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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헌, 정치권은 이젠 손 떼야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6년06월23일 20시42분
  • 최종수정 2016년06월24일 16시25분

작성자

  • 황희만
  • 한양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 대우교수, 前 MBC 부사장, 국가미래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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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내각제? 턱도 없는 소리다!” “아니, 내각제를 해야 된다고 하시면서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이봐, 내각제 하려면 정치적 결사체를 만들어야 하는데.... 자기의 주장과 이념이 분명해서 같은 사람끼리 뭉쳐야 되고 의리가 있어야 돼.  그런데 국회의원들 한번 봐. 이 친구들 정치철학은 고사하고 의리? 의리가 어디 있어?  실력자라 하면 이리 쏠리고, 또 누가 쎈 것 같으면 그리 쏠리고 하는데, 어떻게 내각제가 되겠나? 안된다니까, 우리나라에서는, 허 참!”

 

“내각제? 턱도 없는 소리!” 허주(虛舟) 김윤환의 독백​

 

20 여 년 전 지금은 고인이 된 허주(虛舟)김윤환 의원과 국회 원내 총무실에서 나누었던 대화다. 지금의 언론환경과는 사뭇 달라서 그 당시에는 취재원과 오래지내다 보면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누고 단둘이 만나 얘기한 것은 시시콜콜 보도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김윤환 총무는 여권 실세였고 JP처럼 내각제를 원했던 정치인이었다.  

 

20대국회가 들어서자마자 개헌이 화두(話頭)로 던져졌다.

청와대가 반대하고 여당, 친박(親朴)이 내키지 않는다 해도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의장이 발 벗고 나섰다.

 

문제는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느냐 이다. 개헌은 국회에서 먼저 다루어야할 사안이니, 정치권에서 화두를 던지는 것이 순서일수 있다. 그러나 개헌은 국민적 여망과 바람이 한데 어우러져 추진돼야 할 일이지, 정치권의 이해타산으로 이 문제가 던져지고 다루어져서는 안 될 일이다.

 

지금 정치권에서 개헌을 내세우는 이유는 먼저 단임 대통령제의 폐해라는 것이다.

그래서 4년 중임제 얘기가 나오고 분권형 대통령제, 소위 이원집정부제를 들고 나오고, 여기에 내각제도 이왕 얘기가 나온 김에 해보자는 것이다.

어떤 경우든 시대적 상황과 국가 미래를 위해 개헌이 필요하다면 개헌이 추진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개헌을 다루는 주체가 정치권이다 보니 여기서 정말 국가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이 제시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단임 대통령제'​의 정치권 속셈은 따로 있었다

 

지금 단임제 폐해를 들고 나오는데 왜 단임제가 나왔던가? 당시 전두환정권을 끝내고 대통령을 직접 국민이 선출하자는 여망을 누구도 거스를 수 없었다. 그런데 왜 5년 단임인가? 솔직히 들여다보면 몇몇 정치권 실력자들이 자기들이 죽기 전에 한 번 대권을 잡아보자는 속셈이 숨어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대통령 직선제로 하려면 예전 처음에 시도했던 중임제로 왜 안했던가. 정치인들의 꿍꿍이속이 있었던 것이다. 경위야 어찌 됐건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모두 살아생전에 한 번씩 대통령을 해보았다.

 

이런 전력이 있는 정치권이 다시 개헌을 주무르려 한다.

개헌얘기가 나오면서 우선 단임제 폐해를 들며 대통령 중임제 말이 나오지만 정치권에서 원하는 것은 대통령제가 아닌듯하다.

우리의 대통령제는 제왕적이니 뭐니 하면서 대통령제는 차제에 끝판을 내자는 것이다. 그리고 권력을 좀 이제 서로 나누어 갖자는 것이다.  

 

그래서 나오는 게  분권형인 이원집정부제니 하면서 또 내각제도 검토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 내세우는 권력구조 형태는 자기들이 계산하는 다른 셈법이 있는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정치집단 마다 셈법이 다른 '권력구조'

 

개헌을 한다면 여당, 특히 친박(親朴)쪽에서는 분권형(分權型)이라는 이원집정부제(二元執政府制)를 선호한다는 말도 나온다. 이원집정부제는 그럴듯한 사람을 전면에 대통령으로 내세우고 실제 권력은 국회의원 자신들이 갖겠다는 속셈이 아닌가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국민적 지지는 크게 받지 못하지만 정치권 내부에서 실력이 탄탄한 소위 정치실세들이 바라는 제도 아닐까. 요즘 얘기되는 충청 대망론에 반기문유엔 사무총장을 얹으면 분권형 이원집정부제는 바로 실현될 수 있어서 친박이 개헌을 내놓고 말은 안하지만 속으로는 원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 쉽다.

 

여야의원 개개인의 입장으로서는 이원집정부제도 아닐 듯싶다.

아마 내각제를 이참에 밀어붙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이다. 권력의 중심이 국회로 이동하니 누군들 반대하겠는가.  다수당이 안 돼도 때에 따라선 연정을 할 수도 있고 이로 인해 새로운 협치(協治)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경우든 국회의원이 더 권력과 감투를 차지할 경우가 지금과는 비교가 안 되는 상황이 올 것이다.

 

어느 권력구조든 장단점이 있다. 그것을 어떻게 선택하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어떤 길을 가더라도 개헌문제만큼은 국민적 컨센서스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국민적 컨센서스를 누가 만들어 가느냐가 중요한 일이다.

이일을 정치인에게 맡겨서는 안 될 것이다. 이제는 국회가 20-30년 전보다 더 성숙됐다고 볼 수 있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20대국회가 개원하면서 국회의원들한테는 감투가 무엇보다도 제일 중요한 것임을 다시 한 번 국민들한테 그대로 보여주었다. 특히 새누리당에서는 상임위원장 자리를 1년씩 돌아가면서 하겠다고 한다. 돌아가면서 감투를 쓰자는 담합이다. 저들 눈에는 이권과 감투만 보일뿐이라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실례다.

 

개헌은 국민적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추진돼야 

 

이런 속성인 집단에게 개헌문제를 맡기면 국민은 또 다시 권력놀음에 이용당하는 꼴이 되고 말 것이다. 개헌문제는 정치인들이 이제 손을 떼야한다. 자신들이 사심 없이 국가 장래를 걱정해서 개헌을 얘기한다면 자신들의 특권이나 먼저 내려놓아야 할 것이다. 특권의 상징처럼 비쳐지는 배지부터 떼어버리고 불체포 면책 특권도 버리는가 하면, 잘못하면 임기 만료 전에도 국민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국민소환제(國民召還制)부터 솔선수범해서 법제화하는 등 자기들부터 개혁해야 할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해서는 주민투표로 국민소환을 할 수 있게 하면서 국회의원 자신들에게는 이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개헌문제는 이제는 전문학자들과 지식인들이 진지하게 논의해서 무엇이 바람직한지 토론하고 언론이 방향을 잡아가면서 하나하나 짚어갈 때이다. 물론 학자라고 모두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그동안 어용학자들을 수 없이 보아왔다. 또 언론이라고 다 믿을 것도 아니다. 돈과 권력에 붙어서 얼마나 많은 곡학아세(曲學阿世)를 했었던가? 그래서 이제는 양식(良識)있는 지식인들이 개헌 같은 중대한 문제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해서는 안 된다. 지식인들은 사회에 대한 책임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대마다 지식인들은 사명이 있다. 과연 현 우리 상황에서 개헌이 바람직한 것인지 그리고 현 정치수준에서 어느 제도가 우리사회가 수용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구조인지 사명감을 갖고 앞서 나와 말을 해야 할 때이다. 양식 있는 지식인들이 나서면 양식 있는 언론도 제대로 여론을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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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6년06월23일 20시42분
  • 최종수정 2016년06월24일 16시25분

댓글목록

Dhdh님의 댓글

Dhdh

황희만씨 사과하세요
아들인 황태하가 저한테 한행동(낙태강요 폭력을써 손목을다치게함 잦은 언어폭력)에 대해 사과를 요구합니다..
최소한의 사과면 되는데.아들이나 부모나 감추기에만 급급 대단하네요..
그리고 아들인 황태하가 미국 영주권을 얻기위해 진행하고있는 위장결혼은 불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