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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가뭄, 항구적인 대책은 없는가?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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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10월27일 19시38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8시36분

작성자

  • 김동환
  • (사)농식품신유통연구원 원장/ 전 안양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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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가뭄, 항구적인 대책은 없는가?

 

 최근 강수량 부족으로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올 봄 강원도와 경기도 지역에서 심했던 가뭄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데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가을 가뭄이 지속되고 있으며, 댐과 저수지의 물이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보령댐은 가뭄의 최고 단계인 '심각'단계에 해당하며 농업용수뿐만 아니라 이제는 생활용수까지 위협을 받는 상황까지 와 있다. 한강, 낙동강, 금강 유역의 주요 댐들도 가뭄'주의'단계에 있다. 예년의 경우 60∼70% 정도인 주요 댐의 저수율이 2015년 10월 현재 보령댐 21.5%, 섬진강댐 7.4%로 심각한 수준이며 소양강, 충주, 안동, 대청 등 주요 댐의 저수율도 30∼40%에 불과한 실정이다. 

 

  10월 20일 현재 올해 전국 평균 누적 강수량은 760mm로 평년 대비 62% 수준이다. 서울, 경기는 528.6㎜의 강수량으로 평년대비 42% 의 강수량을 기록했으며, 강원 영서와 영동, 충북, 충남은 각각 629.5mm(51%), 664mm(52%), 626.6mm(53%), 591.4mm(50%)의 강수량으로 가뭄이 심한 지역이다. 수도권과 강원, 충남 등 중부 지방은 기상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최악의 가뭄 사태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가뭄의 원인으로 극심한 엘니뇨 현상과 한반도에 강한 비를 뿌렸던 태풍이 적었던 점을 꼽았다. 엘니뇨는 태평양의 파푸아뉴기니 동쪽 바다부터 남미의 에콰도르, 콜롬비아의 서쪽 바다 사이에 위치한 태평양의 일부에서 5개월 동안 해수면온도 편차가 0.4℃ 이상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엘니뇨의 영향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했고,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기단이 형성하는 장마전선 역시 한반도 남북으로 확장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엘니뇨 현상으로 북서 태평양이 아닌, 중동 태평양 일대가 따뜻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발달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내년에도 이 같은 가뭄이 쉽사리 해갈되지 않고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10월부터 익년 5월까지 평년 강수량은 장마철이 시작되는 6월부터 9월까지 강수량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가용수자원대비 취수량이 40%를 넘는 물부족 국가다. 하천 경사가 급하고, 강우가 여름에 집중돼 수자원 이용 환경이 열악하다. 연평균 강수량은 1,277㎜(1978~2007년 평균)로 세계 평균 807㎜의 1.6배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연간 물 총량은 2,629㎥로 세계평균 1만6427㎥의 6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런데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279리터로 영국(232리터)·프랑스(139리터)·독일(151리터)·덴마크(114리터)보다 많다. 따라서 국민적 인식 변화와 함께 체계적인 물 관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대증요법으론 갈수록 잦아지는 가뭄에 대처할 수 없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뭄대책을 포함한 물 관리는 국가안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국가적으로 물 관리 체계를 개선하고, 가뭄 피해가 자주 발생되는 지역을 파악해 중장기 맞춤형 마스터플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먼저 효율적인 가뭄 대응을 위해서는 통합적인 물관리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재 국토부는 ‘댐 용수 공급량’을, 농식품부는 ‘논 저수율과 밭의 수분 상태’를, 환경부는 ‘상수도의 급수 제한 상태’를 바탕으로 가뭄 정도를 확인하고 있다. 부처별로 가뭄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고, 이 때문에 같은 상황에서 각 부처가 다른 판단을 내려 효율적인 가뭄 대책을 시행할 수 없다. 또한 부처간 권한 갈등이 빚어지고 부처이기주의로 인해 중복과잉투자, 지자체간 권한 다툼, 신규 수자원개발에 대한 대응 차질 등 갖가지 부작용이 끊이질 않고 있다. 2015년 9월부터 총리실에 ‘물관리협의회’를 가동하고 있지만 부처 관계자가 모여 협조를 요청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UN산하 담수 관련기구의 연합협력체인 UN-Water가 2012년 실시한 평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물 관리는 134개국 가운데 14위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지만, 네덜란드 일본 등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물관리 관련 인프라는 상대적으로 높으나, 관리 부문은 상당히 낮아 유역중심의 통합물관리 체제 기반 확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요즘 이상기후에 따른 구조적 가뭄 등으로 물위기가 심각해지면서 ‘물안보’라는 개념이 부상하고 있다. 물관리는 국가차원의 과제가 됐으며 ‘통합물관리(IWRM)’가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통합물관리는 유역 전체를 하나의 유기체로 통합 관리함으로써 효율성, 공평성,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물관리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현재 전세계 국가의 68%이상이 통합 물관리를 도입중이며 점차 확산추세에 있다. 우리나라보다 뒤늦게 논의를 시작한 일본도 지난해 3월 물순환기본법 제정으로 우리보다 한발 앞서가고 있다. 통합 물관리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통합물관리기관을 설치하고 통합물관리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합물관리시스템은 실시간 위성 정보 및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가뭄을 전망하고 관련 예보·경보를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각 부처와 지방자치단체는 통합관리기관의 판단과 예측에 따라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뭄 극복을 위한 인프라도 확충해야 할 것이다. 먼저 가뭄 피해가 자주 생기는 하천을 대상으로 부족한 용수 양을 파악해 맞춤형 댐 건설이 필요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가뭄 해소에 필요한 물의 양은 연간 1억6000만~4억6000만톤으로, 대표적 다목적댐인 소양강댐 저수용량(29억t)의 10분의 1 안팎이다. 저수용량 1000만t급의 댐 16~46개를 지으면 가뭄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주민의견 수렴과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원주천댐(강원 원주)·봉화댐(경북 봉화)·대덕댐(경북 김천)이 좋은 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및 환경단체들이 환경훼손 문제를 들어 댐 건설을 반대하고 있어 중소형 댐 건설을 위해서는 관련 이해당사자간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4대 강 사업으로 건설한 보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시급하다.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의 양은 7억톤 정도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보가 있는 본류 지역엔 물이 남아돌지만 이를 지류 지역으로 보낼 방안은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31년까지 4대 강 11개 보의 용수를 20개 지구(1만2428㏊)에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양수장을 설치한 뒤 관으로 연결해 가뭄 때 물을 흘려보내겠다는 계획으로 타당성 검토를 거쳐 신속히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지하수 개발, 양수장 및 송수시설 설치, 저수지 준설 등도 시급히 추진해야 할 과제이다. 

 

  마지막으로 일상생활에서의 물 절약과 더불어 노후 수도관망을 교체하여 누수를 막는 것이 필요하다. 수도 노후관망을 교체하여 누수를 막으면 용수를 그만큼 절약하게 되는 것이다. 일상 생활에서도  세탁기, 화장실 사용시 물 절약을 실천하여 생활용수 수요를 줄이고 농업인들도 물 절약 농법 확대 등 농업용수 절약 노력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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