 3개 성은 두 자리 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동북 지방 랴오닝(遼寧)성, 소위 “Rust Belt (제조업이 황폐화된 지역이라는 의미)” 지역은 상반기에 마이너스 1% 성장률을 기록, 우려하던 “경착륙”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실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이 랴오닝 지역의 대표 산업인 철강 산업은 중국의 대표적인 과잉 공급 부문으로, 전체 과잉 감축 목표의 상당 부분이 랴오닝성 소재 기업들에 집중되어 있다. 공교롭게도, 이렇게 최악의 고경(苦境)에 빠진 랴오닝성은 리커창 총리가 이전에 당 서기를 맡고 있던 지역이다. 시진핑 주석이 같은 시기에 지금 여전히 호황을 구가하고 있는 저장성(浙江省) 당 서기를 맡고 있던 것과 대조적으로, 경제적 명암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이를 두고, 시진핑 주석 대 리커창 총리의 대결로 대비하기도 한다. 이 두 사람은 지금 경제 정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일대 결전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베이다이허(北戴河) 비밀회의에서도 하방(下方) 압력이 강해지고 있는 중국 경제의 키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가 초점의 하나가 되었을 것으로 짐작하게 된다. 이런 기묘한 상황도 전해진다. 즉, 지난 7월 국유기업 개혁에 관해서 두 사람의 지시가 정면으로 부딪친 것이다. 시 주석은 “강하고 우수한 규모가 큰 기업을 만들기 위해”, 이에 대해 리 총리는 “시장 규율을 지키는 세밀한 몸집의 기업들을 만들기 위해” 국유기업의 생산능력의 도태를 주장하고 있다. 

이제는 주도권을 다투는 양상을 넘어서 개혁의 방향성마저 정반대로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이 두 사람의 용호 상쟁에서 승패의 귀추를 정하는 것은, 현재의 심각한 경기 감속의 책임과 금후의 처방전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달려 있다. 그러나, 시(习) • 리(李) 두 사람 간의 혈투의 결과는 아직 전혀 예측할 길이 없다.

 c90db1ac822fe5008c950604bd9c6e57_1471945 

                                                       (자료 출처; Bloomberg)

 

■ 왜, 중국은 (과잉)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가?  

중국 경제에는 오랜 동안 자주 반복되어 일어나는 현상이 있었다; 일단, 성장이 심대하게 둔화되기 시작하면, 유능한 전문 관료들이 언제나 재정 수단을 동원하여 다시 활성화하고, 국가 금융기관들을 살려낼 수 있다는 논리다. 정부 발표 상으로 나타나는 것처럼 아직은 양호한 재정적자 규모에 비춰보면 이러한 논리는 당분간 믿을 만 한 것인지도 모른다. IMF 발표로는 금년 중국의 재정적자가 GDP의 3%로 ‘적정(moderate)’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시에, 총 부채 잔액도 동 46.8% 수준으로, 관리할 만한 수준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어떤 경기 침체가 닥쳐도 원만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중국의 공공 재정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열악한 상태에 있다. IMF의 부채 통계에도 중대한 오류가 숨어있다. 여기에는 단지 중앙정부 부채만 계산한 것이어서, 여기에 지방정부 등의 부채를 합하면 공공 부채는 두 배가 넘을 것이고, 대 GDP 비율도 47% 이상 더 상승할 것이다. 게다가 지방정부들은 차입 한도를 인식해서 빈번하게 보증을 통해 국유기업들로 하여금 자금을 차입하여 정부 사업을 대행하도록 하는 방법을 쓰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중국의 경우에는 정부 부채와 민간 부채와의 경계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국유기업들의 부채의 뒤에는 정부가 있다고 믿고 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모든 국유기업이나 사업들이 파탄되는 경우에는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렇게 연계가 되어 있다 보니, 정부는 지금까지 주요 기업 어느 한 곳도 도산하도록 허용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이런 기업의 도산이 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기업 간에 자금 관계로 물려 있어서, 어느 누구도 이 연결 고리를 과감히 끊을 수가 없는 구조다.  

현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이러한 난맥상을 풀어 내기 위해 택할 수 있는 방도는 있다. 우선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자산 감축(Deleveraging)’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하여 기존 부채를 상환하는 방법이다. 또한, 지방 정부들에 차입 한도를 설정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지방 정부들이 더욱 교묘한 수법으로 부채를 은닉하도록 조장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더욱 효율적인 방법은, 물론 정치적으로는 내키지 않는 선택이지만, 좀비 기업들을 망하게 내버려 두는 방법이다. 이 경우에는 일차적으로 투자가 대폭 위축되고 당분간 성장이 늦어질 것이라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어느 방도도 취하지 않을 경우에는, 쌓여만 가는 부채, 두 자리 숫자의 적자, 곧 무너질 듯한 금융 시스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중국 경제를 점점 더 위태롭게 만들어 갈 것이다. 대규모 위안화 평가절하 및 은행 위기를 예상하는 약세인(bearish) 투자자들은 역사적으로 리스크는 이러한 방탕(放蕩)을 동반하고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중국의 부채가 영원히 증가할 수 없는 것이라면 그것은 스스로 결정해서 하던, 외부의 강제에 밀려서 하건 간에 멈춰야 한다. 

향후, 중국 지도부가 어떤 방향으로 어떤 수단을 선택하여 어떻게 대처하건 간에 중국 경제에는 그에 따르는 고통은 피할 수가 없을 것이고, 그 고통의 양(量)은 지금껏 손쉽게 향유해 왔던 성장의 과실을 심대하게 상쇄하는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현 중국의 돌아가는 형세를 보면, 적어도 내년 당 대회에서 여하 간의 결말이 날 때까지는 이러한 회의(懷疑)와 불확실성과 불안이 높아갈 전망이다. 

혹시, 지금 세계인의 절규는 “따꺼(大哥)! 어디로 가시나이까? 인지도. . .   

50
  • 기사입력 2016년08월23일 18시42분
  • 최종수정 2016년08월30일 13시13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