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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중국의 안방보험은 동양생명보험을 사들인 이후 얼마 전 알리안츠 생명까지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 지속적인 경제 침체와 저금리로 인해 수익성 악화로 국내 보험 업계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 할 때 거침 없는 행보라 아니할 수 없다. 지금 매각의 대상으로 거론 되고 있는 KDB 생명과 ING생명까지 들여다 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만일 이 세 보험을 다 인수하면 총 자산 70조에 육박해 빅3 중 하나인 교보생명의 87조를 바짝 뒤쫓게 된다. 안방 보험은 사실 보험사 인수 이전부터 우리은행 지분 인수 등 제1금융권 진출에도 높은 관심을 보여 왔다. 이외에도 핑안그룹, 푸싱그룹이 이런 저런 금융권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 자본의 공격적인 한국 투자는 금융권 투자뿐 아니라 이미 전 산업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작년 서강대학교에 의뢰한 연구용역에 따르면 중국 자본은 국내 상장사와 비상장사에 총 2조9606억(2015년9월말 기준)을 투자하고 있고, 총 32개의 피 투자사 중 코스닥 20개 등 상장사가 25개이며, 주로 인터넷, 게임,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집중 된 모습을 보인다. 사실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가 우리나라, 그리고 우리나라 산업 일부 업종에만 국한 된 이야기는 아니다.  중국의 외환 보유고는 2014년 말 기준 3조7300억 달러로서 부동의 세계 1위로서 2위인 일본의 1조2400억 달러의 3배, 6위인 우리나라의 10배도 넘는다. 이런 천문학적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M&A 시장의 큰 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금융자본만의 인수합병 관련 투자규모가 300억 달러, 기업자본의 인수 합병은 440억 달러에 달했다. 건수로는 250건이 넘는다. 레노버는 IBM의 PC 부문을 인수했고, 푸싱은 프랑스의 리조트 기업 클럽메드, 그리고 안방보험그룹은 미국 뉴욕의 간판 호텔인 월도프 아스토리아를 손에 넣었다. 이외에도 자원 투자 등 세계 전역에 걸쳐 각종 자산을 사 모으고 있는 모습을 보면, 지리적으로 가장 가깝고 세계 10위권의 경제 규모를 감안해 볼 때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 규모는 오히려 그리 크지 않다고도 볼 수 있다.

 

재미있는 현상은 중국 자본이 투자한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대체적으로 주가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자금뿐만 아니라 주가 상승을 원하는 국내 기업 들은 중국 자본에 줄을 대려고 이리 저리 뛰어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 시장을 통한 대폭적인 매출 확대를 기대 할 수 있는 인터넷 게임이나 영화 드라마 제작사 등 엔터테인먼트 그리고 화장품 관련 업계는 더욱 그러하다. 한편, 중국 투자자들은 국내 벤처캐피탈사들에 비해 우리 벤처 회사들의 밸류에이션 즉 회사 지분가치를 월등히 높이 쳐 줄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 진출 지원이라고 하는 매우 강력한 카드를 내어 놓으면서 벤처 창업자들이 자기네 쪽 투자를 받도록 끌어 들이고 있다. 

 

우리나라 인터넷 기반 사업 중 가장 성장이 빠르면서 이른 시간 내에 수익을 만들어 내는 사업은 게임 산업이다.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과 사행성 우려한 국내의 여러 규제로 인해 성장성에 한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이 분야에 텐세트 등 중국 게임 관련 업체들은 중국 내 퍼브리싱 계약, 개발 지원 등 매우 매력적인 조건들을 내어 걸고 국내 유수의 게임 업체들에 투자하고 수익 배분 계약을 맺어 엄청난 이익을 보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 자본은 게임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에 걸쳐 소수 지분 투자뿐 아니라 경영권 지분 투자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이에 비하면 우리나라 자본의 활동성은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동양생명의 경우 중견 보험사 중 가장 뛰어난 실적을 보이며 해마다 순이익과 자산규모의 기록을 갱신해 나갔지만, 어떤 금융 그룹도 또 다른 보험사들도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안았다.  이럴진대 하물며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알리안츠 생명에 관심을 가질 곳은 더욱 없었을 것이다. 이외에도 채권금융 기관이나 사모펀드가 보유하고 있어 매물로 거론 되고 있는 대형 기업이 상당히 많지만 선뜻 나서는 원매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재벌 등 대기업 기업집단이 근래 M&A에 매우 미온적이다. 먼저 이들은 국내외 경제상황이 매우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조차 비주력 기업들을 매각하고 상위 임원들의 숫자를 대폭 줄이고 있다. 경제 민주화의 분위기 속에 소위 이런 재벌 기업이 M&A를 통해 몸집을 불리다 눈총을 받는 것 또한 부담스러워 한다. 산업자본이 이런 가운데 금융자본 중 모험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매우 미흡한 상황이다. 사모펀드 약정액이 60조에 이른다고 하지만 국내 사모펀드의 자금의 원천이 대부분 구조적으로 원금손실의 부담을 지기 어려워하는 연기금들이다. 이들은 아주 소액만 모험 자본 투자에 배정하고 중저위험 중저수익 투자에 집중 할 수 밖에 없다. ING 생명, 홈프러스 등 시장에서 수조 대의 대형 M&A를 성사시킨 사모펀드의 후순위 기초 모험 자본은 모두 외국 자본으로 채워지는 것이 현실이다. 

 

벤처 투자도 별반 다르지 않다. 국내 벤처 캐피탈은 매우 까다로운 심사와 투자절차에 억메인다. 이들의 자금 원천 또한 사모펀드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역시 리스크를 지기 어려운 구조의 연기금들이다. 이들 연기금 담당자들은 심한 경우 일년에 6개월을 사후 감사로 시간을 보낸다. 여러 투자 중 단 하나의 투자 실패라 해도 매서운 사후감사에 대응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투자판단에 재량을 발휘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런 연기금들의 투자 책임자와 담당자들은 대개 매년 두 가지 기준으로 평가를 받는다. 얼마의 금액을 투자 했는가, 당해 년도의 수익률이 얼마인가? 이런 잣대로 평가를 하면 초기 몇 년간 수익이 없는 순수 모험자본 투자를 최대한 피하고 정책적으로 해야 하는 최소액을 할당 할 수 밖에 없다. 최종 투자자가 이런 스탠스인데 그 돈을 받아 집행하는 사모펀드 매니저나 벤처캐피탈 매니저가 달리 운용하기를 기대하기 어렵다. 더구나 우리나라 벤처캐피탈이나 사모펀드 모두 궁극적 엑시트(투자회수) 시장인 주식시장이 십 수년간 침체를 벋어나지 못하고 있어 투자기업 중 설사 성공적인 투자회수가 이루어진다 해도 그 수익이 다른 실패한 모험자본 투자를 상쇄하기 어려워 더욱 투자에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이에 반해 중국 자본을 운용하는 사람들은 보면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먼저 우리에 비해 훨씬 더 장기적 시각을 가지고 투자한다, 그것이 중국의 소위 ‘만만디(慢慢的)’ 성향 때문인지 아니면 평가 시스템이 달라서 인지 모르겠지만. 그리고 시장의 규모가 커서 중국 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거나 사업이면 우리 투자자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쳐서 투자해 준다. 아직은 투자 초기라서 눈에 띄게 실패한 투자가 없어서 인지 모르겠으나 사후 관리에도 소수지분 투자의 경우 국내 자본보다 유연한 모습을 보인다. 이러고 보니 투자를 받는 기업이나 경영 주주의 경우, 특히 상장사라면 주가까지 올라 주는 마당에 중국자본을 선호 하지 않을 도리가 없지 않을까?             

 

중국은 외환 보유액은 세계 부동의 1위이고 이 중에 많은 부분은 해외 투자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을 많이 따라 붙었다고 하나 제조 기술이나 IT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분야 등 아직은 배울 것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니 우리 기업들을 사들여 시간을 벌고 싶은 것은 당연하다. 한중 FTA를 맺은 상황에서 불투명한 방법으로 중국자본의 투자를 막을 방도 또한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자본을 잘 활용하여 국내 자본시장을 키우고, 기업의 가치를 높일 것인가와 우리의 대항 모험 자본을 육성할 것인가를 보다 다 적극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우리가 자본을 충분히 그리고 경쟁력 있게 제공하지 못하면서 상업적으로 움직이는 기업과 기업가들에게 무슨 이유로 중국자본 유치를 자제 하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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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6-04-27 20:3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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