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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수출, 제한적이지만 증가세로 반전 - 수출 회복을 위한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7월04일 18시36분

작성자

  • 김병유
  •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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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 상반기 우리 수출은 전년동기비 10% 감소했다. 지난해 연간으로 수출이 8% 감소한 데 이어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월별로는 6월까지 18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하며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품목별로는 신제품 출시효과를 보인 무선통신기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품목의 수출이 부진했으며, 지역별로는 외국인 투자의 유입이 활발했던 베트남 및 아세안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전 지역으로 감소하였다.

 

수출이 금년들어 이렇게까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저유가와 글로벌 공급과잉,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에 따라 수출단가가 크게 하락하였기 때문이다. 3월까지 우리의 수출단가 하락폭은 세계 평균 및 선진국의 하락폭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수출물량은 상대적으로 선전하면서 우리 수출의 추가 하락을 막아주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선박, 석유화학, 철강, 반도체 등 우리의 주력 품목들이 주로 경기에 민감한 품목들이 대부분이어서 세계경기 부진에 따라 경쟁국에 비해 더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도 우리 수출 부진의 또 다른 이유이다. 참고로 주요 국별로 상위 10대 수출품목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우리가 51%로, 일본 39%, 미국 28%, 중국 29%, 독일 27% 보다 높아 우리 수출구조가 지나치게 특정 품목에 집중해 있는 것도 불황기 수출부진을 불러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세 번째로 중국 등 신흥국의 경기부진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성장정책 변화에 따라 수입이 감소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의 대중국 수출비중은 경쟁국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26%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중간재 자급률이 계속 높아지는 상황에서 우리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비중은 여전히 70%대를 유지하는 것도 수출 부진의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어려운 수출환경 속에서도 다행스러운 것은 상반기에 5대 유망소비재(화장품, 의약품, 농수산식품, 생활유아용품, 패션의류)와 OLED, 축전지, 항공기부품 등 새로운 수출유망 품목이 부상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중소·중견기업 수출비중 확대되면서 수출저변이 늘어나는 것도 상반기 부진 속에서 얻은 우리 수출의 성과라고 하겠다.

 

금년 6월 우리 수출이 2.7% 감소하면서, 하반기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매우 높아진 상태이다. 금년 우리 수출을 한마디로 말하면 상저하고(上底下高)라고 하겠다. 즉, 하반기에는 세계경제의 회복 기대감과 국제유가가 상승국면으로 진입하면서 수출이 제한적이지만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경기부양책이 하반기에는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일 것으로 보여 우리의 대중국 수출도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업종별 단체의 전망에 따르면 일반기계, 철강, 반도체, 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이 경기회복 및 설비증가가 기대되면서 수출이 증가세로 회복된다고 한다. 반면, 선박·석유제품·무선통신기기는 수출이 하반기에도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우리 수출의 불안요인도 없지 않다. 가장 우려되는 변수은 6월말에 발생한 브렉시트와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그것이다. 금융시장의 불안은 실물경기에서 투자나 소비를 억제시켜 결국에는 경기를 위축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브렉시트를 바라보며 세계 주요국들이 우려하는 것도 바로 회복기에 접어든 세계경기의 위축이다. 동시에 브렉시트로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강세를 불러와 상대적으로 우리의 주력 수출시장인 신흥국의 투자 수요를 방해하는 것도 우리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무역협회의 조사결과에서는 아직까지 브렉시트로 인한 직접적인 영향은 매우 미미하고, 주로 금융시장의 변동성에 따른 환차손을 우려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바이어로부터 가격인하와 거래연기 요청이 발생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우리 수출의 호부진 요인을 종합해 볼 때 금년 전체 무역규모는 9,000억 달러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과적으로 무역 1조 달러 회복은 지난해에 이어 금년에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때 일수록 우리 수출은 앞으로 대외변수에 크게 좌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수출기업의 경쟁력 향상, 수출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종합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의 성공경험에 더 이상 머물지 말고 수출제품의 고부가가치화, ICT를 활용한 주력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수출구조의 개선, 중소‧중견기업으로 수출저변 확대 등의 노력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차별적인 경영노력으로 400%, 700% 이상 수출을 늘린 중소기업들이 있어 이러한 추세가 더욱 확산되는 환경의 조성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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