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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책특권, 정부 견제 위한 거라고?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7월14일 17시26분
  • 최종수정 2016년07월16일 10시20분

작성자

  • 황희만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 前 MBC 부사장,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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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더불어 민주당 조응천의원의 근거 없는 발언으로 국회의원 면책특권이 도마에 올랐다.

20대국회 들어서면서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호들갑을 떠는 마당에 이번일이 벌어져 과연 면책특권도 내려놓을 것인가 여러 말이 오가고 있지만 진전이 없다.

 

국회의원 면책특권은 영국의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영어로는 Privilege of Speech라고 한다.

국회에서 말을 하라는 것이다. 언론의 자유를 준 것이다. 그러던 것이 국회에서 말한 것에 대해서는 법적 책임이 없는 특권으로 인정받았다. 물론 정부를 견제하기위한 수단으로서 의회에 이런 정도의 특권을 부여하자는 당초 취지에 반대할 명분은 없을 것이다. 특히나 독재시대에는 이 면책특권이 국민의 숨통을 트여주는 유일한 길이었다. 그러나 법이나 제도는 시대나 상황에 맞게 다듬어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단장되어야 할 것이다. 면책특권이 이제는 선거에서 승리한 국회의원에게 주어지는 전리품이 되어버렸고 일반 민중과 격이 다른 신분 상승의 상징처럼 되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다. 집에 앉아서도 어지간한 Fact는 인터넷을 통해 접할 수 있고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조응천의원 경우도 미리 한번 만 확인해보면 될 일이었다. 그런데 면책특권이 있는 의원이라 그냥 발언해 버렸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부견제하기위해 면책특권을 내려놓을 수 없다고 한다. 비겁한 짓이다. 능력이 없다는 것을 에둘러 면책특권으로 포장하고 있다. 각각의 의원들에게 보좌관을 주었고 국회전문위원들도 있어서 누구보다도 Fact를 쉽게 추적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면책특권이 있어 일단 말을 하고 본다. 아니면 말고 식이다.

 

면책특권을 내세우는 의원들의 속셈은 무엇인가. 의혹으로 행정부를 흠집 내고 무능자로 몰아 자기들이 집권하겠다는 속내가 아닌가? 이번 경우를 보면 또 다른 속내는 MBC를 흠집 내려는 것 아니었는지 해당의원에게 묻고 싶다. MBC가 양형위원도 아닌데 굳이 MBC라는 이름을 걸쳤다. 권력을 얻은 사람들은 언론을 자기들 입맛에 맞는 언론으로 만들려는 속성이 있다. 그런 차원에서 보면 먼저 겁을 주려는 것은 아니었는지 묻고 싶다. 

 

뒤돌아보면 면책특권은 정부견제에 효율적이었던가? 글쎄다. 그것 보다는 면책특권의 폐해가 정치를 진흙탕 싸움판으로 만들었다. 면책특권은 특히 정치 선전선동의 도구로 많이 활용됐다. 소위 김대업 사건경우도 의혹을 부풀리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집요하게 이용했다. 김대업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의혹을 제기하며 정적을 몰아붙이기 좋은 호재이니까. 또 소위 “DJ 저격수”라는 의원들도 면책특권을 십분 활용해 정적에 대한  의혹을 집요하게 제기하곤 했다. 근자에 들어와서는 근거 없는 언론의 주장이나 시민단체의 주장을 들고 의회에서 발언을 하면 이것이 기사화됨으로 인해 의혹을 증폭시키는 효과를 노리곤 한다.

 

우상호 원내대표의 말대로 정부 견제를 위해 면책특권이 필요하다면 정말 국회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국회의원이 무엇인가. 국민의 대표 아닌가. 그래서 국민을 대표해 입법 활동을 하지만 특히 중요한 것은 조세대표로서 피 같은 국민의 세금을 정부가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이것부터 철저히 따지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이것이 중요한 정부 견제다.

 

매년 연말이면 정부예산안을 심의한다. 산더미처럼 보내져오는 정부의 예산안 자료를 제대로 살펴볼 수 있는 능력이 의원들에게 과연 얼마나 있는 것인가? 국가예산의  효율적인 배분이라든지 적정성을 따지며 정부를 견제하고 있는 것인가? 매번 정치적인 이유로 예산심의를 미루고 정치 싸움질만 하곤 했다. 오직 관심 있는 것은 자기 지역구에 생색낼만한 구석만 찾고 이를 예산에 반영하는 일에만 정신이 팔려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결산은 하는 둥 마는 둥 방망이를 두드려서 승인 해준다. 

제대로 된 국회의원이고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려면 예산이 어떻게 집행되는지 1년 내내 눈을 부릅뜨고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은 복잡한 숫자놀음이고 머리 아프다고 예산 결산에 정신을 쏟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국회의원들은 시간이 남는다. 차라리 지역구 민원이나 챙기고 정치놀음 하는 것이 훨씬 이름도 날리고 표를 얻는 실속 있는 의정활동이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면책특권이다. 무엇이든지 말을 해야 하니까. 그러면서 언필칭 정부견제를 위해서라며 면책특권은 안 내려 놓겠다고 한다. 면책특권 없이도 정확한 사실을 들어서 정부견제를 할 수 없는 것인지, 정말 그런 능력이 없다는 것인지 궁금하다. 자신이 당당하다면 왜 이렇게 못하는지. 말로만 특권을 내려놓겠다하면서 지난 4년도 그냥 지나갔었다. 이제는 민주화된 시대다. 누구한테 특권을 주는 시대는 아니다. 의원들은 특권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외치며 의원에 당선되지 않았는가. 섬기는 정치 머슴정치 한다고 읍소하지 않았던가. 

 

돌이켜 보면 늘 특권을 내려놓는다 하면서 국회의원들은 끼리끼리 봐주면서 넘어갔다.

윤리위원회에 넘겨져도 제대로 징계 받은 일이 있었던가. 같은 선출직이라도 지방자치단체장은 잘못이 있으면 주민소환제도로 심판을 받지만 이런 법을 만든 의원들은 자신들은 소환대상에서 뺐다. 상임위원장자리도 1년씩 돌아가면서 해먹자는 판이니 20대국회라고 별반 다를 게 없을 것 같아 보인다. 자기들 이권이라면 체면불구 하고 찾아먹는 판이다.

 

면책특권을 비롯해 모든 특권을 내려놓는 개혁을 하려면 국회가 지금껏 해온 셀프개혁은 안 된다는 것이 입증됐다. 정말 이번 국회가 개혁을 단행하려면 의원이 빠진 양식 있는 시민들로만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이들이 국회를 한 1년 이상 관찰하며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해 시민특별위원회에서 만든 개혁안을 입법화시켜야만 국회 개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것도 국회가 여러 이유를 들어 말을 듣지 않는다면 결국 면책특권도 국회특권 문제도 국민수준에 달린 문제로 보인다.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이다. 뽑아놓고 늘 후회한다. 이제는 의원행태를 예의주시하면서 잊지 말고 심판해야 한다. 이런 일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국민을 대표해 환경감시를 하겠다고 나선 언론이 무엇보다도 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언론이 제역할 하려면 언론도 먹고 사는 문제를 국민이 현명하게 해결해 주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권력의 눈치를 보고 돈의 눈치를 보며 곡학아세 하는 언론을 막을 수 없다.

언론이 진영논리에 휩쓸리지 않고 돈과 권력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제대로 된 언론이 눈을 부릅뜨고 질 낮은 의원들을 걸려내고 국가를 위해 일하는 국회로 만들어가도록 여론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언론을 육성하고 만들어 가는 것도 국민 수준이다. 정치든 언론이든 결국 모두 다 국민의 수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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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7월14일 17시26분
  • 최종수정 2016년07월16일 10시20분

댓글목록

Dhdh님의 댓글

Dhdh

황희만씨 사과하세요
아들인 황태하가 저한테 한행동(낙태강요 폭력을써 손목을다치게함 잦은 언어폭력)에 대해 사과를 요구합니다.
최소한의 사과면 되는데.아들이나 부모나 감추기에만 급급 대단하네요..
그리고 아들인 황태하가 미국 영주권을 얻기위해 진행하고있는 위장결혼은 불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