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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G20 오사카 정상회담 전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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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6월23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6월23일 15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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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년 12월 1일 G20 브에노스 아일레스 정상회담 때보다 미·중 무역전쟁은 무역 수지의 차원을 넘어 기술 안보 차원을 넘어 주권 침해 차원으로 더 확대되고 복잡해지고 악화되었다.

 

 2. 화웨이 수출 금지로 인한 기업들의 중국 탈출 양상과 홍콩 시위로 미국의 압박은 더 효과적이고, 다원화되었다.


 3. 중국은 더 물러날 수 없고, 미국은 여기서 멈출 수 없는 건곤일척의 패권전쟁을 앞두고 정상회담이 열린다.


 4. 오사카 회담 결과,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관세 추가 확대를 잠정 유예하는데 합의할 것이나 사태 악화는 시간문제임.


 5. 오사카 정상회담 결과는 한국 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상황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 화웨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수출금지 조치는 변화 없음.   

 

 6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대통령 재선 출정식이 열리는 플로리다로 떠나기에 앞서 시진평 주석에게 전화를 걸어 28~29일 G20 오사카 정상회의에서 회담할 것을 제안했다. 이 통화를 계기로 5월 초 11차 무역회담의 결렬이후 6주간 서로 관세 부과와 수출금지 조치를 주고받으면서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고 있는 미·중 무역협상은 일단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되었다. 이제 세계는 양국 정상회담이 어떤 결과를 보여 줄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먼저 다음 세 가지 측면을 고려할 볼 필요가 있다.

      

1. 협상이 결렬된 이유?


  4월말 양국이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던 무역협상이 결렬된 이유가 무엇인가 하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11차에 걸친 무역협상을 통해 미국 정부가 보여준 협상전술은 협상이 마무리될 단계에 이르면, 또 다른 제안으로 협상을 뒤집어 왔다. 

 

예로 작년 12월 1일 G20 부에노스 아이레스 정상회담을 계기로 재개된 협상 결과 금년 1월 중국은 2024년까지 대미 무역수지가 균형에 이르게 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안했다. 그러자 미국은 이 타협안을 거부하고 분쟁의 초점을 무역수지 적자에서 중국의 기술 도용 문제로 전환했다. 즉 미국 기업에 대한 M&A를 통해 미국 기술을 흡수하거나 중국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기술이전을 의무화하는 등으로 미국의 기술을 도용하는 것을 핵심 쟁점으로 바꾸었다. 이후 무역협상은 계속 되어 4월 말까지 중국이 미국 기업의 지적 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의무화 금지 등에 합의함으로써 무역협상은 거의 합의에 이른 것으로 보도되었다. 그러나 5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9월 24일 2천억 달러 수입품에 대한 관세 10%를 25%로 인상을 유예해 왔던 조치를 중단하고 인상할 것임을 트위터에 언급함으로써 협상은 결렬되었다.

 

  South China Morning Post의 보도에​1) 따르면, 4월 30일 북경 중 Liu He 부총리와 Lighthizer USTR 대표, Mnuch 재무장관은 밀담을 가졌으며, 그 직후 협상은 급속히 냉각되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미국 측이 다음 조건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① 중국 Internet시장의 완전개방과 외국 Cloud 콤퓨팅 회사들의 중국 데이터 정장에 대한 통제를 완화, ② 중국은 2020년 무역수지 흑자를 $100bn 감축할 것을 제안했으나 미국측은 미국 상품 수입을 대폭 확대하여 2020년 $200bn 감축할 것을 요구. ③ 국유기업과 농업에 대한 지원 중단. ④ 합의 내용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중국의 국내법 개정을 요구, 합의 이행이 부진할 경우 미국의 관세 인상을 중국이 용납한다는 데 동의할 것을 요구.

 

  이상의 미국측 요구 조건은 Liu He부총리의 재량을 크게 초과하는 것이다. 당초 130 페이지에 달하는 합의안에서 중국 측의 검토 후 미국의 협상팀으로 돌아온 합의문은 103 페이지로 축소되어 있었다. 시 주석은 13일 24인의 정치국 위원들에게 의견을 청취했으며, 협상은 종결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중국 정부의 반응은 미국이 “신뢰할 수 없으며, 의도적으로 혼란스럽게(untruthful and deliberately confusing)”중국을 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미국의 협상 초점은 당초 무역수지 적자 감축에서 기술 도용 문제, 그 다음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의 틀의 변경을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어 왔다. 그렇다면 정녕 미국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미국은 그것을 얻어야 이 싸움을 끝낼 것이다. 미국 정부는 무역협상에 직접적으로 세계 패권을 언급한 바 없다. 그러나 미국의 일관된 목표는 중국이 미국을 더 이상 추격할 수 없도록 손상을 입히는 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마찰을 ‘세계 패권 경쟁’(G1, 다키데투스 함정) , 문명충돌론, ‘decoupling’(미국과 중국이 함께 번영을 추구할 수 없다) 등을 부정하고 있다. 미국이 정녕 원하는 것이 세계 패권 경쟁에서 중국의 굴복이라면, 문제는 무역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는 해답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이 패권 경쟁 의사가 없다는 증거로 미국에 무엇을 양보하고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인가?

 

2. 화웨이 사태와 홍콩 시위의 충격


  지난 6주 동안에도 다양한 충격들이 일어났다. 미국은 국가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정보통신 기술상품을 수출 금지 대상으로 지정할 수 있는 대통령 명령을 내리고, 이에 근거하여 상무부는 중국 정보통신기업 화웨이와 그 자회사 68개를  수출금지대상 기업(‘Entity List’)으로 지정했다. 또 주목할 사건으로 ‘홍콩 시위사태’가 발생했다. 100만명 또는 2백만명이 참여한 홍콩 시위는 중국의 소프트 파워를 먹칠하는 치명적인 시간일 뿐만 아니라 중국으로서 가장 우려하는 일은 홍콩의 반중국 시위가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는 대만을 자극하는 것이다. 지난 40년간 지켜져 왔던 ‘一國兩制’가 심각한 위협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반대로 미국으로서는 소프트 파워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하게 됨으로써 중국에 대한 압박 카드가 다양해졌다. 그 반작용으로 중국 시진평 주석은 급하게 북한을 방문했으나, 힘의 균형을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3. 정상회담 의제 확대로 무역협상은 뒷전?


  18일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통화에서 시 주석은 미·중 관계에 영향을 주고 있는 ‘근본적인 의제들’(on the fundamental issues)에 대해 의견 교환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의 주권에 관련된 ‘핵심이익’과 중국 기업의 이익을 공정하게 미국으로부터 존중 받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2). 이것은 정상회담의 의제에 무역협상 외에 패권경쟁에 대한 오해, 홍콩 문제, 북핵 문제 등 중국의 주권에 관련된 사안을 중심으로 폭 넓은 대화가 전개될 것임을 시사한다. 

 

  이미 중국 정부는 6월 5일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백서’를 발표하면서, 중국 주권에 대한 존중을 침해하지 않는 것을 협상 재개의 관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작년 12월 부에노스 아이레스 G20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하는 데 합의하는 것으로 그쳤음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오사카 회담에서는 그 때보다 훨씬 넓고 어렵고 복잡한 상황에서 넓은 의제를 이야기함에 따라 무역협상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다루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 따라서 잘해야 무역협상을 재개하고 추과 관세 인상을 유예하는 것에 합의 하는 것으로 정상회담의 체면치레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3)  

 

4. 미국은 공세 강화, 중국은 수세로 배수의 진 

 

  “중국은 상호 존종과 대등한 입장에서 양국이 공히 승자가 되는 합의로 무역전쟁을 끝내기를 기대한다. 우리의 진심은 여전히 그대로 이며, 우리의 원칙은 변함이 없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마찰이 악화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중국은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물러설 데가 없으며, 끝까지 투쟁할 뿐이다”.

(SCMP, ‘Communist Party journal lays out China’s trade war stance ahead of possible Xi-Trump talks’, Jun2 16, 2019)

 

  중국 공산당 이론지로 격주 발행되는 저널인 ‘求是’ 최근 호는 중국 정부의 입장과 결의를 강하게 드러내 보였다. 중국은 무역 전쟁의 차원을 넘어서 미국이 중국의 국가 자존심을 손상하고, 국가 주권이 침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시 주석은 더 물러설 데가 없다.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그야말로 배수(背水)의 진(陣)을 치고 트럼프와 일전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미국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strategic competitor)’로 미국의 안보를 방해하고 위협하는 국가로 지목하고 있다. 이미 미·중 무역전쟁은 무역 차원을 넘어 국가 안보 차원의 양보할 수 없는 국가 과제로 대두되어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는 공약을 실행하는데 중국과의 무역전쟁보다 더 좋은 비전은 없다. 대중국 압박 정책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큰 이견이 없다. 따라서 중국 압박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선거비전이다. 더구나 다국적 기업들의 중국 이탈과 홍콩 문제 등으로 갈수록 트럼프 대통령은 유리한 입장을 더 해가고 있다. 물론 대중국 관세범위 확대와 관세율 인상으로 인한 미국 소비자들의 부담이 증가하고, 농선물 수출 감소로 인한 불만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을 넘볼 수 없도록 만드는 국가적 과제에 비하면 큰 문제가 아니다. 따라서 이 정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압박을 풀어 줄 리 만무하다.

 

5. 한국 기업이 직면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는다 

 

  오사카 정상회담이 어떻게 전개되는 경우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화웨이 제재’를 풀어 줄 가능성이 없는 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직면하고 있는 선택의 문제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로이터(Reuter) 통신에​4)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슈퍼 콤퓨터의 군사적 이용으로 미국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중국의 기업과 연구기관들에 대한 미국산 부품의 공급을 금지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슈터 컴퓨터 뿐만 아니라 AI, 3D 프린팅, 퀀텀 콤퓨팅 등 첨단기술 전반으로 수출금지 대상을 확대할 방침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화웨이를 금지대상 리스트에서 해제해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따라서 SK Hynix와 삼성전자의 대 화웨이 반도체 수출 문제는 오사카 정상회담 결과와 무관하게 남을 것으로 보인다.


“Nothing is agreed until everything is agreed”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무역협상을 재개하는데 까지는 합의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무역 마찰의 차원을 넘어서 홍콩·대만 등 주권 문제로까지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는 패권전쟁의 흐름을 되돌릴 것으로는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은 중국에 대하여 합의한 사항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반면에 중국은 미국에게 너무 많은 것을 그것도 요구해서는 안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따라서 이 협상은 모든 것을 합의하기 전에는 어느 것도 합의한 것이 없는 ‘All or Nothing’식의 치킨 게임과 같다. 한 마디로 중국은 더 물러 설 데가 없고, 미국은 이 정도에서 멈출 수 없는 건곤일척(乾坤一擲)의 패권전쟁으로 치닫고 있다. 


언제까지 강 건너 불?  

 

미국과 중국 간의 협력체제에서 큰 수혜자였던 한국 경제는 이미 화웨이 사태로 인해 당사자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침묵을 지속하고 있다. 과연 이 침묵은 언제까지 지속 가능할 것인가? 우리 정부와 한국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을 언제까지 ‘강 건너 불’로 외면할 수 있을 것인가? 국민들의 의구심에 찬 눈길은 정부로 향하고 있다. <ifsPOST> 

 

1) South China Morning Post, “Was this the moment US-China trade  talks fell apart?”, May 28, 2019.

  “US demands China cut trade deficit by $200bn”, May 5, 2019. 

 

2) South China Morning Post, “Xi Jinping and Donald Trump to broaden agenda beyond US-China trade war for meeting at G20 summit in Osaka”, June 19, 2019.

 

 3) Matthew P. Goodman, “G20 Osaka: Inside and Out”, June 18, 2019, CSIS. 

 

 4) REUTERS, “U.S. bars China supercomputer firms, institute from buying American parts”, June 22,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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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19년06월23일 15시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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