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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가 식어가고 있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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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4월11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4월11일 10시57분

작성자

  • 오문석
  • LG경제연구원 자문위원, ifsPOST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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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국제예측기관들이 분석한 세계경제 전망과 한국경제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세계경제를 전망하는 국제기관들이 최근 분석한 보고서들의 결론이다. 단순히 일시적 경기위축이 아니라 본격적인 경기 침체에 빠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많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의 후유증이 지속되는 가운데 2010년대를 시작한 세계경제는 한동안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2016~2017년 반짝 회복세를 보였지만, 이제 다시 침체에 빠질 위험에 직면한 것이다.

 

과연 2010년대 초반보다 더 깊은 수렁이 세계경제 앞에 놓인 것인가? 최근 세계 주식 투자자들을 초조하게 한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는 현실화될까? 해외시장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가? 글로벌 예측기관인 IMF, OECD, 그리고 Euromonitor의 최근 보고서들을 통해 세계경제는 어느 위치에 와있고, 위기의 요인들은 무엇이며 그렇게 보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살펴본다.

 

세계경기 올해 하강 진입 … 성장률 지난해 보다 대부분 낮춰 잡아

 

이들 기관들이 최근 내놓은 전망의 공통점은 2019년 세계경제가 하락 국면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2018년 세계경제 성장률은 3.6% 내외가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IMF는 2019년과 2020년 성장률을 각각 3.3%, 3.6%, OECD는 3.3%, 3.4%, 유로모니터는 두 해 모두 3.5%로 전망했다. 이들 기관들의 전망치는 지난해 자신들이 전망했던 수준보다 대부분 하향 조정된 수치들이다. 특히 IMF는 4월에 전망치를 수정하며 2019년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1월 전망치 3.5%에서 0.2% 포인트나 낮춘 3.3%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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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망이 이렇게 어두워지고 있는 것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경제의 성장 활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세계경제는 2016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3.5%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는데 지난해 하반기에는 3%에도 못 미쳤다. 

다른 여러 지표에서도 세계경제의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OECD 국가들의 민간 소비 및 비즈니스 신뢰 지수가 모두 급격하게 떨어졌다. 특히 선진국권에서는 유로 지역과 영국, 개도국권에서는 중국의 민간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됐다. 

 

OECD, “향후 경제에 대한 신뢰 하락과 정책 불확실성 탓”진단

IMF,“미·중 무역 갈등, 독일 자동차 위축, 중국 금융긴축, 선진권 통화정책 정상화” 꼽아

 

1년 전만 해도 활기를 띄던 세계경제가 이렇게 갑자기 식어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OECD는 이렇게 투자가 위축되고 있는 것은 향후 경제에 대한 신뢰의 하락과 정책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IMF도 지난해 미·중 무역갈등, 아르헨티나와 터키의 경제난, 독일 자동차 산업의 위축, 중국의 금융긴축, 선진권 통화정책의 정상화(normalization)와 금리인상 등이 세계경제를 약화시켰다고 분석했다.

 

세계 경제의 위축은 무역 통계에도 잘 나타난다. 2017년 5.25% 신장했던 세계 교역은 지난해 4% 수준으로 주저 앉았다. 미중 무역갈등, 보호무역주의의 영향이 세계 곳곳의 무역을 위축시키고 있다. OECD에 의하면 2017년 4분기를 기점으로 EU의 수출증가율은 역내와 역외 수출이 동시에 둔화되면서 지난해 4분기에 제로 성장으로 급락했다. 무역의 선행지수 격인 제조업 수출 주문도 악화되고 있다. 가장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유로 지역은 물론 중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의 수출 주문도 2016년 수준 이하로 떨어졌다. 

 

더 이상의 무역 규제가 없더라도 독일, 중국, 영국, 이태리 등 주요 국가들의 수요 둔화는 이들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는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에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OECD는 분석했다. 4개 국가(독일, 중국, 영국, 이태리)에 대한 수출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가로는, 독일에 대한 수출 비중이 30% 수준에 달하는 동유럽 국가들, 독일과 이태리에 대한 수출이 20%를 넘는 프랑스와 벨기에 등이 있다. 다음으로는 중국에 대한 수출이 많은 호주, 한국, 일본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국은 유럽국가에 대한 수출 비중은 작지만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전체 수출의 25% 수준에 달하고 있다. 중국 내수 위축뿐만 아니라 중국의 수출이 둔화되면 우리의 중간재 수출까지 막히면서 한국의 대중 수출은 크게 악화될 것이다.

 

이 기관들의 전망이 의미하는 것은 세계경제가 하강 곡선을 타기 시작했으며 그 바닥은 지금으로는 알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지난 4월 2일 IMF의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미 상공회의소 연설에서 세계경제를 부서지기 쉬운 순간(delicate moment)에 처해 있다고 묘사했다. 전 세계의 70%에 해당하는 국가에서 성장 둔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 하반기에는 각국 정부가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다시 성장이 재개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러한 예측은 아직 확신할 수 없는 위태로운 것이라고 인정했다. 세계경제를 본격적인 경기 침체(recession)에 빠뜨릴 수 있는 다운사이드 리스크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 기관들의 전망은 여러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를 상정한 낙관적 전망이라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리스크 요인들에 대해서는 글의 뒤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 볼 것이다. 

 

선진국 경제가 생산성 둔화와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세계경기 하강 주도

 

2010년대 세계경제 부진의 특징은 선진국 경제의 취약성이었다. 향후 글로벌한 경기 하강의 주된 원인도 선진국에서 찾을 수 있다. OECD 보고서에 의하면 G20 대부분의 국가들의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지만 특히 유로 지역의 조정폭이 가장 컸다. 정책 불확실성과 신뢰 하락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로모니터는 선진권 경제성장률이 2018년 2.3%에서 2019년 2.0%, 2020년엔 1.7%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IMF는 2020년 이후에도 선진권 경제는 생산성 둔화와 인구 고령화의 영향으로 평균 성장률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2.9% 성장하며 양호한 실적을 보인 미국 경제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2.3%, 1.9%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IMF) 관세 인상으로 인한 비용상승이 점차 기업 투자와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유로모니터는 2020년에 미국 성장률이 1.7%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2021~2025년 평균 성장률을 잠재성장률에 못 미치는 1.6% 수준으로 전망했다. 2018년의 법인세 인하 효과가 사라지고 무역 정책과 정치적 리스크로 인해 성장이 둔화된다는 것이다.

 

일본 경제는 지난 몇 년간 투자와 순수출이 성장을 주도해 왔다. 지난해의 0.8%와 비슷한 성장률을 올해에 유지하겠지만 내년에는 소폭 둔화될 것이다. 기업의 양호한 실적과 구인난으로 인해 기업 투자가 지속되고 있다. 소비자 신뢰가 약화되고 소비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지만 정부지출 확대가 어느 정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는 곳은 유로 지역이다. 특히 OECD가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데, 지난해 1.8%의 성장에서 올해와 내년 1% 수준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민간 신뢰 지수가 2년내 최저치로 떨어졌다. 역내 교역이 둔화되고 정책 불확실성과 신뢰 지수가 악화되고 있어 투자와 성장이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독일과 이태리의 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이다.

 

영국도 1% 이하의 저조한 성장이 예상되는 국가다. 브렉시트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고 유로 지역의 경기 침체가 기업 투자 심리와 수출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호주와 캐나다, 프랑스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성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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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도국에 드리워지는 검은 그림자 … 중국 장기 성장률 하락 예상 

 

개도국경제 역시 세계적인 수요 위축과 무역 둔화의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겠지만 선진권보다는 사정이 나은 편이다. 중국의 경제 성장률 하락이 가장 우려된다. 중국 성장률의 하락은 다시 중국을 주요 수출 대상으로 삼고 있는 국가들의 수출과 성장을 악화시킬 것이다. 그러나 인도, 인도네시아 같은 국가들의 성장에 힘입어 개도국 경제는 2018년 수준의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010년대 세계적인 장기 침체 국면에서도 6~7%의 견조한 성장을 보였던 중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엔 6% 초반의 성장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중국의 성장률을 IMF는 6.1%, OECD는 6%로 예상했다. 중국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기업 부채감소와 금융안정을 지연시키는 측면이 있어 추가적인 부양 정책은 기대하기 어렵다. 무역 갈등으로 인한 수출과 산업 생산 위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OECD) 유로모니터는 2021~2025년 중국의 평균 성장률이 5.3%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정부는 투자대신 소비 지출이 경제를 회복시켜 주길 바라지만 올해에도 내수 지표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인도는 예외적으로 건실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심리와 투자가 여전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 확장적 재정 정책과 금융 완화, 저유가, 최근의 구조개혁에 힘입어 7%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은 기업심리 회복, 정책 불확실성 감소, 물가 안정으로 인해 점차 내수가 회복되어 2020년에는 2%의 상장을 회복하는 반면 러시아는 다시 1%의 성장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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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를 위협하는 리스크 … 경제외적 요인들이 가장 큰 문제

 

전망기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것은 세계경제를 예상보다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위험요인들이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무역 장벽, 정책 불확실성의 확산과 같은 경제외적 리스크 요인들이 현실화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고 중국 경제의 하락과 금융시장의 불안정 역시 세계 경제를 예상보다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들로 보고 있다. 물론 반대로 이러한 위험 요인들이 정치권의 결단으로 해소된다면 오히려 예상보다 경제가 나아질 수도 있지만 전망기관들은 그 가능성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 

 

‘무역 갈등’이 대표적 … 미중협상 타결돼도 유럽과 마찰 여지, 중국경제 악화도 부담

 

세계경제를 위태롭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리스크 요인은 무역 갈등이다.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추가적인 무역 갈등은 세계적인 투자 위축과 실업,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다. 미중간 관세 부과는 이미 두 국가의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은 물론 다른 국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설혹 미중간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위험은 여전히 남아 있다. 예를 들어 무역 민감도가 매우 높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간 협상이 순조롭지 않을 경우 그 파급 효과는 지대할 것이다. 미국에 대한 EU의 수출에서 자동차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10%에 달하고 공급망에 관련된 기업들이 다수 있어 유럽 국가들에 큰 타격을 줄 것이다.

 

중국경제도 큰 변수다.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수출 둔화와 금융 규제의 영향으로 중국경제가 둔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다시 금융 규제 완화와 감세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려 하고 있지만 이는 다시 그림자 금융, 과잉 부채 등의 부작용을 초래해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높이고 중기 성장 모멘텀을 약화시킬 수 있다.  

 

중국 내수 증가율이 2년 동안 2% 포인트 하락할 경우 세계경제 성장률은 0.4% 포인트 하락하고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국가의 성장률 하락은 그 이상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일본이나 원자재 수출국가들의 수출은 물론 동아시아국가들의 수출은 1.5% 가까이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면 이미 전 세계 GDP의 15%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성장 둔화는 현재 예상보다 더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다.(OECD)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과 세계금융시장 불안정도 세계경제에 큰 짐

 

브렉시트 관련 불확실성도 세계경제에 큰 짐이 되고 있다. OECD는 현재 세계경제 전망치는 영국과 EU간의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를 상정한 것이고 만약 협상이 결렬되어 이들 국가간 관세가 인상된다면 영국 경제 성장률은 2% 포인트 가량 추가 하락이 불가피하며 공급망 악화로 EU 국가에도 충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로모니터는 브렉시트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이 영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를 지적하고 있다. G7 국가들 중에서 2010년 이후 늘 상위권을 유지하던 영국의 성장률이 브렉시트가 결정된 이후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지난 1월 소비자 신뢰 지수는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아직 브렉시트 조건이 결정되지 않았지만 불확실성 자체만으로도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소비 심리까지 위축시켜 생산과 투자를 악화시키고 있다.

 

금융시장 불안정도 여전히 남아 있다. 장기간에 걸친 저금리 정책은 자산가격 상승, 부채 증가 등 금융 불안정성을 키워왔다. 2018년 말 세계 회사채 규모는 2008년에 비해 두 배로 늘어났다. 특히 저신용등급의 기업 채권이 늘어나 갑작스런 거시환경 변화나 금융 정책 변화로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되면 신용도 하락과 채무불이행이 나타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 금융시장은 다시 혼란에 빠질 것이다.(IMF, OECD) OECD는 특히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이러한 위험에 크게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IMF·OECD 등 국제기구,  ‘확장적 거시정책과 구조개혁’을 각국에 권고 

 

이들 예측기관들이 경제 위기를 막기 위해 국제 사회에 호소하고 있는 것은 한결같다. 보호무역과 포퓰리즘으로 인한 정책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역 장벽을 제거하기 위한 다자간 대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금융정책에 대해 IMF는 완화정책의 유지를 당부했다. 경제가 약화되고 있는 국가들은 금리를 하향 안정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OECD는 유럽 국가뿐 아니라 모든 국가들에게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단기 및 중기의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투자 의욕을 북돋을 수 있는 거시정책과 중장기정책의 조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에 대한 성장 전망과 정책 시사점은?

 

세계경제가 하강기에 진입하고 자칫 장기 침체에도 빠질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있다는 것은 한국 경제에 시급한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다행히 글로벌 예측기관들은 한국 경제성장률에 대해 2%대 중반의 무난한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경기 하강이 무역 둔화를 동반하고 있고 중국 경제의 둔화도 예상되고 있어 우리 경제는 구조적으로 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국제기관들의 정책 권고 등을 종합해 우리 정부와 기업이 유의해야 할 포인트를 짚어본다.

 

우선 수출이 둔화되고 민간 투자가 위축되는 상황에 대비해 거시정책을 확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IMF도 9조원에 달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권고하기도 했다. 단기간에 효율적인 재정 집행이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경제 주체들의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감세 정책도 병행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것도 검토할 수 있다.

 

2%대 중반 성장 예측 … 확장적 재정정책과 금융완화 정책이 필요한 시기

금융기관 건전성 유지와 해외투자 손실 가능성도 사전 점검해야

 

국제기관들이 여러 국가에 공통적으로 권면하고 있는 것처럼 금융 완화정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물가 안정이 전제돼야 하겠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금리 역전으로 인한 자본유출을 우려하지 말고 금리 인하를 준비해야 한다.

 

세계경제가 하강하면 국내 산업 분야도 매출 둔화와 재무위험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계 기업의 부도가 늘어날 수 있으므로 거시건전성(macroprudential) 정책을 통해 금융기관들의 건전성을 유지하고 해외투자로 인한 손실 가능성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 

 

세계 경제 여건이 악화되면 우리나라와 같이 해외 시장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한편으로는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양극화 현상을 해소해야 하는 모순적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최근 반도체 등 일부 산업을 제외하곤 투자가 부진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 저하가 우려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산업구조 재편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중국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서면 우리나라는 새로운 분업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수출을 고부가가치화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론 기업 부도, 실업 등으로 소득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으므로 사회안전망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민간부문의 경제 활력 제고와 정책 불확실성 해소해야 저성장시대 극복 가능

 

우리나라의 강점이라 할 수 있는 제조업 기반과 높은 교육 수준의 노동력을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잠재성장률을 제고해야 한다. 경제를 고비용 구조로 빠뜨릴 수 있는 정책들을 지양하고 혁신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여 민간부문의 경제 활력을 높여야 한다. 수출 둔화의 충격을 흡수하고 내수를 활성화하려면 서비스업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이를 가로막는 규제 완화를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영국의 브렉시트 사례는 정책의 불확실성 그 자체가 민간 부문의 투자와 소비를 얼마나 위축시킬 수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조속히 민간의 경제 심리를 회복하고 정책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않으면 우리 경제는 다가오는 세계 경제의 저성장 국면을 버티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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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04월11일 17시05분
  • 최종수정 2019년04월11일 10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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